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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Room _ 창작 작업/자연&환경

[설정 참고] '전기(electricity)' 굴려보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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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와 전기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그냥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다. 판타지라는 장르가 '환상' 또는 '상상'을 의미한다는 걸 감안하면, 어울리지 않을 이유가 없을 테니까. 문제가 있다면, 판타지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진 내 머릿속이 문제일 가능성이 더 크다.

 

전기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전자(electron)의 흐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다. 이 기본 개념 하나를 응용한 결과, 우리는 실생활에서 엄청나게 많은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있다. 그 지점에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전기를 이용하는 방식'에는 무엇무엇이 있을까? 

 

어제 썼던 글에서는 판타지에 전기를 접목하는 두 가지 관점을 제시한 바 있다. 전기라는 개념을 그대로 활용하는 방법, 그리고 전기 자체가 아닌, 기존과 전혀 다른 '혁신적 에너지원'이라는 모티프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둘 중 어떤 방법을 쓰든지 간에, 우리네 문명에서 전기를 어떤 식으로 쓰고 있는지는 꽤 괜찮은 참고가 될 것 같다.

 

1. 전원 연결

가장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것은 당연히 전원 연결 방식이다. 전선을 사용해 전기 회로를 만들고, 이를 통해 전류가 흐르게 하는 기본 원리를 활용한 장치다. 어댑터와 케이블을 활용하는 유선 장비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실제로 전기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장치들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도 하다.

 

전원을 연결하는 방식도 세세하게 따지면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상시 전기가 흐르게끔 돼 있는 시설'이고, 다른 하나는 '필요할 때만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이다. 전자는 항시 전기가 흐르는 고압 전선 같은 전기 관련 인프라를 생각하며 말한 것이고, 후자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전기 제품들을 생각하며 말한 것이다.

 

전기 개념을 그대로 차용하든, 아니면 넓은 의미로 다른 에너지원을 상상하든, 이 두 가지 개념은 명확히 가져가야 한다. 언제든지 전기가 공급되고 있는 '인프라', 그리고 필요할 때 접속해서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단말 장비'라는 것. 뭐, 상상력과 지식이 풍부하다면 이 구조를 어떻게든 비틀어서 대체할 수도 있겠지만.

 

2. 배터리

그 다음으로 떠오르는 것은 '배터리'다. 선이 연결돼 있지 않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장비, 우리네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노트북과 태블릿 같은 장비다. 다만,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전기를 탑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전기는 그 자체로는 에너지를 보존하고 있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불안정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터리 내부에는 에너지를 저장해놓을 수 있는 화학 물질이 들어간다.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진 것이 바로 '리튬'이다. 물론 리튬만 사용되는 건 아니지만, 가장 대표적인 종류인 것은 맞다. 리튬이 가볍고 다른 금속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으며, 충전과 방전을 반복해도 성능 저하가 상대적으로 적어 수명이 오래 가기 때문이란다. (뭐... 이런 디테일까지는 몰라도 될 것 같지만.)

 

아무튼, 배터리의 원리는 내부의 화학 물질이 반응할 때, 그 물질 내부의 전자가 이동하면서 전류를 생성하고, 이를 통해 장치에 동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충전을 할 때는 전원으로부터 공급받은 전기 에너지를 다시 화학적인 형태로 저장하는 방식이다. 호... 이건 좀 흥미로운 이야기 같긴 한데... 일단 어렵다. 젠장.

 

3. 무선 전력 전송

배터리를 이야기하다보니 퍼뜩 생각이 났다. 그러고보니 요즘은 충전을 무선으로도 하지 않던가. 무선 충전은 어떤 원리로 이루어지는 걸까? 개인적인 느낌 좀 더하자면, 무선 충전이야말로 판타지에 정말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뭔가 마법 같달까.

 

무선 충전 방식은 우선 전기를 보내주는 '송신' 측과 전기를 받는 '수신' 측으로 구분해야 한다. 양쪽이 서로 주고받을 수 있게 돼 버리면 옛 이야기에 나오는 '의좋은 형제'처럼 충전이라는 게 이루어지지 않을 테니까. 

 

형님은 동생에게, 동생은 형님에게 곡식을 갖다주었다던 그 이야기. 놀랍게도 실존했던 형제의 일화라고. / 출처 : 충남 예산군 의좋은 형제 동상

 

무선 충전 방식을 보면, 일정한 범위 내에 장치의 배터리 부분이 닿도록 두면 충전이 진행되는 구조다. 이는 송신 측에서 전기를 사용해 만든 '전자기장' 안에 배터리가 닿으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 전자기장이 수신 측, 그러니까 장치의 배터리 쪽 코일에 전류를 유도함으로써 전기가 공급된다는 원리다. 다시 봐도 몹시 신박한, 판타지에 어울리는 방식 같다.

 

4. 피에조 전기

흔히 '압전'이라 불리기도 하는 방식이다. 압력을 가하거나 변형이 발생했을 때만 전압이 생성되면서 전기가 공급되는 방식이다. 과학과 허리춤까지 담을 쌓고 사는 사람이라 솔직히 잘 이해는 안 된다. 일단 이해된 부분은, '어떤 조건을 만족했을 때만 전기가 흐르는 방식'이라는 것.

 

어찌 보면 전원 연결 방식과 비슷해보여서 별도의 소제목으로 쓸지, 전원 방식에 함께 쓸지 고민하긴 했었다. 결론은 따로 쓰는 게 낫다는 것. 전원 연결 방식은 '연결과 차단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차단을 선택하면(플러그를 빼놓으면) ㅈㄹ발광을 해도 전기는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피에조 방식은 다르다. 어쨌거나 연결은 상시 돼 있다. 다만, 조건을 만족하지 않으면 전기가 흐르지 않는다. 비유가 좀 이상하긴 한데, 이쪽은 ㅈㄹ발광을 하다 보면 전기가 들어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부분이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 별도의 소제목으로 분류했다. (표현이 좀 과격해진 걸 보니 나 자신이 ㅈㄹ발광을 하고 싶은 모양이다)

 

5. 바이오 전기

바이오 전기는 '판타지'를 고려한다면 가장 적합한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다. 전기라는 에너지 자체는 동일하지만, 그 생산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원리'라는 측면에서 설정을 접근한다면 흥미롭게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기존의 전기는 발전소를 가동시키는 '물리적 방식' 또는 배터리 내에서 물질의 반응으로 발생하는 '화학적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과학과 절반 정도 담을 쌓긴 했지만, 그래도 고등학교 때 듣던 과학의 분야 구분 정도는 기억이 난다. 물리와 화학, 그 다음은 '생물'이다. 그러니까 바이오 전기는 '생물학적 방식'으로 전기를 만든다는 것이다.

 

미생물 등 생물체의 대사 과정에서 유기물을 분해하게 되고, 이때 방출되는 전자를 모아서 흐르게 만드는 방식이다. 친환경적이면서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이라고 하더라. 태양열이나 풍력 같은 기존의 친환경 방식보다 잠재력이 더 크다면... 기대해볼 만할지도?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갑자기 지구과학에게 미안해지는데... 판타지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지구과학적 방식'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방식도 구상해볼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문제는 얘네가 스케일이 너무 커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는 거다. (지구과학적 방식으로 한다면 뭐... 행성 충돌이라도 시켜야 하려나...? 아니, 그건 물리(극) 아녀...?)

 

일단 오늘자 뻘소리는 여기까지. 손가락 털다보니 나름 재밌어서, 전기에 관해 또 쓸 게 있는지 생각해볼 예정이다.

 

이미지 출처 : 프리픽 (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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