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17일. 네이버 블로그에 적었던 글 전문
친구…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는 단어 중에 하나일 겁니다.
누군가의 입에서 "친구랑 밥 먹어."라든지 "친구랑 약속 있어." 등
친구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말을 듣는 것은
이제 익숙하다 못해 이골이 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죠.
그런데 친구라는 이름을 붙이는 기준은 사람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 같네요.
같은 사람을 두고 어떤 사람은 그를 친구라고 부르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그를 지인, 혹은 아는 사람이라고 칭하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친구(親久)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오랫동안 친한"이란 의미입니다.
이 "오랫동안"이라는 주관적, 혹은 상대적인 표현이 누군가를 친구라 부르는 기준의 척도가 아닐까요.
혹자는 "친구라면 ~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조건을 두기도 합니다.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대개 이해관계의 원리가 적용되는 사이에도 친구라는 말을 붙이는 경우라고 생각하게 되네요.
그런 논리라면 거래처 직원도, 상인과 손님도 서로 친구라는 뜻이 아닐까요.
그것이 친구의 본래의 의미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을 저만 하는 건 아니겠죠?
아무때나 전화를 걸어서 "술이나 한 잔 하자"라고 말을 건넬 수 있는 사람.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다가 만나도 어색하지 않게,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줄 수 있는 사람.
도움이 필요하면 망설임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그 도움을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수 있는 사람.
친구라는 이름은 그런 사람들에게만 붙일 수 있는 귀중한 호칭이 아닐까요.
자신이 "난 친구가 많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정말 "친구"가 많은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