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그리구요. 여신님의 이름을 지어 봤어요.”
- 뭔데?
“‘미리어드’에요.”
- 왜 그렇게 지었니?
“제가 무한한 수에 붙인 단어에요.
당신은 변하지 않는 존재니까요.
[ 영원의 숲 ]
오누 (3)
일 년이 흘렀다.
오누는 그해의 여름만큼 키가 훌쩍 자랐고 그 겨울 눈보라처럼 어두운 낯빛을 한 채 숲으로 향했다.
숫자를 헤아릴 때 아이의 눈에서 반짝이던 빛은 회색으로 침잠해 있었다.
-생각보다 금방 왔구나? 해가 한번 바뀌었는데.
“아이를 낳게 해주세요. 여신님.”
- 아이가 생기지 않니?
“네. 아이가 없으면 저는 거기서 잘 살 수 없어요. 가능한 남자아이여야 하구요.”
- 아이를 낳는 건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다.
“생명의 여신이라던데요.
빌면 아기를 갖게 해 준다면서요.
제 뱃속에 생명을 넣어 주세요.”
-그건...
“그렇다면 여신님의 신에게 빌어 주세요.
제발요. 사는 게 너무 힘들어요.
예절 교육같은 거 저한테는 너무 벅찬 일인데다 노예들은 말도 안 듣고.
교양이니 뭐니 배워야 할 것도 많아요.
아이가 있으면 좀 괜찮아질 거래요.”
오누는 울먹이며 말했다.
- 그래. 그건 해 줄 수 있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누는 눈물을 뿌리며 고개를 숙였다.
여인은 뭐가 저 아이를 네 번의 계절 만에 저렇게 만들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숲을 빠져나가면서 오누는 여인에게 말을 걸었다.
“참. 그리구요. 여신님의 이름을 지어 봤어요.”
- 뭔데?
“‘미리어드’에요.”
- 왜 그렇게 지었니?
“제가 무한한 수에 붙인 단어에요.
당신은 변하지 않는 존재니까요.
정말 신일지도 모르구요.”
-나도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지만...
나와 정말 잘 맞는 이름이구나.
여인은 감탄했다.
-넌 역시 똑똑해.
“그렇지 않은 거 같아요.
사는 데 이렇게 애를 먹고 있는 걸요.
그래도 여신님이 아이만 주신다면 모두 해결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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