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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Record _ 일상 기록

[잡想] 창작을 위한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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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의학 드라마나 법정 드라마를 즐겨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 드라마가 제법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때면, SNS에서 드라마에 관한 담론을 보기도 했었죠.

실제 의료계나 법조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드라마에서의 모습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라는 뉘앙스로 이야기하는 걸 본 적도 있습니다.

 

무릇 이야기(Story)란 '몰입'을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재미있다'라는 표현의 본질은 몰입에 있다는 게 제가 이야기를 다룰 때 따르는 지론입니다.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쉽게 닿을 수 있는 실마리를 꼽으라면 '디테일'이 아닐까 합니다.

디테일이 충분히 살아있는 이야기는 생생함을 느끼게 합니다.

그것이 곧 몰입으로 이어지는 거죠.

 

어제 끄적거렸던 리얼리티에 관한 글과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 이야기가 되겠군요.

 

디테일이 살아있으면 몰입하기도 수월한 법이죠.

 

디테일과 리얼리티, 몰입.

"훌륭한 창작을 위해서는 세밀한 취재가 필수"라는 이야기가 나오게끔 하는 내러티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의료계나 법조계 드라마의 사례를 보면 '디테일한 취재'가 만능 해결책은 아닌 듯합니다.

드라마 제작진이 디테일한 취재를 하고자 마음먹는다면 현실을 100% 반영하는 것도 가능할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과물을 보면 그렇지 않죠.

 

모르긴 몰라도… 이야기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것보다,

현실적인 부분에 비춰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드는 게 주목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거나 드라마는 인물과 사건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니 말이죠.

 

뭣이 중헌디! 이야기가 중허지!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창작을 위한 취재는 분명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취재 내용의 맞고 틀림이 이야기보다 우선이 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취재 내용의 맞고 틀림이 눈에 밟힌다는 건 이야기에 충분히 몰입하기 어렵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만…

거기까지 생각하려면 좀 더 복잡해질 것 같으니,

우선은 '주객전도가 되지 않도록 하자'는 결론으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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