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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9) 피오나가 뒤늦게 싸움을 말리지만 이 다혈질 녀석은 자꾸 빗나가는 주먹에 열이 받아 승부욕에 취해 있다. 눈빛이 이글이글 타오른다. 이미 피오나로 인해 서점 내부는 엉망이었지만 책이 다 타버리는 건 기분이 나쁘다. [ 까마귀의 고해 ] 1부 4장 소멸 셔터가 와지끈 터져 나간다. 정문이 몽땅 날아가고 바닥에 불길이 치솟는다. 그을음 사이로 붉은 갈기머리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갈가마귀이이!” 남자가 이를 악물고 소리 지른다. 그는 대답 없이 몸을 돌려 피오나를 쳐다본다. 피오나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하미레즈는 그녀의 목에 흐르는 피를 발견하고 폭발한다. “피오나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이 사악한 놈!” 하미레즈의 양손에서 불길이 펑-하고 터져 오른다. 저 주먹에 맞으면 고통을 느끼기도 전에 화염에 ..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8) ‘겨우 이 정도의 피를 보고도 진정을 못 하는군. 십 년 넘게 노력한 것이 모두 허사였던 건가.’ 절망적이다. 갈가마귀는 언젠가 악귀가 될 것이다. [ 까마귀의 고해 ] 1부 3장 발각 (2) 그는 몸을 180도 회전시킨다. 피오나의 팔 그림자를 꺾어 통화 중이던 휴대폰을 휙 날려버린다. 책장 방향으로 날아가던 휴대폰이 다시 피오나의 손으로 돌아온다. 그녀의 눈이 녹색으로 빛난다. 그 틈을 타 케이를 안고 셔터 쪽을 향해 달린다. 몸을 낮춰 빠져나갈 생각이었는데 셔터가 쿵 하고 땅에 박힌다. 건장한 남자 직원이 힘껏 끌어내리는 것보다 더 세게. 뒷문 쪽으로 방향을 바꿔서 뛰는데 책장에 꽂혀있던 책들이 우수수 쏟아져 내린다. 묵직한 책의 모서리가 그를 때린다. 어딜. 도망?. 뒷문. 있나. “어딜 도망가는..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7) 아침이 되면 저 새도 나를 버리고 떠나가리, 나의 희망들이 그렇게 날아갔듯이 - 애드거 앨런 포 [ 까마귀의 고해 ] 1부 3장 발각 (1) “아이, 간지러요오-” 그는 서점으로 돌아와 그녀의 재킷 안주머니와 모자챙에 숨겨 둔 알약을 하나하나 찾아 꺼낸다. “직접 꺼내라고 할 때 모두 꺼냈어야지. 얘기했잖아, 이거 여섯 알이…” “한 사람 살린다구요. 아깐 일곱 알이라더니. 와, 성자 나셨네.” 더 이상 남은 약이 없는 걸 확인하고서는 그녀에게 당부한다. “아무에게도 내 얘길 하면 안 돼.”“말하면요?” 여자애는 가볍게 웃으며 말을 받아친다. “널 죽여야지.” 그는 진심으로 말한다. 분위기가 일변한다. 그는 여자애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그의 눈동자의 흰 자가 조금 검어진다. “알았어요.” 기가 죽..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6) [ 까마귀의 고해 ] 1부 2장 둥지 (2) 사람의 움직임은 없다. “주께서 꿈으로 나를 놀라게 하시고 환상으로 나를 두렵게 하시나이다.“ 떠오르는 어구를 중얼거리며 백팩을 들어 등에 멘다. 몸을 일으키면서 원인을 찾아낸다. 진열대의 그림자가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 있는데 그중 하나가 왜곡되어 있다. ‘지진과 함께 나오는 그 그림자 괴물들일까?’ 고민한다. ‘여기서 그림자들과 시끄럽게 싸울 수는 없지.’ 그게 뭐든 일단 피하기로 결심한다. 창으로 가지 않고 옆쪽 레인을 통해 빙 돌아가는데 ‘딱’ 하는 작은 소리가 들린다. 발걸음이 멈춘다. 생각한다. 발소리는 아니다. 그보다 더 작다. 벌레? 어디서 많이 들었던 소린데. 껌이다. 껌 씹는 소리. 동시에 달큰한 과일 향이 살랑 코로 들어온다. 그가 이미 알..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5) 위엄 넘치는 갈가마귀. 조금도 경의를 표하지 않고 잠시도 멈추거나 주저치 않고 - 에드거 앨런 포 [ 까마귀의 고해 ] 1부 2장 둥지 (1) 직원들이 퇴근한 후 그는 책의 숲을 천천히 산책한다. 책의 냄새는 모두 다르다. 두꺼운 사전과 얇은 잡지는 가장 특별하다. 