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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 : Game _ 게임 이야기/최강의군단(Herowarz)

[최강의군단] 이브라힘 이야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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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다시 세계를 파괴하고 방주를 내려보냈음. 

그리고 여러분은 선택받은 사람들의 후예임. 

신에게 잘하시오.






[ 나를 이브라힘이라 불러 주시오. ]



제 5장


- 새로운 시대. 04년. 아라라트.

방주를 타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가 만든 섬을 아라라트라 불렀다.
노아의 비둘기들이 처음 도달한 섬의 이름.
처음은 무정부상태로 시작했다. 

그의 '꿈의 섬'은 자원이 풍부했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수에 비해 훨씬 더 많았다. 

그래도 싸움은 발생했다. 

18세기, 세계 곳곳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미 대륙에서 싸웠던 것처럼, 욕심이 문제였다. 

민족주의는 여기에서도 창궐했다.

소수인종은 싸움에 밀려 섬의 중앙으로 또 반대편 해안 쪽으로 이동했다. 

다행히 종교로 인한 대립은 없었다. 

각자의 신을 드러내놓고 포교하기에는 신에 대한 원망이 너무 컸다. 

누군가는 소행성의 충돌이라고, 누군가는 지구 온난화가 그 원인이라 믿었다. 

대부분은 신의 두 번째 분노라고 생각했다. 

방주를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그가 뭔가 행동을 하기에는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들과 마주할 수가 없었다. 

잃어버린 것들에 관해 얘기하는 걸 들을 수 없었다. 

위대한 문명과 유적들, 문화유산들. 

높은 탑과 멋들어졌던 건물들. 

그들이 먹고 마시고 누려왔던 기억들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는 이브라힘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임시로 만든 허름한 도서관에 틀어박혀 살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책을 읽었다. 

사람들이 한두 권씩 챙겨온 책을 모았다. 

그곳의 어린 사서들은 책을 베끼는 일을 했다. 

그가 창조한 괴물들이 하늘로부터 사람들을 공격할 때 영원히 책을 잃지 않기 위해. 

문명을 기억하기 위해. 

그는 역사와 과학과 정치를 읽었다. 

사람들과 소통하지는 않았지만 시청에는 꾸준히 다녀왔다. 

그곳의 게시판의 글을 보면서 이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누가 어떤 말을 하는지, 

누가 쓸모 있는지 조금씩 구분해 나갔다.

20세가 되던 해 그는 조슈아라는 이름으로 시 의회에 출마했다. 

일찍이 유대인들을 이끌고 가나안이라는 터전을 일궜던 사람의 이름을 썼다. 

그는 이 세계에서 그 일을 다시 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조력자를 찾았다.

첫 번째 인물은 엘리야라는 북유럽 출신의 정치가였다. 

곱슬거리는 머리를 한시도 가만두지 않고 돌아다니는 부지런한 남자였다. 

타협하지 않는 성격 때문에 의회에서 고립되어 있었지만 실행력은 단연 발군이었다. 

그는 그런 사람이 필요했다.

두 번째는 신부였다. 

성당에서 살았지만 이슬람교, 불교 불문하고 다수 사람에게 종교적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신부는 그를 위해 할 일이 있었다.

세 번째는 허먼, 10살짜리 독일 여자애였다. 

머리가 매우 좋았다. 

사사건건 따지고 의심이 많은 게 골치긴 했지만 아직 어리니까. 

세월은 날카로움을 마모시키는 법이다.

네 번째는 미국 출신의 흑인 과학자였다. 

그 까만 청년은 인류가 찾아낸 가장 많은 과학을 기억하고 있었다. 

고향에 남겨놓고 온 아내와 아이들을 잊지 않고자 덴버라는 이름을 썼다. 

수많은 수식과 지금은 도저히 구할 수 없는 책들이 그 흑인의 머리에 들어있었다. 

그는 덴버가 아프지 않도록 무척 신경 썼다. 

지식을 글로 남기기 전에 죽어버리지 않도록.

조슈아는 무한한 열정으로 일을 시작했다. 

첫해, 건강한 사내들을 보내 구불구불한 산맥 사이에서 석탄을 찾게 했다. 

영국 출신의 광부들을 데려다 광산을 만들고 덴버와 얘기해서 간이 발전소를 돌렸다. 

처음 의회 건물에 전등이 들어올 때 모두 그 앞에 모여 환호했다. 

그들에게 전기는 문명이 재건되는 신호와 같았다. 

암흑 속에서 밝게 빛나는 단 한 개의 전구는 그다음 일을 하기 쉽게 해주었다.

허먼의 두뇌는 선생님들을 가려냈다. 

사람들 중엔 뭔가를 가르칠 수 있는 지식을 가진 사람이 꽤 있었다. 

인구를 폭증시키기 위해 출산 장려 정책을 펴고 있었기에 어린애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엘리야는 예산을 겨우 얻어내 첫 학교를 지었다. 

자신의 아이들이 조잡하지만 글자가 있는 책을 들고 예전처럼 공부하는 걸 본 부모들은 감격했다. 

곧 각자의 의회에 압박을 넣었고 경쟁적으로 학교를 짓기 시작했다.


신부를 조금씩 설득해서 신화를 만들도록 했다. 

장은 의미가 없겠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의 존재는 잊혀질 필요가 있었다.



신이 다시 세계를 파괴하고 방주를 내려보냈음. 

그리고 여러분은 선택받은 사람들의 후예임. 

신에게 잘하시오.



신부는 열정적이었고 이런 방향은 그의 신앙과도 일치했다. 

신부는 성경에 새로운 챕터를 추가했다. 

더불어 조슈아라는 이름으로 등재된 발언이나 그의 존재가 드러난 기록들을 지속적으로 삭제하도록 요청했다. 


'제가 한 일이 아니라 신의 일로 만들어야죠.' 


라고 말하자 


'조슈아기- 라 지을까.'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신부는 주름이 가득한 얼굴로 웃었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시 동쪽의 넓은 평야를 걸었다. 

덴버는 작업장에서 대공포대를 실험하기 위해 남았다. 

지금 이 새로운 문명의 불꽃을 유일하게 위협하는 것들이 그가 만들어 낸 괴물들이었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이 해안도시 출신들이었다. 

그래야 방주에 오를 만큼의 시간이 있었을 테니까. 

처음 아라라트의 해변에 터전을 만들었던 자들은 해왕류들의 공격에 뭍으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바닷가에는 물고기를 비롯해 식량이 풍족했지만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었다. 

해변도시 출신들이 바다 근처에서만큼은 살 수 없다는 게 아이러니였다.

그들은 드넓게 퍼진 목화밭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저 애들은 낡고 구멍 난 옷을 입지 않아도 된다. 

면화공장이 가동되면 당장은 보기는 좋지 않겠지만 쓸모있는 옷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풍부한 자원들 덕분에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었다. 

그들은 잘 먹여지고 보호받고 교육받을 것이다. 

그들이 또 아이들을 낳고, 그 아이들이 또 아이들을 낳고. 

이곳에 유토피아를 만들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는 신부에게 말했다. 

그들은 함께 웃었다. 

심지어 허먼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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