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먼저 나온건 나잖아.
그럼 니 손에 대해서만 누나라고 불러주지.
아이고 누님~ 왜 이렇게 쪼그라드셨어요~~”
“재미없음.”
[ 이자나미 이야기 ]
1장 | 전쟁 속의 쌍둥이
“너, 오래. 엄마가.”
“오빠라고, 오빠. 이 경우없는 녀석아.”
“손.”
“응?”
“손. 너보다 내 손이 먼저 보였댔어.”
“머리가 먼저 나온건 나잖아.
그럼 니 손에 대해서만 누나라고 불러주지.
아이고 누님~ 왜 이렇게 쪼그라드셨어요~~”
“재미없음.”
이자나미의 핀잔에도 이자나기의 입가에는 여전히 웃음을 띄고 있었다.
“이자나미. 너 또 구렁이 동굴 갔다왔지? 너 그러다 진짜 구렁이한테 먹힌다.”
“거기 위험한 거 없어. 친구. 만나러 가는거야.”
“친구? 야, 너같이 삐뚤어진 애를 받아주는 친구도 있냐.”
이자나기는 말을 하면서도 휘두르던 칼을 멈추지 않았다.
“근데 또 싸움 연습? 안 지겹나.”
“강해져야지. 내가 이 전쟁을 끝낼 거야. 두고봐.”
“니가? 지나가던 뱀이 웃겠네.”
“내가 언제까지나 어린애는 아닐 거잖아. 그리고 너도 이제 철 좀 들어야지?”
“누가 누구더러.”
이자나기는 피식 웃더니, 다시한번 자세를 잡고 칼을 휘둘렀다.
“그런데, 이러고 있을 시간 없을걸. 변성대왕이 또 징병한다던데. 이번엔 우리같은 어린애들도.”
“뭐? 그런 일이면 용건부터 말할 일이지! 빨리 가자!”
대 혼돈의 시대.
무한 에너지원인 유황불을 더 많이 확보하고자,
저승의 각 지역의 군주들은 치열하게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한때 강력한 독사 부대로 이름을 날리던 변성대왕이었으나,
지금은 염라대왕 같은 신흥 세력에게 완전히 밀려나 쇠약해지고 있었다.
아마 이번이 그의 마지막 징병이 되리라.
하지만 저번에 끌려간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군인들은 우리가 집에 없다는 걸 믿지 않을거야… 엄마가 위험하다…'
이자나미의 손을 잡고 빨리 뛰려고 했으나,
이자나미는 길가에 피어있는 꽃이며 나비며 다 구경하면서 올 모양이다.
'쟤는 언제나 급한게 없지...휴....'
하지만 이런 흉흉한 판국에 이자나미를 두고 혼자 갈 수는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입구에는 큰 발자국이 어지러이 널려있었다.
군인들이 벌써 도착한 것이다.
이자나기는 이자나미에게 조용히하라고 손짓을 보낸 후,
손을 이끌어 조심스럽게 뒤뜰로 돌아갔다.
'엄마…..안돼… '
걱정했던 일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쓰러져 있는 어머니 곁에 보이는 웅덩이는 피인 것 같았다.
온 집안을 부수며 뒤지고 있는 군인들이 보였다.
뒤늦게 쓰러져 있는 어머니를 발견한 이자나미는 자신도 모르게.
“어…?”
군인들이 이 소리를 놓칠 리 없었다.
그들은 갑자기 이쪽을 향해 비정상적인 각도로 고개를 홱 돌리더니,
순간 모습이 일그러지며 커다란 뱀으로 변하기 시작하였다.
이미 반대쪽에서는 뱀 한마리가 빠르게 미끄러지며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이자나기는 이자나미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뛰기 시작했다.
“츠츠츠츠츠…”
소리와의 거리는 점점 좁혀지고 있었다.
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었다.
'구렁이 동굴로 가야해… 구렁이라면 뱀들도 무서워할꺼야…'
구렁이에게 잡아먹힐 일은 그 다음 생각할 문제였다.
▶ [세계관] 이자나미 이야기 (1) | 전쟁 속의 쌍둥이
▶ [세계관] 이자나미 이야기 (2) | 거기는 건드려서는 안 돼
▶ [세계관] 이자나미 이야기 (4) | 세상은, 왜 이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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