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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 : Game _ 게임 이야기/최강의군단(Herowarz)

[최강의군단] 이브라힘 이야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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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도시는 알렉산드리아가 될 터였다. 

그녀가 아이를 가졌다면 그렇게 불렀을 이름.






[ 나를 이브라힘이라 불러 주시오. ]



제 7장


다시 17년이 지났다. 

새해가 밝았다. 

조슈아 역시 50세 생일을 맞았다.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일을 말하지 않았다. 

광장에 모여 촛불을 밝히는 걸 위안으로 삼았다.

전기는 사람이 사는 모든 곳에 파고들었다. 

그래도 그들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때의 어둠과 무력함, 상실감을 잊지 않고자 했다. 

새로운 해의 첫날 모든 전등을 끄고 각자의 광장, 마을 어귀와 집에서 촛불을 켜 놓는 풍습을 만들었다.

그들은 매년 많은 걸 되찾았다. 

종이, 책, 학교, 전기, 냉장고, 사랑, 아이들, 꿈 그리고 희망.
촛불은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 

날은 춥고 어두웠지만 촛불을 꼭 부여잡은 사람들의 눈에는 기대가 있었다. 

올해는 또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이브라힘은 그 자신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게 몹시도 불편했다. 

그런 걸 받을 자격이 없다고 믿었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좀 더 이 사회를 위해 노력해봐. 

책 한 자라도 더 읽거나. 

그것도 잘 안 되면 한 글자라도 더 베껴 둬. 

젊은 애들이 그의 일을 대신 해주려 할 때마다 그렇게 말하곤 했다. 

그는 젊은 무리 사이에서 고집불통으로 통했다. 

특히 저 엘리야가 그랬다. 

아저씨는 너무 고지식해요. 

원탁의 반대편에서 자신의 계획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젊은 정치가를 보았다. 

얼굴에는 죽은 엘리야가 보였다. 

말할 때 입이 움직이는 방식. 

언제 어떤 조사를 써야 하는지. 

어떤 예를 들어 설명해야 하는지. 

아버지에게 많은 것을 배웠구나 아이야. 

엘리야는 아버지의 열정과 추진력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리고 아버지가 갖지 않았던 야망까지 갖고 있었다. 

메트로를 자신의 주장대로 키워나가고 싶어 했다.

"단계를 밟아 나가는 건 옛날 방식입니다. 오래 걸립니다." 


젊은이는 계속 말하고 있었다. 


"여러분의 눈으로 다시 높은 빌딩을 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공장을 더 지어야 합니다. 

학교는 이미 너무 많습니다. 

한창때의 미국도 문맹률이 몇 퍼센트였는지 아시지 않습니까? 

우리는 너무 많은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나무도 더 베어야 합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건 나중 일이어야 합니다."


"그건 위험한 생각일세. 

런 것들로 인해 신이 분노하신 게야." 


신부가 의자에 기대어 말했다.
신부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신부의 폐에 자리잡은 종양은 그의 숨소리와 목소리를 꺼져가게 하고 있었다.


"또 그 소리군요. 신부님. 

교회도 너무 많은 거 아십니까?" 


엘리야는 시비를 걸었다.


"그렇게 돌려 말하지 마라. 아이야. 

메트로를 손에 넣고 싶다고 말하지 그러니." 


신부가 말했다.
죽어가고 있어도 신을 바라보고 있어도 명석하다.


"꼭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죠." 


인정하는 것도 인정하지 않는 것도 아닌 대답이다.


"이 철없는 아이한테 뭐라고 좀 해보시오. 조슈아." 


신부가 그의 도움을 요청했다.


"저는 스물여섯입니다. 아이가 아니에요. 

눈이 있으면 똑바로 보세요, 신부님." 


자존심이 상했는지 말투가 공격적으로 변했다.


"신부에게 그렇게 말하지 마라. 엘리야. 

네 아버지가 있었으면 혼쭐을 내셨을 거다." 


허먼이 말했다. 

엘리야는 뚱한 표정이었지만 입은 다물었다.

젊은 정치가는 허먼을 두려워했다. 

그녀의 의심과 쏘아보는 눈빛을 싫어했다. 

그녀도 마흔이 되었다. 

화려하게 빛났던 젊음은 옅어졌지만 체형은 그리 변하지 않았고 눈가에 주름도 없었다. 

분노만 늘어갈 따름이었다. 

그녀의 구혼이 실패로 끝난 날 이후 허먼의 눈에서는 따스함이 사라졌다. 

그녀의 사랑은 그만큼의 증오가 되었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 깊어질수록 분노는 커졌다. 

그가 혼자 살아가는 것처럼 그녀도 혼자 살아갔다. 

많은 구혼을 차갑게 물리쳤다. 

날 보세요. 당신 때문에 난 이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라고 온 몸으로 외치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의 일을 돕긴 했지만 예전처럼 전적인 것은 아니었다. 

엘리야처럼 그녀 역시 자신의 방향을 찾아버렸다.

함께 잘 만들어 나가던 이 섬은 몇 개로 쪼개지기 직전이었다. 

그들이 잘 숨겨왔던 문제점들이 다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엘리야의 야망과 허먼의 의심과 신부의 비현실성이 끊임없이 오가는 대화의 저변에서 충돌하다가 실체가 되어갔다. 

사실 그의 유토피아는 지난번 회의 때 끝난 것과 다름없었다. 

이 테이블은 그걸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각자 떠나기 전에 인사하는 자리나 다름 없었다.

"이름은 뭐로 지으셨어요 신부님?" 


정적을 깨기 위해 허먼이 물었다.


"니느웨."
"반대가 심할 겁니다. 신부님." 


엘리야는 코웃음을 쳤다. 

그의 말이 맞았다. 

여러 종교를 아우르는 영적인 도시를 만든다는 생각은 좋았지만 이름 짓는 것부터 난항일 터였다. 

너무 기독교적인 이름이었다.


"바빌론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요." 


그는 처음으로 입을 떼었다. 

다들 안도했다. 

그는 최후의 순간까지도 갈라지는 것에 대해 반대해 왔었다. 

조금 전 대화로 그가 이제서야 포기한 걸 알았다. 

엘리야가 눈에 띄게 흥분했다. 


"아주 좋은 이름이에요. 조슈아 아저씨. 

종교가 존재하기 전의 신의 도시. 

모두가 모여 탑을 짓는 것과 같은 거에요."


"그 탑은 망했잖니." 


허먼이 특유의 냉소를 보였다.


"언어가 다 달랐으니까. 내 도시는 다를 걸세." 


신부가 말했다.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누나는 뭘로 할 건데요?" 


엘리야가 허먼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난…" 


허먼은 망설였다. 

그는 그 답도 주저하는 이유도 알고 있었다.


그녀의 도시는 알렉산드리아가 될 터였다. 

그녀가 아이를 가졌다면 그렇게 불렀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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