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유발 하라리
- 출판
- 김영사
- 출판일
- 2020.07.11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 중 하나였다.
집 근처 도서관에서 검색해보면
늘 '대여 중'으로 나오던 책.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를 차지하고 있던 책.
호기심과 도전정신을 자극하던 책.
보통의 책들에 비해 두꺼웠고,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봐야 몇 만 원 수준이었겠지만...
그 당시의 나는 그 정도 지출을 결정하지 못했다.
얼마 전, 밀리의 서재를 통해 드디어 기회가 닿았다.
주어진 기간은 약 한 달.
솔직히, 차고 넘친다고 생각했다.
제 아무리 두꺼워봐야 어쨌든 '한 권' 아닌가.
1,000페이지 가까운 전공 책도 독파한 적 있는데,
한 달이면 이쯤이야 일도 아니지 싶었다.
결과는, 참패였다.
전자책 기준으로 100페이지도 채 읽지 못하고 손을 놓았다.
그대로 서비스 기간 종료.
왜였을까?
책 읽는 게 어려운 적은 없었는데.
이유를 꼽자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분명 '자만'이었다.
어려서부터 책을 읽고 글을 썼다는 자만.
지적 호기심이 많아 배경지식을 두루 쌓았다는 자만.
학술잡지도 섭렵한 적 있다는 자만.
그래서 어떤 책도 내겐 어려울 리 없다는 자만.
어떤 부분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교양지식이 부족했던 건지,
독해력이 굳어버린 건지,
그 순간 집중력이 떨어졌던 건지.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지금의 나에게 적합한 책은 아니었다.
내용도 만만치 않았고, 맥락도 잘 이해되지 않았으니까.
즉, '지금의 나'에게는 어려웠다는 것.
물론, 포기할 생각은 없다.
아직 어려울 뿐이지, 앞으로 계속 어려울 리는 없다.
특히 글쟁이로서 갖고 있는 목표 중 하나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정복해야 할 책 중 하나로 정해뒀기에,
언제가 됐건 다시 읽을 예정이다.
단단히 준비한 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면 알게 될 것이다.
오늘 이 책이 어려웠던 이유가 정말 자만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지.
기다려본다.
언젠가 다가올 리벤지 매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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