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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세계

[생각] 지리, 도시, 삶 #0. 창조론에 따르면, 세상은 '만들어졌'습니다. 누구에 의해서인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건 어쩌면 종교(신학), 최소한 철학의 영역이니까요. (건드리기 겁나는 분야...) 그냥, 만들어졌다는 관점만 봅니다. 사실 창작이라는 건, 스스로 창조자가 되는 일. 창조론을 믿든 믿지 않든, 그건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서두가 길어지는군요. 오늘의 생각은... '지리'에서 출발했습니다. #1. 책을 읽다가, 혹은 소설/웹툰을 보다가 구글 지도를 켜곤 합니다. 본문에 언급된 국가나 도시를 찾아봅니다. 웹툰을 실컷 들여다 보다가 '마카오'를 찾아본다든가, 를 읽다가 인류가 퍼져나갔다는 세계 지명들을 찾아봅니다. 지도를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문득 어느 지점에 멈춥니다. 지도 축척을 확대해보면 살면서 가본 적 없는 .. 더보기
[독서 후기] 간접 세계 여행, 그리고 창작의 밑거름 지리의 힘 지리라는 렌즈를 통해 세계를 조망한 책 『지리의 힘』. 25년 이상 30개 이상의 분쟁 지역을 직접 현장에서 취재하며 국제 문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온 저자가 중국, 미국, 서유럽, 러시아, 한국과 일본,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중동, 인도와 파키스탄, 북극 등 전 세계를 10개의 지역으로 나눠 ‘지리의 힘’이 21세기 현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파헤친 책이다. 이 책은 특히 ‘한국’편에서 한국의 위치와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한국이 강대국들의 경유지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중국’은 왜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면서까지 바다에 집착하는지, ‘미국’은 어째서 초대강국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왜 세계는 남극이 아닌 북극으로 향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해답을 담고 있다. 또.. 더보기
[E.Fic.S] '흔적'을 남기기 위한 삶 그의 일과는 늘 단조로웠다. 눈을 뜨면 잠시 멍하니 앉아 있는다. 창밖을 볼 때도 있고, 그냥 벽을 바라볼 때도 있다. 이따금씩 눈이 마주칠 때면 빤히 쳐다본다. 괜히 머쓱해져 딴청을 피우다가 다시 보면, 처음 마주쳤던 그 방향을 계속 보고 있다. 즉, 나를 본 게 아니라 그냥 그쪽을 봤을 뿐이다. 길어야 몇 분 정도의 멍 때리기가 끝나면, 그는 곧장 책상 앞에 앉는다. 그때부터는 읽기 아니면 쓰기. 그것 외의 다른 일은 하지 않는다. 어떻게 온종일 그것만 할 수 있나? 다들 믿지 않는다. 그럴 만하다. 나도 믿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믿든 믿지 않든 존재하는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실제로 그는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먹는 것? 못 봤다. 노는 것? 못 봤다. 아, 등받이에 기대 뭔가를 생각하느라 읽.. 더보기
[E.Fic.S] 사상의 차이, 그와 그녀의 차이 [E-glo's Fictional Story]사회/체제- 1 -변화를 꿈꾸는 이들은 언제나 있어왔다. 그 꿈을 이룬 이들도, 그렇지 못한 이들도 언제나 있어왔다. 저마다 타고난 기질에, 저마다의 경험과 깨달음이 더해지기에, 인간은 누구나 저마다의 방향과 속도로 변화를 추구한다. 이를 가리켜 '사상(思想)'이라 말하기도 한다. 어떤 때는 그저 생각의 차이 정도로 받아들이고 넘어가기도 하지만, 또 어떤 때는 목숨까지 걸어야 할 만큼 중대한 것이 되기도 하는 것. '같은 것'이 되기에 참으로 어려운 것. 그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비극이 아니겠는가.사람은 변한다. 누구나 그렇듯, 언제나 그렇듯. 다만 그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따금씩 서로 얽히기도, 부딪히기도 한다. 흔히 있을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더보기
[E.Fic.S] '예외'라 불리는 것들 [E-glo's Fictional Story]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것'은 늘 존재한다. 보통 '예외'라 불리는 것들. 주위의 것들과 다르기에 도드라져 보일 때도 있고, 그 자체를 '개성'이라 하는 목소리도 있다. '소수'라는 인식이 따라다니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 인식에 사로잡히지는 말 것을 권한다. 예외라는 이름의 카테고리로 분류된 것 같지만, 그 실체는 어떤 이름으로도 정의하기 어려울 테니까. - 한 방랑문인이 남긴 에세이 中"'예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골치 아픈 것들이죠." 노인의 물음에 청년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 "흠… 그래, 골치 아픈 것이긴 하지." 짤막한 답. 더 이상의 대화가 이어질만한 꼬리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 노인은 들고 있던 찻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더보기
