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제목이 좀 난해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한다.
하지만 당장 떠오르는 제목 중에서는 제일 그럴 듯했다.
뭐가 됐든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 싶은 사람으로서,
퍼스널 브랜딩은 무조건 섭렵해야 할 분야였다.
'나'라는 사람을 알리지 못하면 아무 것도 안 되는 법.
특히 이미 많은 사람이 활동하는 분야라면 더욱 그렇다.
글쓰기는... 분명 레드오션에 속하는 분야다.
그래서 두려웠다.
소위 말하는 이렇다 할 '스펙' 하나 없는 글쟁이.
가진 거라곤 글쓰기에 매달려온 십수 년의 '시간'.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조건만이,
내가 가지고 있는 전부였으니까.
이 책의 저자는 알고 있는 듯했다.
내가 가진 두려움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것.
누구나 가지고 있는 흔한 조건이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말하는 듯했다.
에세이를 쓰듯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방식이 좋았다.
힘 빡- 들어간 공식 같은 책은 꽤 읽어봤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면 된다.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때마다 자극을 받아 작심삼일을 몇 번씩 반복했었다.
내 의지라기보단 최면처럼 따라간 것이었지만,
금방 식어버린 민망한 수준의 열정이었지만 괜찮았다.
그 덕분에 별 영향력은 없을지라도,
나름 시간을 듬뿍 먹은 블로그 하나 정도는 갖게 됐으니까.
이 책은 이런 별 거 아닌 듯한 이력조차 의미를 부여해준다.
용기를 잃지 말라고, 희망을 거두지 말라고,
지속적으로 귓가에 속삭여주는 듯한 기분이다.
책 내용이나 저자명으로 미루어볼 때,
마케팅 분야에 종사하는 분인 듯한데......
글쟁이로서 만났다면 상당히 경계할만한 재능이다.
(급도 안 되면서 혼자 섀도우 복싱 중...)
그 동안 글 자체를 어떤 식으로 써야할지 고민이었다.
글쟁이라고 떠벌리고 다니긴 하지만,
그 넓은 글의 영역에서 내가 뭘 잘하는지 자신이 없었다.
저자는 그런 부분까지도 콕 짚어줬다.
무엇을 잘하는지보다 무엇을 잘하고 싶은지가 먼저라고.
'나'를 정의하고 그 관점으로 보는 이야기를 쌓으라고.
그 동안은 주제가 생각날 때마다 글을 끄적이고 어디에 올린까 고민하다가 결국 브런치에만 올렸었다.
자주 쓰는 것도 아니면서 구태여 여기저기 난잡하게 늘어놓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브런치와 블로그를 서로 다른 성격으로 가져간다면, 병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 책의 저자 말을 따르자면 그 편이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전적으로 내 해석이다.)
이 부분은 아직 진행 중인 생각이 있으니 마무리된 뒤에 따로 정리해봐야겠다.
서두르지 않고 가보기로 한다.
결국은 끝까지 살아남아 완주하는 것이 목표인 길이니까.
글쟁이로서 '나'는 무엇을 바라보는가.
나를 정의하는 것.
그것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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