신간 진열대에 올려져 있는 새 책의 냄새는 막 찍은 잉크의 잔잔한 냄새와 신선한 종이의 냄새가 난다. 몇 달에 한 번 정도의 선택을 받는 장르 코너의 책에서는 약간의 습기와 부드러운 종이의 냄새가 있다. 그는 서점 일을 좋아했다. 이 일만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 말을 자주 중얼거린다. 오늘처럼 까마귀가 날아야 할 때는 특히. 실제 일은 따로 있다. 서점의 벽시계가 뻐꾹-하며 10시를 알린다. 그는 손목시계를 차지 않는다. 손목에 드리우..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4) 껌 씹는 소리가 끊겨서 그 애를 보니 눈이 그림자를 향해 있다. 입을 살짝 벌린 채. 연보라색 껌 덩어리가 혀에 살짝 보인다. 깜짝 놀라 조작하던 걸 풀자 그녀가 잠시 후 다시 껌을 씹기 시작한다. 눈빛에 호기심이 어려 있다. [ 까마귀의 고해 ] 1부 1장 고해 (4) ‘까마귀의 둥지’ 바로 맞은편에 있는 아폴로 주식회사의 70층 건물을 올려다본다. 원래 주기율표에 따르면 크립톤이어야 하는데. 회사 내부에서 슈퍼맨에 대한 특혜니 어쩌니 하는 다툼을 벌이더니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원칙을 정하고 필요하면 예외를 만들고. 결국, 지들 마음대로인 거지. 오예. 신간이야. 신 나. 오늘. 오후. 이걸로. 혼자. 문을. 잠그고. 보면. 신간 코너에서 책을 뒤적이는 피오나의 생각을 들으면서 한참 재미있어하고 있..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3) S가 죽고 나서 그는 잠적했다. 회사에서 그를 찾기 위해 능력자들을 풀었다. 그림자를 다루는 기술은 희귀했다. 그런데 희귀한 거보다 너무 위험한 능력이라는 게 문제였다. [ 까마귀의 고해 ] 1부 1장 고해 (3) ‘까마귀의 둥지’ 라는 간판이 붙은 서점 앞에 서서 안을 들여다본다. 그는 딱히 출근하지 않아도 상관없었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되곤 했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가 서점 구석에 있는 운영팀 의자에 앉아 사람들을 관찰한다. 직원들은 그가 나오는 걸 싫어한다. 사실 그의 모든 걸 좋아하지 않는다. 번화가에 있는 제법 큰 서점의 사장이 지저분한 경차를 모는 것을 경멸했고, 그가 가끔 성서를 인용하는 것도 질색했다. 한 달 전부터 일하기 시작한 당돌한 알바생이 특..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2) 물방울과 함께 짙은 그림자가 흘러내린다. 그는 그 그림자들을 톡 톡 튕겨 올린다. 조그만 콩알들을 가지고 놀듯이, 상대를 향한 거대한 분노가 흘러넘치지 않도록. [ 까마귀의 고해 ] 1부 1장 고해 (2) 기어를 뒤로 넣고 액셀을 밟으려는 순간 갑자기 땅이 흔들린다. 한 달 전부터 지진을 동반해서 그림자들이 꾸물꾸물 출현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그림자 능력자인 그가 힘을 쓰지 않아도 그림자가 꿀렁거리는 건 그에게 기분 나쁜 일이다. ‘내 능력과 관계가 있는 걸까?’ 그는 잠시 생각해 본다. 뉴스에서 그림자 괴물이 사람을 잡아먹었다는 소식을 꾸준히 보도하고 있다. 지상에 나타난 그림자들은 M을 대표로 하는 통제 능력자들이 붙잡아 놓은 공왕류들을 이용해서 소탕하거나, 불과 바람 같은 자연계 능력자들이 청소해..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1) 그러고도 갈가마귀는 날아가지 않고 여전히 앉아 있었네. 나의 침실문 바로 위 창백한 흉상 위에 여전히 앉아 있었네. 두 눈에 꿈꾸는 악마의 온갖 표정을 담고… - 에드거 앨런 포 [ 까마귀의 고해 ] 1부 1장 고해 (1) “용서하소서. 저는 분노했습니다. 예의 없는 청년들에게, 스스로의 일을 다 하지 않는 이들을 죽이고 싶어 했습니다. 그리고 질투했습니다. 젊은 여자들에게 다가가는 그들의 남자들을 미워했습니다. 또한, 관음 했습니다. 치마 아래의 다리에, 그 안의 엉덩이를 상상했습니다. 저는 죄를 저질렀습니…” “이보쇼. 그래서 뭘 했다는 거요?” 신부는 기어코 말을 끊는다. “음, 방금 말씀드렸는데요. 화내고 질투하고 쳐다보고…”“소리를 질렀소? 그들을 때리거나 만졌소?” “아뇨, 그냥 머릿속으로 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