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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군단] 흙투성이 파티 - 하미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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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꺼줘. 

  

그는 그걸 끌 수가 없었다. 

혼자서 정신과 의사를 협박하기도 하고 

병원을 뒤집어 놓을 정도로 난리를 피워도 

아무도 해결하지 못 했다. 


안고 가야 한다. 





[ 흙투성이 파티 ]


“그라이는 쌍둥이가 아냐.”


대장의 말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하얀 양복을 다려 입고 마리로부터 ‘아이고 멋지네’라는 칭찬을 들었을 때까지는 기분이 하늘을 날아다녔는데, 쌍둥이 소리를 듣고 난 후로 문득 잊고 있던 기억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있다. 


분노가 찾아오면 그냥 거기에 몸을 던지는 게 좋아. 


머릿속에서 죽은 동생이 말을 걸어온다. 

옆구리가 욱신 쑤신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똬리를 튼 태양의 문신을 움켜쥔다. 


“엑스! 엑스! 난 신발이 없어졌잖냐!”

일부러 웃고 일부러 떠든다.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분노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처럼. 

“다들 뭔가를 하나씩 잃어버리고 있어요.” 


엑스가 추리를 시작한다. 


“바이스는 멜빵을, 몽영은 안대를, 아이큐는 헤드폰을요. 그리고 맥은 오드리처럼 생긴 무언가를 봤대요.” 

“보라색 스타킹을 신고 있었지.” 


맥이 이때다 싶어 해명한다. 


“내가 잃어버린 스타킹이야.” 


오드리가 덧붙인다. 


그는 엄마와 아빠가 동생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고 생각했다. 

엄마와 아빠는 아무런 티를 내지 않고 따뜻하게 대해 줬기 때문이었는데, 아홉 살이 되어서야 그는 비로소 모든 걸 알았다. 


다락방에서 또 하나의 아이 침대, 쌍둥이용 유모차, 아무도 입지 않은 유아복들을 발견했을 때 그는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모른 척하고 있었던 것이다. 

분노는 어렸을 때부터 주기적으로 그를 찾아왔지만, 그때부터 더욱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키가 자랄 때마다 그의 동생도 키가 자랐다. 

그가 자연과학과 기계를 배우면 동생은 그의 머릿속에서 그걸 꺼내 가지고 놀았다. 
동생은 언제나 불타고 있었다. 


이걸 꺼줘. 

  

그는 그걸 끌 수가 없었다. 

혼자서 정신과 의사를 협박하기도 하고 병원을 뒤집어 놓을 정도로 난리를 피워도 아무도 해결하지 못 했다. 

안고 가야 한다. 

인정하고 분노에 몸을 맡긴다. 


모두가 탐정의 주변에 모여 각자의 추리를 진행하고 있을 때, 하미레즈는 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분노를 기대하고 또 두려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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