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cent 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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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이야기의 '트렌드'에 관하여 -1-
이야기의 트렌드(Trend)는 어디로 가는가.이 질문은 나에게 무척 오래된 고민이다. 꽤 오랫동안 이야기를 즐기며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그 트렌드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진 적은 별로 없었다. 그때그때 구미가 당기는 것을 읽었고, 그 순간 쓰고 싶은 것을 쓰며 지내왔을 뿐이니까.사실, 그때도 가끔 생각은 했었다. 한참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요즘은 이런 류의 스토리가 인기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던 때가 있었다. 비슷한 배경 설정이나 유사한 플롯의 이야기들이 많이 보였으니,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달까. 물론 아쉽게도 딱 거기까지였다. 그 이상 깊게 생각했던 적은 없었다. 내가 인지했든 아니든, 이야기에는 분명 트렌드가 있다. 이야기의 본질은 사람들에게 들려(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아무리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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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너무 어려운 이야기, 너무 쉬운 이야기
을 읽고 있다. 정확히는 '다시' 읽고 있다. 꽤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인데, 그 당시에는 인상적이면서도 꽤 어렵게 느껴졌던 걸로 기억한다. '몰입'이라는 개념에 관해 접근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지금의 나에게 딱 필요한 책이기도 하다.이 책의 초반부에서는 '어려움'과 '쉬움'의 경계에 관해 다루고 있다. 어쨌거나 이 책의 메인 디쉬는 '게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게임의 난이도'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라프 코스터는 "너무 어려운 게임도, 너무 쉬운 게임도 지루하다"라고 말한다. 너무 어려우면 포기해버리게 되고, 너무 쉬우면 성취감을 느낄 수 없게 되니까. 나는 이것이 창작된 이야기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본다. 어떤 이야기는 너무 어렵거나 심오하다. 반면 또 어떤 이야기는 한없이 가볍고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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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재미'란 무엇인가
'재미'란 무엇인가. 무척 어려운 질문이다. 돌아보니 어느새 20년도 더 된 일이 됐지만,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때부터 늘 고민했던 주제이기도 하다. 글쟁이로 성공하려면 결국은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어야 하니까.잘 모르던 시절, '재미있는 것'과 '웃긴 것'을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아마도 "재미있는 사람이 인기가 좋다"라는 말에 과하게 집착한 나머지, 머리가 좀 돌아버렸던 것일지도 모르겠다.물론, 웃긴 것도 재미있는 것에 포함될 수는 있다. 사람은 즐겁고 신날 때 웃지만, 반대로 웃음으로써 즐겁고 기분이 좋아질 수도 있는 것이니까. 하지만, 웃긴 것만이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재미는 그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포괄한다. 오늘은 그에 대한 짤막한 고민을 적어본다.재미, AI에게 물어보았다요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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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사퇴'가 책임이 될 수 있을까?
최근 뉴스를 보면 참 요지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말 사이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이 또 누군가의 사퇴로 마무리되는 느낌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의견의 대립은 흔한 일이지만... 그 끝이 대부분 사퇴로 끝나는 것 같다고 느꼈다면 너무 오버하는 것일까?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습니다. 어디선가 익숙하게 듣던 이 말을 듣다가, 문득 이것을 주제로 한 마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면에서 보면, 5편에 걸쳐 썼던 [권력자는 어떻게 타락하는가] 시리즈(?)와도 결이 비슷한 내용일지도 모른다. 물론 딱히 의도한 건 아니다. 그냥 글을 쓰려고 자리를 잡고 타이핑을 시작한 순간,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뿐. 어떤 이유에서든, 오늘은 그리 긴 글이 되지는 않을 듯하다.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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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권력자는 어떻게 타락하는가 - (5) 무능한 권력자
애당초 '타락'이라는 단어를 주제로 시작한 시리즈였다. 그러다 보니 지난 글에서도 썼듯 그 단어의 의미에 갇혀 있었다. 내 스스로 정한 것이니 어쩔 수 없다 싶었지만, 문득 달리 생각해보자 싶었다.보통 단어의 의미라는 건, 사전적 의미가 흔하게 쓰이는 것은 맞다. 하지만 사전적 의미가 전부인 것은 아니다. 사전에서 정의하지 않았더라도, 그럴 듯하게 쓸 수 있다면 그 또한 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서두를 장황하게 쓴 이유는, 권력자의 타락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권력을 쥐는 사람들은 그다지 선하지 않다고 보는 주의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선한 사람은 권력을 쥐기 어렵고, 설령 쥐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보는 입장이랄까.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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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권력자는 어떻게 타락하는가 - (4) 권력의 타락
자, 우선 '타락'이라는 단어를 명확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사전적 의미로 타락(墮落)은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것'을 말한다. 즉, 정상에서 비정상으로 돌아선다는 뜻이다. 이 부분은 권력의 속성을 생각했을 때 중요한 대목이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권력을 부정적인 뉘앙스로 인식하는 사람이다. 권력을 쥐게 되는 과정이야 어쨌든, 기본적으로 권력자들이 선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모든 권력자가 태생적으로 악하다는 극단적 시각을 내세울 수는 없다. 누군가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정치를 시작해 권력을 잡게 됐을 수도 있을 거라고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다. 즉, '권력의 타락'이란, 본래부터 이기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권력에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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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권력자는 어떻게 타락하는가 - (3) 권력의 획득
