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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군단] 파편기의 끝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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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록들은 100%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변호하려는 의도로 

어떤 첨삭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베니 포스터양의 서언처럼, 역사는 기록될 뿐이다. 





[ 파편기의 끝 ]

 

1장 - 이아고



파편기의 끝



내가 그 암흑기에 태어난 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난 데우스리포트를 반복해서 읽었고 내가 직접 보지 못했던 시대의 영웅들과 위대한 죽음과 강력한 적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되었다. 


왜 그들이 당시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지, 로테가 결국 혼자 살아가기로 결심한 것인지, X가 계속해서 기침을 해 대는지도 알게 되었다.   


파편기가 끝나갈 무렵의 리포트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누구도 그걸 정리하거나 다시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 


이제 내가 아라 누나로부터 모든 노트와 기억을 이어받아 네 번째 데우스 리포트의 주인이 되어 보려 한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어쩐지 그것은 나의 의무라는 생각이 든다. 


아라 누나가 원치 않았던 것처럼 리포트의 이름은 그대로 놔둘 생각이다. 

왠지 이 기록들은 나의 아버지의 정체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죽어간 그의 이름이 가장 적합해 보인다. 


이 기록들은 100%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검고 푸른 말이 정확히 어떤 얘기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모두 기억이 다르다. 

연필로 기록된 쪽지는 흐릿해서 내가 채워 넣은 것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변호하려는 의도로 어떤 첨삭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베니 포스터양의 서언처럼, 역사는 기록될 뿐이다. 





신들의 전쟁


전쟁은 어디서 싸울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거의 전부라 할 수 있다. - 필론

 

‘그들이 넘어오기 전에 우리가 넘어간다’ 라는 데릭의 작전은 주효했다. 

맥스가 넣은 칼침으로 에르메스는 쓰러지고 그 덕에 사흘 정도의 시간차가 발생한 틈을 타서 선수들은 만신전에 침투해 들어간다.  
 

하지만 작전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신들과의 전쟁은 소모전 양상이 되어갔다. 

신은 많았고 처음엔 그들 하나하나가 말 그대로 전지전능해 보였다. 

부상자가 너무 많아 한때는 전투 인원이 열셋만 남은 최악의 상황까지 몰리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신들은 각자의 자존심 때문인지 뭉치지 않았다. 

선수들을 포섭하거나, 선수 사이에 파고들어 이간질하거나 하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 

오직 정면승부. 

신들의 오만한 자존심이 팽팽한 균형을 만들었고 광대는 무척 좋아하고 있었다. 


신들은 변화하지 않는다. 

반면 선수들은 차츰 성장하고 있었다. 

바사탄의 죽음으로 모두가 그것을 깨닫게 되었다. 


장생은 바사탄의 눈을 속이고 강력한 왼팔 강타를 먹여 무릎을 꿇린다. 

하미레즈의 한층 더 성장한 퓨리가 바탄의 구멍에서 타올라 한때 악신의 리더였던 모든 돌을 일순간 기화시켜버린다. 


빌라 키마이라의 악신들은 리더를 잃었다. 

당시에는 아무도 그게 어떤 결과를 낼지 알지 못했지만, 신들과의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 첫 단초였다. 

악신들은 거의 다 약속을 깨고, 각자의 이득을 위해 행동했다. 

다른 신들의 방을 공격하거나, 스킬라에 침범하거나.  

그 중 만신전을 떠나 제국으로 향하던 클로소가 실종[각주:1]되는 일이 발생한다. 



제국은 신들의 전쟁 틈을 타서 급속도로 영역을 확장한다. 

지리한 소모전에 지친 선신들은 악신의 난장판과 제국의 도전에 시달려 조금씩 전투를 피하고 만신전 고층에서 머문다. 





이데아의 활동


한편 이 시점에 선수들의 입장도 편치는 않았으니, 이데아가 점점 선수들을 위협해 오고 있었다. 

돈으로, 능력으로, 파편으로 일부 선수들을 포섭하기도 하고 여론을 움직여 원세계의 인간들에게 선수의 존재와 위험성에 대해 과장되게 악성 선전을 뿌리기도 했다.  


더불어 이브라힘 순혈주의를 퍼트려 아라라트 외의 다른 세계의 발전을 억제한다. 


“신들과 대등하게 싸우고 있다면 그들은 신인 걸까요? 우리 인간은 누구를 믿어야 할까요? 신들은 우리 유한한 생명에게 많은 힘을 줄 수도 있을 텐데, 왜 선수들은 먼저 신을 공격하는 것입니까? 그들은 이단자이자 우리 성경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이는 자들일지도 모릅니다!”  

- QTV 방송, 그것이 알고 싶다, 위험한 선수들 편


“저들은 한낱 꿈의 존재들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 지구의 위대한 후손들이지만, 저들은 악몽입니다.” 

- QTV 방송, 그것이 알고 싶다, 꿈에서 깨어야 한다 편 





비광의 협상력


이때 또 한 번 비광이 역사에 방점을 찍는다. 

그녀는 두 명의 검사만을 데리고 신들의 발코니까지 올라가 협상 테이블을 펼친다. 


“니들한티 원세계 공간을 줄 텡께. 

시방 니들 원전맨키로 충분할랑가는 모르것지만 거시기 만신전 방보다야 허벌라게 넓을 겨. 

아따 인제 싸우기도 징글징글허지 않냐?” 

- 비광 


그녀는 원세계에서 벌어지는 선수들의 위험한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드러내지 않고 우위에 선 것처럼 여유 있게 협상에 임했고, 지치고 급한 신들은 그 제안을 수락한다.  


하미레즈 : 조건이 하나 있어. 
바리 : 뭔 또 조건이야. 협상을 하자면서 이렇게 마지막에 얘기하는 게 어딨어?
히페리온 : 들어 보자. 
하미레즈 : 오리진을 넘겨라. 이게 우리의 유일한 조건이다. 
히페리온 : …… 좋다. 하지만 목숨은 그냥 가게 두어라. 이미 죽어가고 있다. 

- 신들의 발코니, 협상의 끝





  1. 그녀는 다이버에게 붙들려 뇌를 털렸는데, 이 시점에서는 이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이후 다이버들이 원세계의 거점을 파악하는 원인이 되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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