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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
또렷하게 귓가에 남아있는 목소리가…
그 목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살았던 순간 순간들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 반 미터의 아이 ]
프롤로그. 에단, 추락하는 병사
“삶은 고통이오, 죽음은 해방이다.”
나는 곧 죽을 것이다.
방금 전 26층 아파트의 난간 너머로 몸을 날려야 했다.
가슴으로 총알을 받았지만, 아직 두 손엔 총검을 꼭 쥐고 있다.
시간은 아주 느리게 흐른다.
내 몸은 빌딩 외벽에서 멀어진다.
배수 파이프나 난간은 손을 뻗어도 닿지 않을 반 미터 너머에 있다.
추락을 거스르려는 어떤 저항도 포기하고 얼굴을 하늘로 향한 채 중력에 몸을 맡긴다.
그녀가 베란다에 머리를 내밀고 떨어지는 나를 내려다본다.
다행이다.
총알에 맞지 않았나 봐.
그녀를 구한 것 같다.
빚을 갚아 나가겠다 말했던 걸 충분히 하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면 이해해 줄 것 같다.
아니 그렇지도 않으려나?
냉정한 여자니까, 좀 계산해 보고 손해 봤다 할 수도 있겠다.
그녀의 얼굴이 조금씩 멀어진다.
아주 조금씩.
지난 한 달 동안 바로 옆에서 지켜보았던, 다시는 못 볼 얼굴이 점점 작아진다.
갸름한 얼굴에 내려다보느라 길게 흐트러진 머리카락, 그 모습에 엄마가 겹쳐진다.
사실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
또렷하게 귓가에 남아있는 목소리가… 그 목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살았던 순간 순간들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좋아, 거기서부터 시작해 보자.
▶ [세계관] 반 미터의 아이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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