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비슷한 책이 많을 것이다. 당장 이 포스팅을 쓰기 위해 글감 검색창에 '챗GPT'를 입력한 뒤에도, 스크롤을 얼마나 내렸는지 모른다. 그만큼 챗GPT를 알고 활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며칠 전 다른 포스팅에서도 챗GPT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솔직히, 이 녀석이 반갑지는 않았다. 글쓰기로 어떻게든 먹고 살아보겠다 꿈꾸며 발버둥치는 놈에게, 키워드만 입력하면 그럴싸한 글을 써주는 AI가 반가울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하고 경쟁하는 것도 피곤한데, 이젠 기계와도 밥그릇 싸움을 해야 하다니...
하지만, 애당초 선택권은 없었다. 내가 챗GPT를 멀리 한다고, 다른 사람들이 알아줄 리는 만무하다. 내가 안 쓴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AI를 적극 활용할 것이고, 난 결국 홀로 그들이 만든 결과물을 상대하게 될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곧장 밀리의 서재 앱을 들어갔다. 검색창에 챗GPT를 치고, 그중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찾아 바로 읽기를 시작했다. 어차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렇다면 휩쓸리기 전에 올라타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이 책, 살짝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 챗GPT로 글쓰는 법을 다룬다더니, 정작 이 책 자체가 챗GPT로 씌인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달까. (읽어보면 알겠지만, 어느 순간 비슷한 패턴의 문장이나 문단이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다.) 그런 의심과는 별개로, 분명 도움은 된다. 매번 글감을 찾지 못해 머리를 쥐어뜯는 글쟁이라면, 오히려 이 녀석을 통해 활로를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게 가능하냐고? 가능하다. 내가 그랬으니까.
인공지능이 글을 써준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결과물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글에는 정답이란 게 없기에, '내가 이 녀석보다 글을 잘 쓴다'라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챗GPT를 위시한 인공지능 글쓰기 모델에게 속절없이 처맞고 있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차오른다. (물론 근거 없음)
AI의 발전 속도와 범위는 무서울 지경이다. 감정이나 창작의 영역은 아직 인간의 손에 쥐여져 있다지만, 생성 모델이나 신경망 연구에 관한 이야기를 보고 있자면 그것도 성역은 아니겠구나 싶다. 언젠가는 정말,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녀석들이 인간과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 그 날이 오기 전에 세상을 떠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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