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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Room _ 창작 작업/자연&환경

[생각] 전기로부터 시작한, '에너지'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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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라는 단어로부터 시작했던 아이디어는 어느새 '에너지'라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넘어갔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에너지원'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영역으로 흘러갔다.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아닌 이상, 일반 사람들이 여기까지 생각하는 일은 드물다. 웹소설이 널리 쓰이고 읽히는 시대지만, 창작자들도 여기까지 생각하는 일은 많지 않다. 기존의 개념들만 가지고도 이야기를 뽑아내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니까.

하지만, 나는 나만의 세계관에 대한 '욕심'을 저버릴 수가 없다. 전기를 파고든 것도 결국 그 욕심이 흘러가는대로 둔 결과다. 세계의 본질로부터 비롯된 에너지. 그것을 활용해 세계에 본질적인 변화를 주는 에너지. 오늘 포스트는 '에너지의 본질'에 관해 생각을 정리하는 내용으로 채워본다.
 

 1. 변화의 원인

에너지란, 어떤 물체의 상태를 변화시키거나, 물체 간의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힘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운동 에너지'란 물체가 움직일 때 발생하는 에너지이면서 동시에 물체를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다. 공이 굴러가서 다른 지점에 있는 물체를 건드려 움직이게 했다면 이는 운동 에너지가 작용한 결과다.

한편, 이런 변화는 꼭 눈으로 보이는 영역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운동 에너지는 '에너지가 일으킬 수 있는 변화의 가능성과 변화의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다. 그렇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의 변화라면 무엇이 있을까? '열 에너지'가 대표적이지 않을까 싶다. 이는 눈으로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열을 발생시켜 온도 변화를 유발한다.

마법과 같이 판타지에 흔히 등장하는 이능력 중에는 '에너지의 작용 결과'인 경우가 많다. 비현실적인 수준의 상태 변화(ex 검기를 통한 파괴, 마법을 통한 빙결 등) 같은 것들 말이다. 설정상 보통 마나를 사용한 결과로 표현하지만, 그 근본은 '에너지'라 할 수 있다.즉, 에너지는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변화의 원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 형태의 다양성

운동 에너지와 열 에너지를 대표적으로 언급했지만, 이외에도 에너지는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운동 에너지와 단짝처럼 따라다니는 '위치 에너지'의 경우, 특정 높이나 경사진 언덕 끝에 놓여 있을 때 그만큼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개념이다. 원래 있던 위치가 바뀔 때 운동 에너지로 전환된다는 식이다. ('낮은 곳에 있는 구슬'보다, '높은 곳에 있는 구슬'이 더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개념)

과학 시간은 아니니 이런 설명은 대강 해두도록 한다. 핵심은 어떤 조건이 갖춰졌을 때 에너지의 형태가 바뀔 수 있다는 데 있다. 본래는 위치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떨어짐 또는 굴러감'이라는 조건이 갖춰짐으로써 운동 에너지로 바뀌는 식이다.

 

이야기가 너무 복잡하다면 판타지스럽게 '마나를 사용하는 마법' 개념을 들여다보자. 예를 들어, 화염계 마법의 원리는 무엇인가? 본래 자연 상태에 있는 마나를 변환시켜 파이어 볼(화염구)을 쏘거나 파이어 월(화염 장벽)을 만드는 식이다. 어차피 판타지스러운 개념이니 마나를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활용하는지는 설정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마나라는 자연 에너지열 에너지와 같은 불 속성의 에너지로 바꾸는 행위라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같다.

