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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시작이 가장 어려운 법이죠. 무엇이 됐든.
일단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들이 해결되니까요.
안 그렇습니까?"
"......"
직접적으로 동의를 구하는 말. 하지만 상대 여인은 대답이 없다.
머쓱해질만도 하건만, 사내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답이 없을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가장 어려운 단계를 이미 해낸 겁니다.
앞으로도 어려운 일은 계속 생기겠지만, 장담컨대 지금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없을 거예요."
"......"
여인은 여전히 아무런 대꾸 없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느릿한 움직임으로 신중하게.
그 모습을 보던 사내는 한쪽 입꼬리만 살짝 올렸다가 내렸다.
웃음인지 비웃음인지, 판정을 내리기 애매한 표정.
"이게 얼마나 엄청난 일로 기록될지...... 기대되는군요."
"......떠들 시간에 일을 하나라도 더 해. 정말 기대가 된다면."
결국 한 마디를 뱉는다.
높낮이가 크지 않은 건조한 목소리.
사내 쪽으로는 시선조차 돌리지 않는다.
"예~ 예~ 어련하시겠습니까. 그냥 좀 쉬고 싶었을 뿐이라고요."
사내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하더니 여인의 맞은 편 테이블 앞으로 가 섰다.
얼핏 보기에도 뭔가 하다만 듯 늘어져 있는 테이블.
기지개를 켜듯 몸을 한 번 쭉 펼치더니, 테이블 위의 것들을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한다.
잘그락-
조용한 가운데 마주 선 둘은 말없이 각자의 작업에 몰두한다.
공간은 점점 더 조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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