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흙투성이 파티 ]
아는 음악인데. 맥이 보던 영화였던 거 같아.
음악은 기억하지만, 내용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시간에 대한 거라고, 명작이라고 맥은 영화평론가처럼 한참을 설명해 줬지만, 그녀에게는 그냥 맥과 함께 앉아 있는 세 시간일 뿐이었다.
파티장에 어둠이 서서히 깔리고 은은한 조명이 비친다.
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불빛도 하나둘 켜지고 있다.
맛있는 고기 굽는 냄새도 풍긴다.
화려하고 세련되고 배고픈 광경이다.
그래도 그녀는 파티장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화가 많고 표정도 많고 동시에 두세 사람이 떠들면 표정 읽는 작업을 따라가기가 힘들다.
그냥 나쁜 기억일 수 있어.
그녀는 이유를 생각해본다.
내 여섯 살 때 일처럼…
과거의 파티장에는 특히 말과 표정이 따로 노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죽은 남편을 위해 맘에 없는 웃음을 짓느라고 고생했던 기억들만 떠오른다.
본능적으로 파티의 모든 요소들 - 음악, 동그랗게 배치된 테이블, 술잔 부딪치는 소리,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 - 에 거부감이 든다.
거부감이라… 거부감도 감정이잖아? 아니면 그냥 논리적인 판단일 수도 있고.
의사는 그녀가 감정이 없다고 했지만, 우 형사가 죽은 후로 조금씩이나마 감정이 돌아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곤 했다.
하지만 정확하게 선이 잘 그어지지 않는다.
어디까지가 선택이고 어디까지가 감정인가.
모든 게 다 뇌에서 나오는 작용들인데.
그녀는 감정을 공부할수록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의사를 통해 어떤 일을 계기로 자신이 이런 상태가 되었는지 들었을 때도 그녀는 별다른 감정이 들지 않았다.
분노도, 후회도, 억울함도, 아쉬움도 없었다.
대신 폭력에 시달렸던 아이들을 찾아가 관찰했다.
그들이 그녀가 제공한 좋은 상담사와 좋은 음식과 친구들을 통해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걸 지켜봤다.
처음엔 감정 없는 자신과 똑같은 얼굴로 시작한다.
무표정, 움츠림, 타인과의 관계 단절.
그러다 다들 좋아진다.
행복. 희망. 깔깔거림.
난 그들에게서 희망을 찾고 있는 건가…
그때 내가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그녀는 생각한다.
6살짜리 애가 뭘 할 수 있겠어.
누군가 도와줬더라면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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