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님. 할아버지. 아니 환술사님!
저… 저는 강해져서 이 땅의 전쟁을 끝내버리고 싶습니다…
우리 아빠랑 어… 엄마 같은 사람들은 왜… 이제 세상에는 우리 둘만…!”
이자나기는 눈물이 터져나왔다.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 이자나미 이야기 ]
3장 | 친구
남매는 구렁이 굴 입구에 도착했지만,
뱀들이 그 앞을 가로막은 것이 더 빨랐다.
길게 날름 거리는 혀.
츠츠츠츠… 몸서리 치게 만드는 소리.
“괜찮아. 내가 있잖아…”
“너도 무섭잖아. 이럴땐 오빠 행세 안 해도 돼.”
말은 그렇게 해도 이자나미는 이자나기의 손을 놓지 않고 덜덜 떨고 있었다.
그때였다.
주위가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뱀들의 기괴하고도 처절한 비명소리들이 들려왔다.
“구… 구렁이다… 진짜였어…”
하늘을 쳐다봐야 머리가 겨우 보일만큼 정말 거대한 구렁이었다.
구렁이는 입에 물고 있던 뱀들을 삼켜버리더니,
천천히 남매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도망가야돼… 도망을…'
그러나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구렁이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이자나기는 동생을 끌어안고 눈을 감아버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누가 자신의 머리를 때리고 있는게 느껴졌다.
“이거 놔. 겁쟁이야. 내가 말했지. 친구 있다고.
아니,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되던가.”
이자나기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자기 나이 또래의 어떤 아이였다.
할아버지?
“구렁이는…?”
눈 앞의 '할아버지'와 구렁이의 비슷한 점이라고는 머리가 맨들맨들하다는 것 뿐이었다.
“나도 가르쳐줘 그거. 환술.”
이자나미가 누구한테 무언가 요구하는 건 처음본다.
“환술이라… 이걸 배우면 나처럼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게 된단다.
그래도 괜찮겠니?”
“상관없어. 어른이 되도 어차피 할 게 없는 건 똑같잖아.”
하지만 그 '할아버지'는 대답없이 이자나기에게 돌아보며 물었다.
“그쪽은 관심 없는가?”
이자나기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과… 관심 있습니다! 강해질 수 있는 일이라면…”
상대에게서 아무런 말이 없자, 이자나기는 절박해졌다.
무작정 땅에 엎드렸다.
“친구님. 할아버지. 아니 환술사님!
저… 저는 강해져서 이 땅의 전쟁을 끝내버리고 싶습니다…
우리 아빠랑 어… 엄마 같은 사람들은 왜… 이제 세상에는 우리 둘만…!”
이자나기는 눈물이 터져나왔다.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일어나라. 일단 동굴 안으로 들어가 뭘 좀 먹자.”
“으… 으흑…”
이자나기는 일어나지 못하고 엎드린 채 아예 목놓아 울어버렸다.
이번에는 어쩐일인지 이자나미도 그런 그를 놀리지 않았다.
▶ [세계관] 이자나미 이야기 (1) | 전쟁 속의 쌍둥이
▶ [세계관] 이자나미 이야기 (2) | 거기는 건드려서는 안 돼
▶ [세계관] 이자나미 이야기 (3) | 친구
▶ [세계관] 이자나미 이야기 (4) | 세상은, 왜 이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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