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나는 어땠나.
문득 생각해봅니다.
참... 말이 없었습니다.
아니, '말주변'이 없었다는 쪽이 맞겠네요.
과묵함과는 좀 거리가 멀었고...
어찌 보면 사회성이 떨어진다?
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습니다.
그 시절의 내 머릿속은 어땠을까.
잘 생각이 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기 싫은 말을 억지로 하면서까지
사람과 어울릴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끄러운 자리도 싫고,
관심 없는 주제를 이해하는 척하기도 싫고,
잘 모르는 이야기에 맞장구치기도 싫었죠.
왜 그래야 하는 건지,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못 느꼈지요.
그 덕분(?)일까요.
한참 나이를 먹은 지금 돌아보니,
이렇다 할 친구가 별로 없습니다.
10년 남짓 지내던 서울을 떠나
고향으로 내려온 탓도 있긴 할 겁니다.
차근차근 준비해온 것이 아닌,
충동적이고 갑작스러운 결정이었거든요.
하지만 단순히 그뿐만은 아닌 듯합니다.
물리적 거리가 멀어졌다 해도,
연락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 시대니까요.
결론은 그냥...
연락할 친구가 별로 없다는 거였습니다.
한때는 그게 참 서글펐습니다.
나름 사회생활을 한다고 했는데,
인맥이라 부를만한 게 하나도 없구나...
이게 다, 본성대로 질러버린 결과이려나...
뭐, 그런 종류의 허탈함에 좀 힘들었죠.
그런데 좀 더 시간이 지나고보니
또 그렇지만도 않더군요.
인간관계라는 건 결국,
넓이보다는 깊이라는 걸
깨닫게 하는 일들을 종종 겪었거든요.
어떤 일이 생기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넓은 인맥을 갖는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이지만,
모든 일에는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그에 따른 반대급부도 있을 겁니다.
(물론 저로서는 알 수 없지만요.)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나니,
오히려 오픈된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요즘은 오히려 말이 참 많은 편입니다.
잘 모르는 주제라도 일단 들어보려 하고,
관심 없는 이야기라도 일부러 귀담아둡니다.
과거에는 그토록 하기 싫어했던 일들을
지금은 오히려 나서서 하고 있는 셈이죠.
심경의 변화?
글쎄요.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부러 애써 본성을 거스르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들을 만하면 듣고,
정히 듣기 싫으면 안 듣고 맙니다.
훨씬 '자연스러워'졌다고 할까요.
가끔은 참,
'시간을 역행하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과거에 이랬어야 하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거꾸로 가는 건 아닐까.
만약 정말 그런 거라면,
신체 나이도 좀 거꾸로 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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