이전 글을 쓸 때, 처음에는 '권력의 획득'이라는 제목으로 정했었다. 그런데 글을 써놓고 하루쯤 지나 생각을 해보니, '획득'보다는 '부여'라는 제목이 더 적절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권력을 잡는 사람이 아닌 권력을 주는 이들(대중)의 관점에서 쓰인 것이니까. 거기까지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다음 주제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권력을 잡은 사람들의 타락이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쓰기 전에, '권력의 획득'이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글을 하나 더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즉, 이번에는 권력을 잡는 사람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이전 글에서 이야기했듯, 나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오늘 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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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권력자는 어떻게 타락하는가 - (2) 권력의 부여
앞선 글에서 권력의 원천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서 보았다. 강제적 권력과 자발적 권력. 그리고 권력이 만들어질 수 있는 원천으로 물리적인 능력(ex 힘 등)과 추상적인 능력(ex 정보 등)을 꼽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에는 누군가에게 권력이 주어지는 과정에 대해 생각을 풀어볼까 한다. 누가, 왜, 어떻게, 누구에게 권력을 쥐어주는가? 이번 글에서는 가급적이면 '권력을 가진 자'가 아닌 '권력을 주는 자'들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권력을 가진 자의 관점은 이미 이야기에서 익히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특별하기가 어렵다.둘째. 나 스스로가 권력을 가진 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을 정확히 이야기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권력을 주는 입장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어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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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권력자는 어떻게 타락하는가 - (1) 권력의 원천
창작된 스토리에서 '권력'은 갈등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권력의 본질은 무엇일까? 여러 관점이 있겠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무언가를 자신의 의지대로 실행할 수 있는 것그 와중에 발생하는 반발을 무시하거나 억누를 수 있는 것 음... 써놓고 보니 너무 부정적인 뉘앙스가 가득한 것 같긴 하다. 권력을 올바르지 않게 쓰는 사례를 더 많이 보고 산 탓도 있겠지만, 그것에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좌절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탓도 있을 것이다. 현실은 현실이고... 창작에서는 그 권력조차 소재로 쓰인다. 특히 '권력자의 타락'은 메인 주제로든, 서브 주제로든 매우 흔히 사용되는 소재다. 갈등을 만들어내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그리 흔하지는 않지만 이야기의 전개 자체가 권력자의 타락 과정이 될 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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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인물/캐릭터를 만들 때 필요한 것 - 성장 가능성 (2)
성장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인물/캐릭터 프로필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사실 '이런 이런 항목을 넣어야 한다'라는 공식이나 규칙은 없을 것이다. 다만, '성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이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그 인물이 성장한 배경을 설정하는 것은 어떨까? 사실 실제 이야기 내에서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는 작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물 프로필을 구축하는 과정에서는 무척 의미 있는 작업이다. 다만, 인물의 성장 배경은 그 인물의 "성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은 아니다. (물론 성장 배경에 성격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항목이 있다고 설정한다면, 이 부분도 성장으로 볼 수는 있겠다) 고로 이 항목은 필수는 아니다. 물론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그렇다는 이야기고, 다른 관점에서 보면 중요한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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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인물/캐릭터를 만들 때 필요한 것 - 성장 가능성 (1)
며칠 전, '스토리와의 연관성'을 세부 주제로 한 글을 쓸 때, 소제목 중 하나로 인물/캐릭터의 성장&변화를 다룬 적이 있었다. 오늘 글은 그때 그 내용에 대해 좀 더 디테일하게 풀어보는 방향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주제에 대해서도 약간 할 말이 좀 있는 편이라... 쉽게 매듭지을 수는 없을 듯하다. 일단 오늘은 첫 번째. 인물/캐릭터에 성장 가능성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야기 속 '성장'의 의미여기에 답을 하려면 먼저 "성장"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명확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보통 사전적 의미의 성장은 '물리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 대략 이런 식이다. 하지만 이야기 속 인물/캐릭터의 성장은 이것과 다르다. 해당 인물이 어린이에서 어른이 돼 가는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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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인물/캐릭터를 만들 때 필요한 것 - 독창성
독창성. 나에게 가장 어렵게, 그리고 묵직하게 다가오는 말 중 하나다. 언제였더라... 노트에만 쓰던 소설을 처음으로 공개된 공간에 올렸던 때가 생각난다. 지금 기준으로 바라보면 온통 클리셰 덩어리인 몹쓸(?) 이야기로 보이겠지만... 그 당시에는 아마 나름 '각 잡고' 썼을 것이다. 어렴풋한 기억을 더듬어보건대, 당시 재미있게 읽고 있었던 소설 를 진득하게 표절(?)한 스토리였던 걸로 기억한다. 습작이라는 말조차도 아까웠던 글이라 날카롭게 찢어발길 수도 있다. 혹은 철딱서니 없는 시절의 불장난 같은 거라고 그냥 피식 웃고 넘길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그 이후로 내가 '독창성'이라는 말을 집요하게 신경쓰게 만든 출발점이 되었던 것은 분명하다. 창작의 영역은 알면 알수록 심오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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