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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 : Game _ 게임 이야기/최강의군단(Herowarz)

[최강의군단] 흙투성이 파티 - 그리고 다시 그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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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눈치를 챘다. 


이런 식으로 결국 누군가는 알아낸다. 

그 친밀한 관계에서의 미묘한 차이까지 진흙은 만들어 낼 수가 없다.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어!


진흙은 소리친다. 





[ 흙투성이 파티 ]


진흙은 원형을 기억하지 못한다. 

다른 누군가가 되어 살아가는 존재일 뿐. 


짧은 시간 그 혹은 그녀가 되고 기억을 되찾아 삶을 이어갈 수 있지만 완전하지 않다. 

오드리의 스타킹을 신고 그녀의 얼굴이 되어 본다. 


그 남자가 나보고 예쁘댔는데. 


망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이렇게 무너져버린 시점을 기억한다. 


난 일부러 그랬던 건 아냐. 


컨트롤의 분노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썬더가 자신 대신 희생되는 걸 행잉스퀘어 아래서 지켜보며 몸을 떨었다. 

자신이 저 자리에 매달려야 한다고 나설 용기가 없었다. 


그녀는 스위스크로스와 그녀의 아이의 행복한 삶을 부러워했다. 

항상 다른 누군가가 되는 무른 진흙 같은 삶이 아니라 돌처럼 단단한 삶을 살고 싶었다. 

썬더의 하얀 구두를 신고, 컨트롤의 아이와 놀고 있었는데 일순간 모습이 진흙처럼 무너졌다. 

아이가 눈치를 챘다. 


이런 식으로 결국 누군가는 알아낸다. 

그 친밀한 관계에서의 미묘한 차이까지 진흙은 만들어 낼 수가 없다.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어!


진흙은 소리친다. 

아이는 비명을 질렀고, 입을 막으려고 진흙을 넣었는데 소리를 듣고 뛰쳐나온 아이의 엄마가 차에 치였다. 

진흙은 차에 치인 여자의 가슴을 눌러봤지만 소용없었다. 

그러는 중에 깜박하고 아이도 죽어버렸다. 


진흙은 불안정하다. 
그것은 아무나 될 수 있지만 누구도 될 수 없다. 

맥의 비니를 쓰고 무표정한 킬러가 되어 본다. 

총 뽑는 자세를 취해 본다. 


마리의 점퍼를 걸치고 여대생이 되어 본다. 

오른손을 뻗어 당차게 연설하는 자세를 취해 본다. 


멜빵을 걸치고 대장장이가 되어 나른한 남자아이의 목소리를 내 본다. 


진흙은 그 누구도 아니다. 

그리고 이제 원래 모습이 무엇인지를 모른다. 


그것은 여러 모습으로 변형되고 꿈틀거리며 질척거리다가 아까 몸에 맞은 야구공을 들고 남자의 팔이 쑥 나오더니 야구모자를 쓴 젊은 청년의 모습이 되어 선수들 사이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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