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Steampunk)는 19세기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과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는 공상과학 장르를 말한다. 산업혁명 당시의 상징과도 같은 요소는 증기기관을 꼽는다. 개인적으로는 돌출된 톱니바퀴도 산업혁명의 상징으로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왜 스팀펑크라는 단어가 이토록 오래 기억에 남는가 싶었는데, '펑크(punk)'라는 단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증기기관, 톱니바퀴에 딱히 애정이 있는 건 아니니까. 펑크라는 단어는 보통 비주류, 또는 반항이라는 의미를 표상한다. 즉, 기존 사회질서나 규범을 부정하는 새로운 시도의 상징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사실, 펑크라는 단어가 사용된 사례는 많다. 내가 잘 몰랐을 뿐. 배경지식을 축적하는 의미에서, 이미 서브장르로 존재하는 여러 종류의 '펑크' 장르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기존의 서브장르를 살펴보고 나면, 펑크라는 단어를 활용해 또 다른 서브장르를 제시할 수도 있을 듯하다.
1. 디젤펑크 (Dieselpunk)
디젤펑크는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의 기술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장르로, 주로 제2차 세계대전과 그 이후의 사회적 맥락을 반영하는 장르다. 디젤 엔진이 산업적, 군사적으로 널리 사용되던 시기였기에 디젤펑크라는 이름이 붙었다.
1920년대면 20세기에 해당한다. 즉, 산업혁명과 매우 근접해있는 다음 세대라는 뜻이다. 실제로 디젤 엔진은 증기기관에 비해 높은 효율성으로 각광받았고, 증기기관이 열어젖힌 '산업시대'를 또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스팀펑크의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고, 평행세계 같은 느낌으로 볼 수도 있겠다.
스팀펑크나 디젤펑크나 결과적으로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간 기술이다. 아, 디젤 엔진은 지금도 쓰이고 있으니 사라진 건 아니고 '비주류'가 되었다고 해야겠다. 아무튼 디젤펑크는 디젤 엔진이 주류로 남은 시대를 상정하는 것이니, 대체 역사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셈이 되겠다.
디젤펑크의 세계는 전쟁의 긴장감과 정치적 음모가 주를 이룬다. 실제로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세계는 자본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으로 나뉘어 수십 년에 걸친 냉전(Cold War) 체제를 유지했다. 대체 역사적이면서도 실제 역사와 결이 비슷한 느낌이 든다.
사실 그다지 흥미가 있는 장르는 아니지만, 디젤 시대의 기술에 대한 이해와 기술적 진보, 그로 인해 어떤 사회 변화가 초래됐을지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한 번쯤 접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 대표적 작품 : <바이센테니얼 맨> <캐슬 인 더 스카이>
2. 아톰펑크 (Atompunk)
아톰펑크는 디젤펑크에서 조금 더 흐른 1940년대에서 1960년대를 다룬다. 이 시기는 '원자력'이 각광받기 시작하고, 우주에 관심을 갖고 탐사를 시작한 시대이기도 하다. 냉전이 한창 진행되던 시대이기도 해서, 다소 희망적인 미래 지향적 비전을 담아내기도 했다고 한다.
아톰펑크는 원자력 기술의 발전과 우주 탐사의 꿈을 기반으로 하며, 화려한 디자인과 과학적 상상을 강조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 세계관은 '고전적인 미래상'을 특징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비행 자동차', 그리고 '우주 정거장'이라고 하는데, 왠지 딱 내가 어린 시절에 익숙하게 접하던 콘텐츠들이 떠오른다.
사실 우주라는 건 한참 시간이 흐른 지금 시대 기준으로도 여전히 미지의 공간이다. 알지 못한다는 건 곧 두려움이다. 낙관론의 안경을 쓰고 본다면 '새로운 희망'일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두려움이 더 크다고 본다.
디젤펑크와 마찬가지로, 이 장르의 세계관을 좀 더 디테일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작품을 접해볼 필요가 있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스팀펑크나 디젤펑크보다는 좀 더 구미가 당기긴 한다.
** 대표적 작품 : <플래닛 오브 더 에이프스>
3. 사이버펑크 (Cyberpunk)
사이버펑크는 현대사회를 지배한 정보통신 기술을 좀 더 고도로 발전시킨 '가까운 미래'를 상상하는 장르라 할 수 있다. 상상, 공상을 즐기는 입장에서는 꽤나 흥미가 돋는 서브장르다. 정보통신 기술과 사이버 공간을 탐구하는 것이 사이버펑크의 핵심이라고 한다.
기술에 관심이 많긴 하지만, 원리부터 이론까지 빠삭하게 이해하는 수준은 아니다. 듬성듬성 주워들은 지식을 토대로 어딘가에서 설명을 듣거나 읽으면 대략적으로 이해를 해내는 정도라고 할까. 그래도 사이버펑크의 소재는 무척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다만, 사이버펑크라는 장르의 모든 요소가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 특히 디스토피아적 사회 구조는 그리 즐기는 프레임은 아니다. 고급 기술에 의한 빈부 격차도... 썩 내키는 주제는 아니다. 이런 사회적 배경에서 벌어지는 개인의 정체성 문제를 중심 소재로 삼는다는 ㄷ점은 마음에 든다.
사이버펑크 세계에서는 사이버네틱스, 인공지능, 그리고 가상 현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범죄와 부패가 만연한 도시 환경을 무대로 한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실제로 읽어봐야 어떤 느낌인지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왠지 '꿈도 희망도 없는 다크 아우라'가 느껴질 것 같지만......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는 점은 무척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 대표적 작품 : <블레이드 러너> <뉴로맨서>
4. 클래식펑크 (Classicpunk)
클래식펑크는 고전 문학이나 신화의 시대적 배경에서 시작된 서브장르라고 한다. '전통적인 이야기 구조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다고 하는데, 일단 설명으로만 들은 첫인상은 반반이다.
전통적인 이야기 구조는 딱히 선호하지는 않는다. 그래놓고 막상 보면 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 경우도 있지만, 정신 차리고 보면 보통 그건 이야기 구조보다는 캐릭터의 매력 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
물론, '클래식펑크'라는 장르를 기존에 인지하면서 본 적은 없으니, 다시 머리에 집어넣은 상태에서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는 단언할 수 없다. 다만, 고대의 기술과 문화가 현재와 다른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어떤 모습일지를 담은 대체 세계를 탐구한다는 점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클래식펑크의 특징은 '신화적 요소'와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 문제와 함께 엮어서 다룬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클래식펑크의 세계는 종종 판타지와 현실이 혼합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전통적인 캐릭터와 주제(쉽게 말하면 틀에 박힌, 진부한)가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된다는 것인데... 어떤 느낌인지 알듯말듯하다.
현대의 작품 중 어떤 것들을 보면, '고전'으로 분류되는 작품들을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가 있던데, 그런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AI에게 물어봐도 딱히 대표 작품으로 추천해주는 사례가 없어서, 좀 더 두고 봐야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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