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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 : Game/Herowarz

[최강의군단] 흙투성이 파티 - 파티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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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은 즉시 오드리와 에단을 떠올린다. 


저격을 하면 돼. 

하지만 총이 없지. 

또 다른 저격 방식이 뭐가 있더라? 


신발에 자갈이 밟힌다. 





[ 흙투성이 파티 ]


“진흙일 거 같아요.” 


제임스가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다른 누군가의 옷이나 신발이나 도구를 통해 그 모습으로 변하는 능력자에요. 빌런도 히어로도 그녀를 어찌하지 못했죠. 골칫덩어리였어요.”

“그게 이곳에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탐정이 확신한다. 
  

“복제가 아니고?” 


데릭은 심각하게 물어본다. 
  

“네. 마인드에게도 물어봤어요. 그녀도 동의했어요.” 
“코쉬첵과 엘리야에게 알려야겠어”. 


마리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친다. 
  

“지금 누가 안 보이지?” 


데릭은 전체를 본다. 

위험한 진형과 함정에 빠진 아군을 누구보다 빨리 감지한다. 
  

“티거! 누가 없나? 빨리 찾아 봐.” 


이 꼬마는 눈이 좋다. 

멀리 보고 빨리 보고 눈으로 봤던 시각 기억을 5분 단위로 사진처럼 검색해 낸다. 

티거는 찰나에 스쳐간 모든 장면을 찾아낸다. 
  

“몽영이 안 보여요. 두 시간 전부터.” 
“경비실에 연락해! CCTV를 찾아봐. 엑스! 결계를 쳐라. 아무도 못 나가게 해!” 
  

엑스는 깜짝 놀란다. 

대장이 내 능력을 어떻게 알고 있지?
  

“몽영이 없다!” 


긴급한 외침이 파티장 여기저기로 전파된다. 
  

날카로운 여성의 비명 소리가 야외 홀로부터 울려 퍼진다. 

모두가 알고 있는 목소리. 

하루에도 수십 번 듣는 목소리. 

예진이다. 

데릭은 그 커다란 덩치에도 가장 먼저 야외 홀 쪽으로 튀어나간다. 
  

데릭을 따라 티거도, 오드리도, 하미레즈도, 톰도, 맥도 따라서 밖으로 뛴다. 
데릭이, 아니 데릭처럼 보이는 진흙이 예진을 위협하고 있다. 

선수들은 자동으로 데릭을 봤다가 예진을 움켜잡고 있는 또 다른 데릭으로 시선을 돌린다. 


진흙은 예진의 가방을 빼앗으려 하다 손이 걸리자 주먹으로 예진의 머리를 여러 차례 가격한다. 

예진은 그에 지지 않고 가방을 뺏기지 않으려 악다구니를 쓰며 저항한다. 

진흙은 선수들이 다가오자 예진의 목을 잡아끌고 난간으로 다가간다. 

커다란 전사의 모습을 한 채 가냘픈 여자의 목소리로 말한다.  
  

“가까이 오면 죽일 거야.”
  

데릭은 즉시 오드리와 에단을 떠올린다. 


저격을 하면 돼. 

하지만 총이 없지. 

또 다른 저격 방식이 뭐가 있더라? 


신발에 자갈이 밟힌다. 


엔키두에게 스트라잌을 넣은 게 누구였지? 


그중 가장 둥그런 걸 집어 들고 투수를 찾는다.  
  

“톰!” 
  

어느새 오드리가 자갈을 톰에게 건네려고 하고 있다. 


역시, 판단이 좋은 여자다. 


데릭은 그 찰나에 그런 평가를 한다. 


항상 냉정하지. 

부관으로 데려가면 딱이겠어. 
  

톰은 씩 웃더니 안주머니에서 야구공을 꺼낸다. 

세트 포지션으로 힘차게 팔을 휘두른다. 

공은 멀리 빗나가는 듯하다가 곡선 궤도로 떨어지며 예진을 잡고 있는 진흙의 머리를 강타한다. 

맞은 부위에서 흙더미가 퍽 하고 퍼져 나간다. 


그것은 흙색 괴물의 모습으로 변해 꿀렁이며 난간을 넘어간다. 

모습이 사라지나 싶을 때 진흙으로 만들어진 손이 불쑥 올라와 예진의 다리를 잡아챈다. 

그 둘은 함께 빌딩 밖으로 낙하한다. 

여긴 60층이다. 
  

데릭은 순간 생각이 멈춰 버린다. 


저기서 떨어지면 죽을 텐데. 

악어 사슬이라도 있었으면… 


사신도 자신도 사슬이 없다. 

그럼 어쩌지? 

그런 망연한 생각과 선수들의 비명들 사이로 검은 그림자가 몸을 날려 빌딩 아래로 떨어진다. 


까마귀구나. 

그래 까마귀가 있었지. 

난 아직 멀었어. 

까마귀를 기억했어야 하는 건데. 


어둠과 안개가 드리운 푸른 도시의 야경을 배경으로 예진을 품에 안은 검은 날개의 악마가 천천히 솟아올라 난간 너머로 착지한다. 

악마의 머리는 길게 늘어졌고 거대한 검은 날개의 위압감이 아무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있다. 

까마귀는 예진을 내려놓고 숨을 헐떡거리며 모두를 바라보며 성경을 중얼거린다. 


주여 저들이 내게 돌을 던지게 하지 마옵소서. 


까만 드레스를 입은 사신만이 표연히 그 사이를 가로질러 까마귀의 뺨을 쓰다듬는다. 

악귀와 같이 길어진 머리와, 헉헉거리는 호흡은 잦아들고 날개가 스르륵 녹아 그림자가 된다. 

그제야 선수들은 예진에게로 다가간다. 

  

“몽영은 어디 있나!” 


또 하나의 실종자를 기억하는 건 데릭뿐이다. 

모두의 걱정의 대상이 바뀌고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늘어난다. 
  

“누구 몽영을 본 사람 없어요?” 


티거가 소리친다. 
  

“몇 시간 전에 내가 봤어.” 


맥이 말한다. 


“그게… 아일라가 근처에 있었던 거 같아.”
“그게 누군데?”
“암살자야.”
“그년이 왔었다고? 그걸 왜 이제서 말해!” 


오드리가 타박한다. 
  

“그게… 내가 취해서 진짜를 본 게 아닌 줄 알았지.”
“찾아보자! 다들 샅샅이 훑고 찾아내면 마인드를 불러. 머릿속으로라도.” 
  

그때, 베란다 문이 열리고 빨간 가디건의 학생이 총총 걸어 나온다. 

부끄럽지만 귀여운 웃음을 머금고. 
  

“나 여기 있어요.” 


모두가 몽영을 둘러싼다. 

다행이다. 


“나 찾았다면서요? 답답해서 밖에 나가 있었어요.”
“파티를 즐기라니까 왜 나가있니?” 


예진은 벌써 기운을 차리고 혼을 낸다. 

톰을 보고도 말한다. 


“너 무기 갖고 들어오면 안 된다고 했는데!” 
“야구공은 무기가 아니잖아요. 그보다 가방 날치기하면 그냥 주지 그걸 왜 붙잡고 늘어져서 머리를 맞고 있어요?” 
“비싼 거란 말야.” 


예진은 아픈 머리를 문지르며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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