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흙투성이파티

[최강의군단] 흙투성이 파티 - 그리고 다시 그것으로 아이가 눈치를 챘다. 이런 식으로 결국 누군가는 알아낸다. 그 친밀한 관계에서의 미묘한 차이까지 진흙은 만들어 낼 수가 없다.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어! 진흙은 소리친다. [ 흙투성이 파티 ] 진흙은 원형을 기억하지 못한다. 다른 누군가가 되어 살아가는 존재일 뿐. 짧은 시간 그 혹은 그녀가 되고 기억을 되찾아 삶을 이어갈 수 있지만 완전하지 않다. 오드리의 스타킹을 신고 그녀의 얼굴이 되어 본다. 그 남자가 나보고 예쁘댔는데. 망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이렇게 무너져버린 시점을 기억한다. 난 일부러 그랬던 건 아냐. 컨트롤의 분노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썬더가 자신 대신 희생되는 걸 행잉스퀘어 아래서 지켜보며 몸을 떨었다. 자신이 저 자리에 매달려야 한다고 나설 용기가 없었다. 그녀는 스위스크로스와.. 더보기
[최강의군단] 흙투성이 파티 - 몽영 (2) 착한 제임스, 듬직한 데릭, 귀여운 아라, 시끄러운 햄, 똑똑한 엑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원점으로 돌아간 세상.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 흙투성이 파티 ] 그녀는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며 둘러싼 선수들 사이에서 웃으며 생각한다. 난 마지막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저들을 버릴 것인가, 나와 내 가족을 지킬 것인가. 누구에게라도 한 마디만 말해도 그의 동생들과 엄마 아빠도 다 죽인다고 했으니 광대에게도 대장에게도 도와달라고 할 수가 없다. 마야의 꿈에 들어가면 그 애를 찾을 수 있을까? 못 찾아도 문제고 찾아도 문제다. 못 찾으면 이 세계는 결국 마야가 뒤집고 흔들어 아무도 생존하지 못하는 죽은 행성이 될 것이고, 찾으면 이데아들이 원하는 세계가 만들.. 더보기
[최강의군단] 흙투성이 파티 - 파티의 끝 데릭은 즉시 오드리와 에단을 떠올린다. 저격을 하면 돼. 하지만 총이 없지. 또 다른 저격 방식이 뭐가 있더라? 신발에 자갈이 밟힌다. [ 흙투성이 파티 ] “진흙일 거 같아요.” 제임스가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다른 누군가의 옷이나 신발이나 도구를 통해 그 모습으로 변하는 능력자에요. 빌런도 히어로도 그녀를 어찌하지 못했죠. 골칫덩어리였어요.”“그게 이곳에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탐정이 확신한다. “복제가 아니고?” 데릭은 심각하게 물어본다. “네. 마인드에게도 물어봤어요. 그녀도 동의했어요.” “코쉬첵과 엘리야에게 알려야겠어”. 마리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친다. “지금 누가 안 보이지?” 데릭은 전체를 본다. 위험한 진형과 함정에 빠진 아군을 누구보다 빨리 감지한다. “티거! 누가 없나? 빨리 .. 더보기
[최강의군단] 흙투성이 파티 - 하미레즈 이걸 꺼줘. 그는 그걸 끌 수가 없었다. 혼자서 정신과 의사를 협박하기도 하고 병원을 뒤집어 놓을 정도로 난리를 피워도 아무도 해결하지 못 했다. 안고 가야 한다. [ 흙투성이 파티 ] “그라이는 쌍둥이가 아냐.” 대장의 말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하얀 양복을 다려 입고 마리로부터 ‘아이고 멋지네’라는 칭찬을 들었을 때까지는 기분이 하늘을 날아다녔는데, 쌍둥이 소리를 듣고 난 후로 문득 잊고 있던 기억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있다. 분노가 찾아오면 그냥 거기에 몸을 던지는 게 좋아. 머릿속에서 죽은 동생이 말을 걸어온다. 옆구리가 욱신 쑤신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똬리를 튼 태양의 문신을 움켜쥔다. “엑스! 엑스! 난 신발이 없어졌잖냐!” 일부러 웃고 일부러 떠든다.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분노가 다시는 오지.. 더보기
[최강의군단] 흙투성이 파티 - 데릭 저들의 칼 놀림은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부드럽고 정교하게 손목이 돌아가던 시절이 있었지. 지금이라면 더 잘할지도 몰라. 부엉이는 한 손으로 포도를 먹으며 다른 손으로 수비만 하고 있어도 그 부드러움과 신속함과 강맹함을 다 표현하고 있다. 리처드가 와도 쉽지 않겠어. [ 흙투성이 파티 ] 나그네는 미몽을 보고, 맥은 자신이 생존을 위해 주변의 사물들을 보고, 몽영은 수많은 색채를 보고, 오드리는 가성비를 보며, X는 디테일을 관찰한다. 데릭은 다르다. 그는 전장을 내려다본다. 선수들의 배치와 간격과 진형과 적들이 나타나면 위험한 방향과 언제 누구를 불러야 할지를 생각한다. 선수들을 기호처럼 머릿속의 전장에 그리고 진형을 생각한다. 그는 착잡한 심정으로 손목을 쓰다듬는다. 칼잡이 둘이서 멋진 합을 겨루고 .. 더보기
