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tional Unvierse Idea]
사회/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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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지에 연재 중인 웹툰 <지옥사원>을 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뭐여, 이게."라는 표정으로 시작했지만…
하루가 미처 저물기도 전에 연재된 분량을 다 보고 말았습니다.
꽤 오래 전, JJO&캐러멜 작가님의 <남아돌아>를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나더군요.
한창 스토리에 몰입하던 중, 흥미로운 부분이 생겼습니다.
바로 '언어'에 대한 거였죠.
<지옥사원>이라는 제목처럼, 작품 내에는 '지옥'과 '악마'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지옥의 악마들이 공용어로 쓰는 '악마어'가 등장하죠.
보통 창작물에서 다뤄지는 '언어'란, 개념 상으로만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용어, 방언, 억양 등에 대한 서술이 흔히 다뤄지지만, 대개 그뿐이죠.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는 유창한 공용어로 말을 건넸다.
서남부 토박이 억양이 묻어있긴 했지만, 중후한 음색 덕분인지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자세히 귀 기울이지 않으면 도성에서 태어나 쭉 살아왔다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창작물에서 언어가 그다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몰입할 만큼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기 때문일까요?
메인 스토리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기 때문일까요?
흠… 애당초 스토리를 구상하면서 언어를 비중 있게 고려한 시도 자체가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혹은 하나의 '언어'를 구상하려면, 문자부터 시작해 기본적인 문법이나 관용어구 등 디테일한 과제가 계속 생겨나기 때문인지도 모르죠.
어설프게 하자니 안 하는 것만 못할 것 같고, 제대로 하자니 부수적인 요소(로 취급되는 것)에 너무 많은 코스트를 들이는 게 아닌가 싶은 계산일 수도 있겠습니다.
(써놓고 보니 이게 제일 그럴듯한 가설 같군요.)
언어는 인간 사회와 문화의 정체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국사와 근현대사 과목 교과서만 읽어봐도 그 중요성은 알 수 있으니까요.
언어와 관련해 꽤 철학적으로 다뤘던 예제들을 여럿 봤었는데…
막상 포스트 소재로 쓰려고 하니 잘 생각이 안 납니다. =_=;;
아무튼, '문자' 측면에서든, '언어' 측면에서든,
독창적인 설정을 만드는 데 있어 확실한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는 건 분명하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물론, 창작물 안에 들어가는 모든 대화를 '만들어진 언어'로 기록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랬다간 오히려 읽기가 더 불편하고 난해해져서 외면받기 쉽겠죠.
하지만 그저 '설정상으로만' 다루는 것보다는…
간단하게라도 언어에 관한 디테일한 설정을 만들어두는 게 좋을 듯합니다.
특정 종족 내에서 통용되는 인사말이나 구호 같은 것만 설정해줘도 좋겠죠.
위에 이미지로 언급했던 <뿌리깊은 나무>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이게 과연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작업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지옥사원>에서처럼 한글에 대응되는 문자 정도는 스스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합니다.
('일단 만들어놓으면 어디에라도 쓰게 된다'는 주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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