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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 : Game _ 게임 이야기/바람의나라 클래식

[리지쿠의 바클 일기] 70레벨에 흑령굴? 야, 이게 맞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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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퀘스트에 중독된 것 같다. 한 번 맛을 들이니 사냥터 솔플이 오히려 귀찮다. 저주 걸린 6분 남짓 시간 동안 이래저래 글도 쓰고 하니 오히려 정신건강에 훨씬 좋은 것 같다. 레벨업 효율도 좋고 겸사겸사 쉬는 시간도 벌 수 있는 일석이조.

 

어제 65레벨을 넘기면서 '검신검귀' 스킬을 배웠다. 45레벨에 배워서 효자처럼 써먹던 '신검합일' 스킬의 상위 버전이다. 이게 제법 쏠쏠했던지라, 이 스킬에 대한 후기로 오늘치 일기를 써볼까 한다. 

신의 축복, 신검합일과 이펙트가 똑같다. (인게임 이펙트는 조금 다르더라)

 

전갈, 해볼만 한데...?

60레벨부터 왕 퀘스트를 시작했지만, 초반에는 무척 힘들었다. 마비 저주 중독을 걸어주던 주술사의 도움 없이 혼자 전갈을 잡으려면 속도가 너무 느렸다. 1 vs 1로 싸우더라도 공격력이 받쳐주질 않으니, 그만큼 잡는 데 오래 걸렸다.

 

그러면 뭐 답이 있나. 회복제를 먹든지 회복마법(200짜리 하늘의 기원... 근성의 전붕이...)을 외워가며 '버텨야' 하는 수밖에. 이래서 초반에 레벨 제한 낮은 좋은 무기가 그렇게 비싼 값에 거래됐나 싶기도 하고... ('극경도깨비봉', 일명 '극깹방'이 현금 수십만 원에 거래된다는 이야기가 실감나던 타이밍)

 

62레벨에 '사중공격'을 배웠지만, 별 차이는 없었다. 하늘의 기원 외우고 동동주 병나발 부는 과정을 반복할 뿐이다. '아니 그래도 기본 대미지가 3배에서 4배가 됐는데 이렇게 체감상 차이가 없나' 싶었지만, 그래 정말 별 차이 없더라. (물론 다시 삼중공격 걸고 싸우라면 못할 짓이긴 하지만)

 

그러다가 65레벨이 됐다. 검신검귀를 배우러 가면서도 그다지 큰 기대는 없었다. 32레벨에 배워서 레벨 30개를 올릴 동안 써먹었던 스킬도 한 단계 올라가봤자 체감상 별 차이가 없었는데, 이것도 별 차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나마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제물로 요구하는 아이템 수준이 제법 높다는 것.

 

기대치가 너무 낮았던 탓일까. 결과는 꽤나 신선했다. 일단 테스트를 해본 결과, 극악의 효율이었던 자호굴 솔플이 가능해졌다. 60레벨 즈음 불여우 잡던 것과 비슷한 속도감이었다. 칼질 한 방 할 때마다 몹 체력 게이지가 줄어드는 게 실시간으로 보일 정도. (물론 방어력은 별 차이 없고, 구자호 공격력이 너무 아파서 둘러싸이면 버티기 힘든 건 매한가지)

 

고무적인 성과에 기분이 좀 들떠서 전갈굴로 향했다. 신검합일 걸린 상태에서는 체감상 4~5방 이상 때려야 체력 게이지가 줄어드는 낌새가 보였었다. 그 속도가 반 이상 줄어들었다. 호오... 이것 봐라?

 

가뜩이나 둘러싸이면 힘든 상황이라 1 vs 1이 가능한 지형을 찾거나, 혼자 있는 놈을 노리는 등의 꼼수를 써야 하는 입장. 그래서 솔플은 좀 더 레벨이 올라야 가능하겠거니 했는데, 이거 하나 배운 걸로 차이가 확 느껴지니 겁대가... 아니 겁'머리'를 좀 상실했다.

 

그래도 역시 '성은은 망극하다'

공격력이 눈에 띄게 높아지니, 왕의 저주가 걸린 와중에도 자호 1~2마리 정도는 때려잡을 수 있게 됐다. 단, 자호와 친자호 한정. 구자호는 공격력이 너무 자비롭지 못하다. 그냥 맞아도 서현가재한테 맞을 때랑 비슷한 느낌. (경험치 3만8천 주는 놈이 10만 주는 놈과 공격력이 또이또이하게 느껴지는 언밸런스)

 

그냥 맞아도 아픈데 저주 걸리고 맞으면 답이 없겠다 싶어서, 구자호를 피해서 자호와 친자호만 몇 마리 잡고 다녔다. 그러다가 문득 현타가 왔다. 이게 무슨 짓인가 싶어서다.