[최강의군단] 흙투성이 파티 - 제임스 선대 B가 왔나 봐… 아냐! 지금은 내가 B이기로 했는데! 비석도 받았잖아. 아니 근데 그와 싸운 적이 있었나? 내가 처음부터 B였던 거였잖아? 그래 잘못 본 거겠지. [ 흙투성이 파티 ] 파티는 즐거운 거라고, 즐거워야 한다고 예진 누나는 말했다. 그는 웃고 싶었지만 극심한 두통 때문에 얼굴이 말을 듣지 않는다. 입꼬리를 치켜 올려 보고 광대에도 힘을 줘 보지만 찡그린 이마와 빨갛게 번진 눈알 때문에 무서운 얼굴이 되어 있을 거라는 걸 그는 알고 있다. 누군가 셔츠 앞자락을 당긴다. “어디 아퍼여?” 아라. 요 조그만 아이가 날 걱정하는구나. “아냐. 광대를 따라 하는 거야. 피에로 놀이 아니?” “그러고 보니 피에로 얼굴이랑 비슷한 거 같아여… 그 가면 쓸 거에여?” 아라가 옆에 둔 가면을 가리킨다... 더보기
[최강의군단] 흙투성이 파티 - 이름 없는 남자 그의 목을 향해 뾰족한 무언가가 쑤욱 들어온다. 칼이 아니라 우산이지만 살기는 똑같이 실려 있다. 그의 몸은 자동으로 반응한다. 우산은 무척 빠르게 몸의 여기저기를 베어 온다. [ 흙투성이 파티 ] 접시와 함께 지나가는 포도를 확 잡아채 입 안에 넣고 우물우물 씹는다. 그는 검집만 차고 있는데 이곳에 들어올 때 예진의 닦달에 비광한테 칼을 뺏겨서다. 그것 때문에 처음엔 기분이 나빴지만 먹을 게 너무 많아서 점점 기분이 좋아지고 있다. 상큼한 청포도의 맛이 침샘을 자극하고 목을 넘어가 배를 채운다. 소란스런 소리들이 들리다가 이내 눈 오는 소리만이 남은 고요한 적막에 휩싸인다. 연회장 중앙에 그랜드 피아노가 하얀 눈밭 위에 덩그러니 놓여 연주자도 없이 소리를 낸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곁을 스쳐가더니 어.. 더보기
[최강의군단] 흙투성이 파티 - 진 한숨이 나온다. PC방에서 바로 왔나 보군. 하루 종일 밥을 한 끼는 먹은 건가. 지금 내가 여신을 걱정하는 건가. [ 흙투성이 파티 ] 그는 안경 너머로 세상을 관찰한다. 말을 믿지 않고 증거를 본다. 타인의 복장과 상처와 옷이 설명하는 온갖 것들을 연결하고 기억하고 인과관계를 찾는다. 설명이 안 되는 현상은 답답하다. 예전 베가스에서 맡았던 일은 대부분 풀어 낼 수 있었는데, 이곳은 그때와 판이하게 다르다. 다 그것 때문이야. 무엇보다 누구나 에르메스의 문을 통해 드나든다. 그것 때문에 이 고생이지. 밀실 살인이라는 게 없다. 알리바이를 만들기도 쉽다. 게다가… 다들 능력을 숨기고 있다. 그 자신도 그렇듯이. 이래서야 문제를 풀 수가 없다. 미지수가 너무 많다. 탐정 일하기 어려운 시대다. 그는 다시.. 더보기
[최강의군단] 흙투성이 파티 - 오드리 “내 건 스타킹도 명품이거든. 보면 알 거야. 아, 저분 스타킹이구나 하고 말야. 꼭 찾아내렴.” 그녀는 할 말만 하고 옆 테이블에 혼자 앉아 생수를 홀짝이며 맥을 기다린다. [ 흙투성이 파티 ] 아는 음악인데. 맥이 보던 영화였던 거 같아. 음악은 기억하지만, 내용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시간에 대한 거라고, 명작이라고 맥은 영화평론가처럼 한참을 설명해 줬지만, 그녀에게는 그냥 맥과 함께 앉아 있는 세 시간일 뿐이었다. 파티장에 어둠이 서서히 깔리고 은은한 조명이 비친다. 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불빛도 하나둘 켜지고 있다. 맛있는 고기 굽는 냄새도 풍긴다. 화려하고 세련되고 배고픈 광경이다. 그래도 그녀는 파티장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화가 많고 표정도 많고 동시에 두세 사람이 떠들면 표정 읽는 작업을 .. 더보기
[최강의군단] 흙투성이 파티 - 맥 오싹하는 느낌이 뒷덜미를 스친다. 무드라고? 그녀는 저런 단어를 쓰는 여자가 아니다. 손을 살그머니 뻗어 양복 안주머니의 총을 찾는다. 아뿔싸… 총이 없다. [ 흙투성이 파티 ] “정말 예쁘군.” 그는 진심으로 말했다. 여긴 그의 아파트였고 막 파티에 가려고 슈트를 입고 나서는 참에 이 여자가 불쑥 들어와서 문간에서 마주쳐 버렸다. 뭐야, 파티에 가야 한다 할 때는 시큰둥하더니 드레스는 아주 본격적이잖아. 새하얀 미니 드레스에, 바랜 듯 하얀 금발이 잘 어울린다. 목걸이와 오른팔의 시계와 왼팔의 팔찌가 찰랑거리며 여기저기서 번쩍번쩍 거린다. “명품이라 더 예쁜 건가? 머리에는 뭘 한 거야?” “미용실에 다녀왔지.” “뭐? 언제?” 30분 전에 슈스피를 끝내고 헤어졌는데? “요즘은 뭐든 초스피드로구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