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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Record _ 일상 기록

[잡想] 소설의 리얼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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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겠다며 좌충우돌하다 보면 꽤 자주 부딪치는 대목이 있습니다.

바로 리얼리티(Reality) 혹은 현실성이라 불리는 녀석이죠.

 

 

눈으로 보이는 영역에서 리얼리티는 그래도 명확한 기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과 가상 세계에 구현된 것이 얼마나 비슷하게 보이냐 하는 거죠.

 

이에 비해 소설에서의 리얼리티는…

어떤 때는 특정 '묘사'에 국한되기도, 때로는 '설정'의 차원까지 넘어가기도 합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forums.sufficientvelocity.com/threads/loyalty-a-modern-fantasy.44408/

 

리얼리티에 대한 지적은 특히 '현대 판타지'나 '퓨전 판타지' 장르에서 자주 눈에 띄곤 합니다.

 

뭐… 리얼리티는 거의 모든 영역에 적용할 수 있으니 굳이 따지자면 장르를 가릴 필요는 없긴 합니다.

이를테면 무협에서 물리적인 인간의 움직임에 대한 묘사를 리얼리티 측면에서 지적하기도 하니까요.

경공술이라든가 담장을 휙휙 날아서 넘나드는 건 당연하게 여기면서, "관절이 저렇게 돌아가면 죽지 않나요?" 하는 식으로 태클 거는 모습을 보면 뭔가 주객이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하지만 아무래도 현대를 배경으로 하다 보면 훨씬 다양한 방면에서 리얼리티 오류가 드러나기 쉽습니다.

이는 현대 배경의 창작이 생각만큼 녹록치 않은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작가의 상상'이라는 말을 방패로 쓰더라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기 때문이죠.

 

이런 건 태클 안 걸면서…… (출처 :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예전에 재밌게 봤던 웹소설 하나를 다시 보면서, 댓글창에서 싸움(?)이 벌어지는 모습에 '소설 속 리얼리티'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애당초 소설은 fiction이라는 단어로 불리기도 합니다.

(영어로 novel이라는 단어가 있지만, 저는 주로 장르소설 위주로 찾아보는 편이라 fiction을 좀 더 자주 접합니다.)

 

그리고 fiction은 '허구'라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하죠.

소설 안에는 현실에 존재하는 지식이 그대로 들어가기도 하고, 살짝 비틀린 형태로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개념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아예 존재하지 않는 개념을 널리 활용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소설'이라는 표현 방식이 가질 수 있는 최대의 매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는 것.

fiction이라도 리얼리티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믿음.

물론 개인의 시각 차이를 일일이 지적하고 설득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만…

 

소설에서의 현실성이라는 건, 어느 정도 선만 지킬 수 있다면 작가의 '세계관'에 맡겨둬도 괜찮지 않을까요.

어쩌면 이것도 제가 작가를 꿈꾸는 사람이어서 품게 되는 편향적 아이디어일지도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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