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렇다면 이쪽에서도 말 한 것이 있으니 행동에 옮겨야 하지 않겠는가.
내 그대가 염라의 목을 가져오면 나 또한 약속을 지키려고 했었거늘.”
하데스는 한 손에 든 이자나미를 높이 치켜들더니,
다른 손에 든 칼을 냅다 휘둘러 버렸다.
[ 이자나미 이야기 ]
7장 | 구출작전
“자, 작전대로 간다. 작은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겠다.”
강림이 말하자, 저승사자들끼리 서로 눈짓을 교환하더니 한무리씩 차례대로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강림은 옆에 서있는 이자나기를 바라보았다.
이자나기는 옥에서 나오는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는 붉게 충혈되어 노려보고 있는 그의 눈이,
분노로 타버리지나 않을까 걱정되었다.
바로 저 별장.
이자나미가 바로 저기 하데스의 별장에 갇혀있다고 했다.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된다면…?'
그럼 아마 저 이자나기는 더이상 버텨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강림은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여기저기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올랐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좋아. 번개장군. 가지.”
이자나기는 강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짜 번개처럼 뛰어들어갔다.
이자나기의 뒤를 따라가던 강림은,
직감적으로 무언가 잘못된 것임을 느꼈다.
'쓰러져 있는 경비병의 수가 너무 적어. 이상하다.'
그의 생각대로 어두운 지하실은 텅 비어있었고,
저승사자들은 강림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눈앞이 환해지며.
“으하하하하. 너무 쉬운거 아닌가. 강림도령?”
그는 하데스였다.
커다란 한 손으로 이자나미를 가볍게 잡고 있었다.
펑 퍼벙 펑.
이자나기가 공격을 퍼부었지만,
그들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유리막에 막혔다.
저승사자들의 낫으로도 작은 흠집조차 내지 못하였다.
“이런데서 만나니까 반가울 수도 있구나. 번개장군.”
“이자나미이이이~~~!!!”
이자나미는 기절해있는 듯이 보였다.
“내 자네에게 은근하게 부탁한 일이 있을텐데?
보아하니 내 청은 거절한 모양이로군.”
“으아아아아~~~!!!!”
이자나기의 수 차례 공격은 다시 한 번 유리막에 막혔다.
“뭐 그렇다면 이쪽에서도 말 한 것이 있으니 행동에 옮겨야 하지 않겠는가.
내 그대가 염라의 목을 가져오면 나 또한 약속을 지키려고 했었거늘.”
하데스는 한 손에 든 이자나미를 높이 치켜들더니,
다른 손에 든 칼을 냅다 휘둘러 버렸다.
침묵. 느리게 가는 시간.
공중으로 떠오르는 이자나미의 머리.
비현실적인 각도로 자신을 쳐다보는 이자나미의 눈.
하데스가 들고 있는 이자나미의 남은 몸뚱아리에서는 분수처럼 피가 솟구치고 있었다.
“으흐흐흐흐…… 으흐흐…”
이자나기의 기괴한 웃음소리가 들리자.
이내 강림은 정신을 차렸다.
“번개장군. 내 자비로운 사람일세.
자네에게 슬픔을 잠길 시간을 주지 않으려고 하네.
잘들 가시게나.
다른 세계 사람들이 죽으면 여기 저승으로 온다고 하던데,
그럼 저승에서 죽으면 어디로 가는 건지 나중에 좀 알려주게.
으하하하하.”
건물 곳곳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이곳도 곧 무너질 터였다.
'이자나기를 데려가야 하는데.'
라고 생각하며 강림이 이자나기를 바라본 순간,
그의 눈이 부릅떠진 상태로 몸 주변에 엄청난 전기 에너지가 모여들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모두 피하…”
콰광. 엄청난 굉음.
순간 그림자에 몸을 숨겨 빠져나온 강림은 한동안 귀가 들리지 않았다.
“사자들은?”
“다행히 인명 손실은 없습니다.”
“먼저 돌아가서 대왕님께 고하게. 난 다시 돌아가겠네.”
원래 하데스의 별장이 있던 터에는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파여있었다.
이자나기는 그 한가운데 쓰러져 있었다.
'분명 하데스가 폭탄을 터뜨렸을텐데.
이자나기의 전기 폭발이 다른 폭발들마저 다 삼켜버린 모양이로군.'
아무도 흠집조차 낼 수 없었던 그 유리막도 깨져있었다.
'그런데… 하데스는 어떻게 빠져나갔지…?'
강림은 깨진 유리막 뒤로 넘어갔다.
'음… 이것은…?'
▶ [세계관] 이자나미 이야기 (1) | 전쟁 속의 쌍둥이
▶ [세계관] 이자나미 이야기 (2) | 거기는 건드려서는 안 돼
▶ [세계관] 이자나미 이야기 (4) | 세상은, 왜 이렇습니까?
▶ [세계관] 이자나미 이야기 (7) | 구출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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