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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군단] 흙투성이 파티 - 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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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하는 느낌이 뒷덜미를 스친다. 

무드라고? 

그녀는 저런 단어를 쓰는 여자가 아니다. 


손을 살그머니 뻗어 양복 안주머니의 총을 찾는다. 

아뿔싸… 총이 없다. 





[ 흙투성이 파티 ]


“정말 예쁘군.” 


그는 진심으로 말했다. 

여긴 그의 아파트였고 막 파티에 가려고 슈트를 입고 나서는 참에 이 여자가 불쑥 들어와서 문간에서 마주쳐 버렸다. 

뭐야, 파티에 가야 한다 할 때는 시큰둥하더니 드레스는 아주 본격적이잖아. 


새하얀 미니 드레스에, 바랜 듯 하얀 금발이 잘 어울린다. 

목걸이와 오른팔의 시계와 왼팔의 팔찌가 찰랑거리며 여기저기서 번쩍번쩍 거린다. 
  

“명품이라 더 예쁜 건가? 머리에는 뭘 한 거야?”
“미용실에 다녀왔지.”
“뭐? 언제?” 

30분 전에 슈스피를 끝내고 헤어졌는데?

“요즘은 뭐든 초스피드로구만.” 

그런데… 옷이 뭔가 안 어울리는데 

그는 생각했다. 

뭐 패션 피플들을 내가 이해 못 하는 것도 있겠지만. 
  

“정말 예뻐.” 


그는 다시 한 번 말했다. 

여자는 길게 웨이브 진 머리를 만져보다가 뒤돌아서며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내가 그렇게 예뻐?”
  

맥은 깜짝 놀랐다. 
뭐야, 지금 나랑 표정 연기 연습하나? 
여자는 발끝을 든 채로 사뿐사뿐 다가온다. 

키가 얼추 맞는다. 
  

“그럼 입 맞춰 봐.” 


눈을 간드러지게 뜨고 입술을 내민다. 

맥의 머릿속에 피가 확 돌기 시작한다. 

이 여자는 전에도 한 번 이런 적 있어. 

그때는 분명 뭔가 얻기 위해서였다. 


그래,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을 처리하려 했었지. 

그때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었다. 

왜였더라? 
그건 그녀의 표정과 몸짓은 유혹적이었지만 눈만큼은 얼음처럼 차가웠기 때문이었다. 


눈빛은 중요해. 

특히 살기를 구별하는 건 중요해. 

토라가 말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여자의 눈은 상기되어 있었고 도발적이다. 
  

이상하네, 갑자기 감정이 돌아온 건가? 

그게 왜 지금이지? 

잠깐인가? 

수많은 생각이 스쳐간다. 
  

“와 연기가 많이 늘었는데.”
  

그는 자신을 감싸 안은 팔을 살짝 밀어 내리며 가볍게 넘어가려 했다. 
  

“연기 아닌데.” 


여자가 더 강하게 꽉 끌어안는다. 

가슴이 뭉클하다. 

팔을 걷어내려고 내밀었던 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스친다. 

그리고 허벅지로, 그리고 스타킹으로. 
  

그렇지! 이게 정말 이상해. 

맥은 정신을 차리고 몸을 아래로 쑥 내려 그녀의 품에서 빠져나온다. 

그리고 물어본다. 
  

“네 전남편의 이름이 뭐냐?” 
“어머, 갑자기 그게 무슨 질문이야? 무드 깨지게.” 
  

오싹하는 느낌이 뒷덜미를 스친다. 

무드라고? 

그녀는 저런 단어를 쓰는 여자가 아니다. 


손을 살그머니 뻗어 양복 안주머니의 총을 찾는다. 

아뿔싸… 총이 없다. 


예진이 총을 가져오지 말라 했지. 

그래도 어디 숨겼어야 하는 건데. 

어디 뒀더라. 

테이블 위였는데. 


그는 테이블 위를 봤고, 여자도 그의 시선을 따라 테이블 위를 본다. 

그리고 눈이 마주친다. 

  

“에이, 무드 없는 남자야.” 


여자는 웃었다. 

살기나 분노는 느껴지지 않는다. 

못내 아쉽다는 투다. 


“나 먼저 가 볼게. 파티가 시작될거야.” 
“스타킹!” 


그는 소리친다. 
  

“뭐?”
“햐안 드레스에 보라색 스타킹은 안 어울리는 거 아냐?” 


맥은 소리쳤지만 여자는 물끄러미 자신의 다리를 내려다보다가 그대로 사라진다. 


그는 총을 챙길까 말까 고민하다가 예진의 화난 얼굴을 떠올리고는 총 대신 가장 납작한 술병을 집어 한 모금 꿀렁꿀렁 들이마시고 안주머니에 쑤셔 넣는다. 

그리고 비니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좀 전에 쓰고 들어와서 분명 여기 벗어 뒀는데… 
  

할 수 없이 드레스룸까지 가서 옷장의 서랍을 연다. 

그리고 수많은 같은 색의 같은 크기의 같은 상표의 비니 중 하나를 꺼내 들고 머리에 끼워 넣는다. 

새 옷에서 나는 미세한 화학 약품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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