[Fictional Universe] 3-4. 대륙의 지형 - 숲과 산맥 엄밀히 따지자면 산맥과 숲은 별개로 다뤄야 맞을 겁니다. 하지만 몇몇 창작물을 살펴본 결과, 기능적인 측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 바로 '국경' 혹은 '장벽'으로서의 기능입니다. 보통 판타지 계열의 창작물에는 하나 이상의 대륙과 다수의 국가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국가와 국가 사이의 경계를 결정하는 곳에는 산맥이나 숲이 단골처럼 등장하죠. 물론 사막이나, 늪이나 황무지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건 산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중립국이라는 포지션으로 잘 알려진 스위스. 그 '중립의 역사'를 쓰는 데 있어 알프스 산맥이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고요. 판타지 창작물 중에는 중세 판타지 콘셉트가 많습니다. 그리고 '산맥'이라 .. 더보기
[Fictional Universe] 3-3. 대륙의 지형 - 설원&빙하 창작물에서 다뤄지는 대표적인 또 하나의 지형. 바로 혹한(酷寒) 지역입니다. 본래 기후 구분 상으로는 좀 더 세분화 돼 있습니다만, 보통 창작물에서는 '추위가 극심한 지방'으로 일괄 묘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도를 기준으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지역들이 이에 해당하죠. (보통은 남북 극단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장 흔한 묘사는 만년설/만년빙. 즉, 항상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다는 건데요. '건조함'으로 표현됐던 사막과 달리 이 동네(?)는 건조하고 자시고를 따질 건덕지도 없습니다. 애당초 여름이 엄청 짧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이죠. 현실 세계에서의 극지방은 대개 바다가 인접해 있긴 합니다. 하지만 바닷물은 식수나 생활용수로 쓰기가 무척 까다롭죠. (차라리 눈이나 얼음 녹인 물을 쓰는 게.. 더보기
[Fictional Universe] 3-2. 대륙의 지형 - 스텝 스텝(Steppe)이라는 말은 사실 좀 생소한 편입니다. 기후 측면에서는 사막 다음으로 건조한 기후에 속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익숙한 표현으로 하자면 '초원'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하네요. 건기(乾期)가 길고, 우기(雨期)가 짧은 반 건조 기후. 즉, 사막보다는 강수량이 많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건조한 편인 지역입니다. 때문에 나무보다는 풀이 많고, 그 때문에 초원(草原)이라 불린다죠. 초원에 관한 설명이 창작물에서 디테일하게 묘사되는 일은 드물긴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골처럼 등장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상은 사막에 가장 인접해 있는 지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초원은 다소 '비옥하다'라는 이미지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단 식물(풀)이 풍성하게 자라긴 하니까요. 뭐랄까, 비 왕창.. 더보기
[Fictional Universe] 3-1. 대륙의 지형 - 사막 사막(沙漠, Desert)을 뭐라 정의하는 게 좋을까요.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의외로 심플합니다. "사막은 강수량이 적은 지역을 말한다." …… 너무 심플해서 순간 할말을 잃었습니다. 강수량, 즉 비나 눈이 오는 양이 엄청나게 적다는 거죠. 하긴, 생각해 보면 사막 아닌 곳에서도 비가 적게 올 때면 땅이 메마르고 갈라지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쩍쩍 갈라진 땅은 사막과는 다른 이미지이긴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과 만성적인 현상의 차이 정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막은 창작물의 배경에서 단골로 빠지지 않는 지형 중 하나입니다. 보통은 작열하는 태양,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 등으로 묘사되죠. 도적 떼가 들끓는다거나, 상인들이 목숨을 걸고 횡단한다는 설정도 있습니다. 혹은 사막에 인접해 있는 국가에게 천연 방.. 더보기
[Fictional Universe] 3. 만들어진 세계의 '기후'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카르트를 대표하는 말이죠. 철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그에 관한 일화 몇 가지는 귀동냥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의 철학적 사상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자면, '명확히 드러나는 진리를 출발점으로 해야 한다'가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데카르트는 '기존의 모든 지식을 의심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하죠. 의심에 의심으로 꼬리를 이어가는 방법. 그렇게 도달한 '절대 명제'가 바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입니다. 창작용 배경 세계를 구상하면서, 기왕이면 '독창적'이라 불릴 수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접했던 설정들을 하나씩 '의심하며' 뜯어보게 됐습니다. (그래봐야 한 3~4개 정도 뜯어본 듯합니다만…) 데카르트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