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던 책을 마저 읽으러
밀리의 서재에 들어갔다가,
상단 광고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곧 읽을 기회가 사라지는 책들.
그런데, 제목이 낯이 익었다.
지난 주말에 서점에서 봤던 책이다.
버스를 타러 터미널에 갔다가,
시간이 조금 남아 잠시 들렀던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였던 것 같지는 않은데.
아무튼 꽤 눈에 띄는 자리긴 했었다.
Factfulness. 팩트풀니스.
'사실충실성'이라 번역된 말.
솔직히, 둘 다 어렵다.
글쟁이로 살겠다며 어휘 공부도 꽤 했고,
나름대로 책도 많이 읽었음에도
딱- 와 닿지는 않는 느낌이랄까.
보통 시작하기도 전에 그런 느낌이 들면
그 책은 읽지 않는 편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그냥 개인적인 기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읽기 시작했다.
밀리의 서재 전자책 기준으로 570여 페이지.
자투리 시간을 꽤 잡아먹을 느낌이었지만
그냥 읽기 시작했다.
소소한 내용 하나하나는 다루지 않겠다.
그저 단 하나의 질문.
그걸로 독후감(讀後感)을 대신하고자 한다.
나는 '사실' 그대로를 보고 있었을까?
특별히 솔직해지지 않더라도,
굳이 양심에 손을 얹지 않더라도,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었다.
내가 보고 싶은 방향으로 보았고,
내 생각과 통하는 것들만 기억하려 했다.
죄책감이나 후회는 없다.
수많은 동지(?)들이 있을 테니까.
애당초 나만 그런 것이었다면,
스웨덴 사람이 쓴 이 책이
나에게까지 닿을 일도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반성은 해야겠다.
아무리 마이너라지만 글쟁이로 살았고,
앞으로도 글쟁이로 살 것이다.
글이란 기본적으로 오랫동안 남는다.
시간을 먹으며 불특정다수에게 닿는다.
닿은 모두에게 영향을 끼칠만큼
대단해지기는 어렵겠지만,
닿았다는 것만으로도 힘은 있다.
그러므로 글을 쓰고자 한다면,
늘 '사실'을 고려해야할 의무가 있지 않을까.
문체나 표현에서는 특별할 게 없던 책.
내용 면에서는 중간 정도? 인상적이었던 책.
하지만, 핵심 주제에서만큼은
글쟁이의 삶에 묵직한 경종을 울린 책.
이 책에 대한 소감이다.
P.S. (1)
그러고 보니...
'곧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다'
'지금 바로 서재에 담아둬라'
라는 메시지 때문에 행동에 옮긴 거였는데...
따지고 보면 그건
이 책에서 말한 '다급함 본능'이 아니었을까.
다급함 본능을 경계하라고 말하는 책을
다급함 본능 때문에 만나게 되다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P.S. (2)
[이글로의 브런치] 의심할 줄 안다는 것.
작년 11월쯤 브런치에 썼던 글.
이 책을 통해 느낀 점과 어느 정도 통하는 바가 있어 인용 형태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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