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이라고 불리는 능력있는 환술사가 백성을 돕는다는 소문이 있기도 해.
하지만 그가 실존인물인지도 알 수가 없어.
사람들은 자신이 희망하는 바를 이야기로 지어내는 법이니까.
[ 이자나미 이야기 ]
2장 | 거기는 건드려서는 안 돼
“저기, 저 옆의 [저승] 이란 세계는 관여하지 않나요?”
제 3세계. [엠파이어] 제국으로 통하는 입구.
에르메스는 언제나 그랬듯 갈리아노에게 먼저 질문을 꺼낸다.
“거기는 건드려서는 안돼. 마야가 세상을 창조하고 남은 찌꺼기 같은 곳이야.”
“찌꺼기…요?”
“그것이 정확한 표현이겠지.
“설명, 해주실 거죠…?”
갈리아노는 짐짓 심각한 듯, 잠시 뜸을 들였다.
“마야가 잠을 자고 꿈을 꾸고 있다 해도,
그녀의 무의식 속에 남아있는 죽음에 대한 관념은 그대로야.
그녀가 꿈을 꿀 때마다, 그렇게 세상을 창조해 낼 때마다
그녀의 무의식은 그녀 모르게 다른 일을 하고 있었던 거지.”
“그러니까… 저승은 마야가 의도적으로 꿈꾼 세계가 아니다…?”
“그렇지.
사후세계를 믿건 믿지 않건 간에 우리 모두 각자 저승에 대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그녀도 마찬가지일세.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 그리고 부정.
그것은 결국 의문만을 남기게 되는거야.
결국 그것은 그녀의 꿈 안 어느 공간으로 흘러들어가 점점 형상화가 된 거고.”
“흥미롭네요.”
“전혀 흥미롭지 않아.
저승에는 태초부터 질서가 들어선 적이 없어.
온갖 저승의 신들, 신의 사자들, 요괴들, 천사와 악마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살육장일 뿐이었지.
그 세계를 달 수 있는 무게추는 없다. 너무 무겁거든.”
“천사와 악마들이라… 그럼 [엠파이어] 제국의 천사와 악마들은…?”
“그렇다네.
그쪽의 천사와 악마들의 기원이 바로 저승이지.
저승에서 건너간 거야.
천사와 악마들은 자신들의 싸움에 다른 자들이 끼어드는 것을 원치 않았거든.
대신 엠파이어가 세워진 게 저승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지.
무한 에너지원인 유황불.
정작 저승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었지만,
엠파이어를 세운 자들은 처음부터 그 존재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었어.
그래서 저승의 강자였던 [하데스]와 손을 잡은 것이지.
엠파이어는 에너지원을 확보하여 기술을 발전시키고,
하데스는 그들에게서 선진화된 무기를 지원 받았고.”
“그럼, 하데스란 자가 저승의 왕인가요?”
“저승은 통일된 적이 없어. 아니 영원히 그럴 수 없을 거야.
최근에는 국가 조직들이 들어서고 있다고는 하나,
그건 다 뒤늦게 하데스에게서 유황불 사용권을 빼앗기 위하여 각자 군대를 양성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지.”
“살육에만 눈이 먼 악귀들의 세상이라…“
에르메스는 마치 걱정한다는 듯이 말을 흐리며, 다른 생각에 잠겼다.
“물론 그 저승이라고 할지라도, 다 악인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
힘없고 선량한 자들도 있어.
물론 힘이 없어서 선량해진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지장]이라고 불리는 능력있는 환술사가 백성을 돕는다는 소문이 있기도 해.
하지만 그가 실존인물인지도 알 수가 없어.
사람들은 자신이 희망하는 바를 이야기로 지어내는 법이니까.”
갈리아노는 시간이 지체된 것을 눈치채고는 말을 더이상 잇지 않았다.
“그만 가자.
엠파이어의 천사들은 약속 시간에 늦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에르메스는 어깨를 한번 으쓱 하고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갈리아노는 그런 그를 잠시 쳐다보다니 몸을 돌려 걷기 시작하였다.
'저승이라…'
갈리아노의 뒤를 따라 엠파이어에 도착할때까지 에르메스는 말없이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 [세계관] 이자나미 이야기 (1) | 전쟁 속의 쌍둥이
▶ [세계관] 이자나미 이야기 (2) | 거기는 건드려서는 안 돼
▶ [세계관] 이자나미 이야기 (4) | 세상은, 왜 이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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