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만난 건, 몇 달 전쯤이었다.
지인을 만나기 위해 갔던 신논현역.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시간 때울 곳을 찾던 중,
교보문고 핫트랙스에 들어갔었다.
홍보용 매대?라고 해야 하나...
명칭이 잘 생각이 안 나는데,
아무튼 그 중에 <거인의 노트>가 있었다.
지금 출판일을 보며 다시 생각해보니,
신간을 홍보하는 코너였지 싶다.
제목부터 표지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다.
(만년필을 좋아한다.)
'기록'에 관한 내용이라는 것도 취향저격.
하지만 일단 구매는 보류했다.
사고 싶은 책이 많아 미쳐날뛰는(?) 요즘,
충동을 억누를 필요가 있었으니까.
본래 메모를 꽤 많이 하는 편이다.
예전에 쓰던 에버노트에도 그렇고,
구글 드라이브에도 Docs 파일이 대부분이다.
즉, 텍스트 메모 비중이 많다는 뜻이다.
휴대폰 메모 앱, 브런치 작가의 서랍도 너저분(?)하고...
다이어리, 각종 노트도 그득하게 널려 있다.
이토록 많은 메모의 문제점.
바로 정리가 안 된다는 것이다.
김정운 작가의 <에디톨로지>를 읽으며
'편집을 위한 나만의 풀'을 만들려 했는데...
너무 난잡하게 어질러진 나머지
스스로도 정리하지 못하는 지경이었다.
그 와중에 이 책을 만나며 실마리를 잡았다.
쌓여있는 메모를 어떻게 정리하면 되는지.
그리고 애초에 메모를 어떻게 하면 되는지.
나 자신에 대한 판단을 내려보자면,
나는 이미 '기록형 인간'으로서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 있다.
다만, 벽에 가로막혀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을 뿐.
이 책을 통해 스스로의 문제를 알게 됐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단서를 찾았으며,
구체적인 실천방법까지 얻은 셈이다.
이 정도면 한 권의 가치는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운 좋게 밀리의 서재를 통해 읽게 됐지만,
올해 안에 단행본을 구매하려고 한다.
다시 읽으며 내 손으로 밑줄을 긋고 메모하고 싶어서다.
기록형 인간을 지향하는 내게,
이 책은 그럴 가치가 차고 넘치게 있다.
(소장용 양장본이 나온다면 참 좋겠다.)
'Daily Record _ 일상 기록 > Read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 후기] 거스를 수 없다면 올라타야지! (2) | 2024.02.05 |
---|---|
[독서 후기] 간접 세계 여행, 그리고 창작의 밑거름 (2) | 2023.09.04 |
[독서 후기 ] 정보의 바다에 빠져 잃은 것들 (0) | 2023.08.27 |
[독서 후기] '쓰기'의 근본을 다시 생각하다 (0) | 2023.05.06 |
[독서 후기] 아직, 어렵다 (0) | 2023.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