다만, 이 부분은 단순하면서도 생각해볼 거리를 던진다. 예를 들어 마법을 예로 든다면, 대개 습관적으로 화염계, 냉기계, 전격계와 같은 속성을 떠올린다. 이때 얼추 생각해보면 '모든 속성의 에너지 형태 변환 과정이 다 똑같다'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를 테면, 냉기계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마나 에너지를 차가운 기운(한기)으로 바꾼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본래 한기란 '열을 빼앗긴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화염계 마법과는 발동 원리가 달라질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꽤 구구절절 썰을 풀 수 있는 포스트 글감이 될 것 같다. 바로 다음 글이 될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3. 작용과 반작용

에너지는 앞에서 말한 두 가지 사례처럼 물질에 작용해 변화를 일으키며, 이 과정에서 에너지가 전달되거나 변환된다. 예를 들자면 전기가 기계를 작동시키는 것, 또는 화학적 반응이 에너지를 방출한다거나 흡수하는 것처럼 말이다. 변화를 일으키는 것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부수적 작용(반작용)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좀 어려울 수 있다.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은 이른바 '뉴턴의 제 3법칙'이라 하여 무척 잘 알려진 물리적 대원칙 중 하나로 꼽힌다. 어떤 힘이 작용했을 때, 그에 상응하는 반대 방향의 힘이 발생한다는 법칙이다. 이는 지극히 현실적인 개념이고 실제 현실 세계에서는 모든 상호작용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법칙이다. 하지만 판타지에서 자주 무시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초월적인 능력을 가진 캐릭터가 엄청난 공격을 가해서 상대방을 날려보내는 장면을 들 수 있다. 누군가를 날려보낼 정도의 에너지를 발생시켰다면, 공격자는 그에 상응하는 반작용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데다가 아예 여유를 부리며 '나는 강하다'라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반작용 법칙이 충실하게 지켜지는 경우도 있다. 마법사가 대규모로 영향을 미치는 마법을 시전한 다음,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내상을 입는다거나 극심한 피로감으로 몸을 가누지 못한다든가 하는 설정이다.

 

물론, 판타지에서 현실과 같은 수준의 물리 법칙을 고스란히 구현한다는 건 어렵다. 자칫하다가는 이야기의 재미를 해칠 우려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무시하는 것도 어렵긴 하다. 이 부분은 나중에 '판타지 속 고증'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또 다루게 될지도 모르겠다.


4. 에너지의 물리 법칙

솔직히 이 파트는 쓸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결론은, '실제 설정에서는 고려하지 않더라도, 간단하게라도 쓰긴 해야겠다'라는 것. 에너지는 물리적 법칙, 특히 '에너지 보존 법칙'을 따른다. 에너지는 생성되거나 파괴되지 않고, 오직 그 형태가 변환되는 것만 가능하다는 것이 이 법칙의 핵심이다.

어떤 면에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이야기들의 연장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의 핵심 아이디어는 '닫힌 시스템(Closed System)'이다. 무슨 뜻인고 하니, 에너지가 존재하는 자연이 '바깥의 또 다른 자연'과 에너지를 주고받지 않는 이상, 그 총량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의미다.

 

이렇게 말해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라, 좀 더 구체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마법사가 화염 마법을 사용해 어떤 건물을 파괴했다고 하자. 이때 마법사는 자연에 존재하는 마나의 에너지를 화염 에너지로 변환해 건물을 파괴했다. 그렇다면 건물에 그만큼의 에너지가 가해진 것이다. 그 에너지는 건물을 이루고 있는 물질들에 열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를 부여해 주변으로 퍼져나가게 만든다.

 

정리하자면 [ ① 자연 상태의 에너지(마나) → ② 화염 에너지(마법) → ③ 건물 재료들이 타거나 녹아내림(열 에너지) or 파편이 주위로 날아감(운동 에너지) ] 이런 과정이 된다. 이때 발생한 에너지의 총량은 항상 일정하다는 것이 에너지 보존 법칙이다. (...... 솔직히 ㅈㄴ 어렵다.)

 

솔직히, 판타지 소설을 쓰면서 이런 법칙까지 생각할 필요가 있나 싶긴 하다. 그래서 그냥 알아만 두는 선에서 그치려고 한다. 난 소설을 쓰려는 거지, 과학 논픽션을 쓰려는 게 아니니까.

 

이미지 출처 : 프리픽 (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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