 

듀얼 모니터를 이용해서 저주 걸린 시간에는 글을 쓰거나 딴짓하면서 쉬는 게 원래 계획이었다. 그런데 굳이 그 시간에 약한 놈 잡으러 가겠다고 아득바득 돌아다니는 스스로를 발견하니 헛짓거리라는 깨달음이 찾아왔다. 그래서 그냥 그만뒀다.

 

왕의 저주는 어차피 저주 해제 스킬로 풀 수도 없고, 그냥 지속시간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는 결론이 나왔다. 역시 성은이 망극할 노릇이다, 빌어먹을 부여왕놈. (당연히 고구려왕놈도 똑같은 놈이다.)

 

정말 검신검귀 덕분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어쨌거나 퀘스트 수행 속도가 빨라진 덕분에 이후로는 레벨업 속도가 빨라졌다. 금요일 저녁 60레벨로 시작했는데, 토요일인 어제 결국 70레벨까지 달성하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 와중에 운동도 다녀오고 일기도 쓰고 작업 중이던 글도 제법 진행시켰으니, 여러 모로 알찬 하루였다. 한 절반 정도는... 부여왕놈의 은총(?) 덕분이려나. 그래 뭐, 인정해주마.

 

70레벨에 흑령굴이라니, 도랏?

70레벨을 찍고 바로 끄자니 좀 아쉬워서, 새로 퀘스트를 하나 받아두자 싶었다. 대강 보아하니 10레벨마다 퀘스트 주는 몹 수준이 바뀌는 것 같았다. 즉, 70이 됐으니 기존과는 다른 퀘스트가 나올 거라는 이야기.

 

그래서 70레벨 후 대망의 첫 퀘스트는!? 

 

대망의 첫 퀘스트, 대(大) 망했다.
야이 식빵놈들아, 이게 맞냐? ㅋㅋㅋ 방금 전까지 10만짜리 잡다 온 놈한테? (출처 : G11님 티스토리 블로그)

 

진짜 그야말로 대(大) 망했다. 모 유명 영화에 나온 그 대사처럼, "첫 판부터 장난질" 같은 기분. 다른 건 둘째 치더라도 1차적으로 과거 '넥슨에서 공식으로 만든 던전 정보'에 따르면, 흑령굴은 75레벨 이상이 적정이다. (물론 전붕이는 75렙이 되도 저 던전에서 뛰어놀 수(?) 없다.)

 

그런데 시작부터 흑령굴 퀘를 주다니... 그 뒤로 몇 번이고 퀘스트를 갱신했지만, 자령, 지령, 주령, 사령 등이 번갈아가며 나오더라. 이건 정말 넥슨의 농간이 분명하다. 랜덤 퀘인 것도 억울한데, 최소한 레벨대에 맞는 퀘스트를 줘야지...

 

그나마 이제 자호 퀘스트가 안 나오는 건 다행이다. 몇 번이고 퀘스트를 갱신해봤지만, 이제는 최소가 가재 퀘스트였다. 한참을 고생한 끝에 결국 전갈장 퀘스트를 받아내고 게임을 종료했다.

 

레벨업에 속도가 붙으니 지난 주 왕창 깨박살났던 멘탈은 어느 정도 회복이 됐다. 좀 지나면 경험치 지옥에 시달릴 테니 또 현타가 오겠지만... 그때는 또 어떻게든 길이 있겠지... 아무튼 이제 환두대도 들기까지 5레벨 남았다.

 

75레벨에 환두대도 들고, 78레벨에 대력검신 스킬을 배우면 전갈굴 정도는 혼자 여유롭게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여우굴은 지루한 데다가 돈도 벌리지 않았고, 자호굴은 조금 덜 지루한 만큼 목숨을 걸어야 한다. (이게 다 구자호 때문이다.)

 

하지만 전갈굴이면 호박이라도 나올 테니 여우굴보다는 훨씬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일단 오늘 일기는 여기까지.

 

 

** 마무리 잡설 하나 **

암만 생각해도 전사는 억울할 일이 더 많은 직업 같은데... 난 이걸 왜 키우고 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 솔플 좋아하면 도적이나 주술사가 훨씬 효율적인데. 에라 모르겠다. 가슴이 시키니까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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