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heme : Game _ 게임 이야기/최강의군단(Herowarz)

[최강의군단] 반 미터의 아이 - 프롤로그

728x90
반응형


사실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 

또렷하게 귓가에 남아있는 목소리가… 

그 목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살았던 순간 순간들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 반 미터의 아이 ]



프롤로그. 에단, 추락하는 병사



“삶은 고통이오, 죽음은 해방이다.”


는 곧 죽을 것이다. 


방금 전 26층 아파트의 난간 너머로 몸을 날려야 했다. 

가슴으로 총알을 받았지만, 아직 두 손엔 총검을 꼭 쥐고 있다. 


시간은 아주 느리게 흐른다. 
내 몸은 빌딩 외벽에서 멀어진다. 

배수 파이프나 난간은 손을 뻗어도 닿지 않을 반 미터 너머에 있다. 


추락을 거스르려는 어떤 저항도 포기하고 얼굴을 하늘로 향한 채 중력에 몸을 맡긴다.  

그녀가 베란다에 머리를 내밀고 떨어지는 나를 내려다본다. 

다행이다. 

총알에 맞지 않았나 봐. 


그녀를 구한 것 같다. 

빚을 갚아 나가겠다 말했던 걸 충분히 하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면 이해해 줄 것 같다. 

아니 그렇지도 않으려나? 

냉정한 여자니까, 좀 계산해 보고 손해 봤다 할 수도 있겠다. 

그녀의 얼굴이 조금씩 멀어진다. 

아주 조금씩. 

지난 한 달 동안 바로 옆에서 지켜보았던, 다시는 못 볼 얼굴이 점점 작아진다. 


갸름한 얼굴에 내려다보느라 길게 흐트러진 머리카락, 그 모습에 엄마가 겹쳐진다. 

사실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 

또렷하게 귓가에 남아있는 목소리가… 그 목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살았던 순간 순간들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좋아, 거기서부터 시작해 보자.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