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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군단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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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2부 (3) “남자가 일을 저질렀으면 책임을 져야 하니까.” “책임? 무슨 일?” 케이의 얼굴이 빨개졌다. 화가 난 건지 부끄러운 건지, 그로서는 사춘기의 여자애들을 알 수가 없다. “사람이 뭐 그 모양이야!” [ 까마귀의 고해 ] 2부 3장 검고 푸른 말 “이에엑!” 케이의 비명이 동굴에 메아리친다. 그는 튕겨 오르듯 침대에서 일어나 싸울 자세를 취한다. 피곤함에 절어 시력이 금방 돌아오지 않는다. 시야가 흐리다. 시트로 몸을 감싼 케이만 보인다. “뭐지?” “여자애가…” “여자애?” “응. 침대에서 같이 자고 있었어.” “여자애가?” “응.” “여자애는 너잖아.” “아냐. 좀 더 어린 애였는데.” 그는 동굴을 살폈다.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 봤지만 막혀있다. “잘못 봤겠지. 꿈이라도 꾼 거 아냐?” “그런가. 꿈이..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2부 (2) “아이고. 어떻게 된 곳이 이래.” “여기 들어오는 너희는 온갖 희망을 버릴지어다.” “그것도 성경 말씀인가요?” “단테의 신곡이야.” “가지가지 하시네요.” [ 까마귀의 고해 ] 2부 2장 표류 “해변은 아직 멀었어요? 배고파 죽겠어요.” “그만 좀 징징대. 말하면 더 배고파져.” “자꾸 같은 장소를 돌고 있는 것 같은데? 개 코로 냄새 좀 맡아봐요.” “그게. 이상한 냄새가 나서…” 오후 내내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 때문에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동물 사체의 썩은 악취 같기도 하고 암모니아 특유의 톡 쏘는 느낌도 있다. 어쨌든 여기서 헤매다간 바위 사이에서 시체가 될 게 뻔하니 처음 잡은 방향을 고집해서 걷는다. 그래도 지면은 점점 안정되고 있어 흐르는 바위에 끼어 죽을 염려는 없어졌다. ..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2부 (1) 어둠 속 깊숙이 뚫어보면서 오랫동안 나는 거기 서 있었지. 이상히 여기며, 두려워하며, 의심하며, 전엔 감히 꿈꾸지 못한 이 세상 것이 아닌 것을 꿈꾸면서. - 에드거 앨런 포 [까마귀의 고해] 2부 1장 지옥에서의 첫째 날 케이는 반쯤 괴물이 된 까마귀를 안고 검은 공간을 흐른다. 얼마나 높이 떠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암흑이다. 그녀는 떨어지지 않기 위해 그를 꼭 붙잡는다. 그도 그녀를 붙잡지만 사뭇 다르다. 벌려진 입에서 침이 흐르고 거친 손길이 욕망을 향해 움직인다. 케이의 어깨끈을 찢어 내리고 허리를 강하게 당긴다. 그녀는 아픔에 신음한다. 다른 손이 허벅지를 따라 움직이다 그녀의 가장 부드러운 살에 손가락이 파고든다. 케이는 당황해서 그를 밀어내려 하지만 까마귀는 ..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9) 피오나가 뒤늦게 싸움을 말리지만 이 다혈질 녀석은 자꾸 빗나가는 주먹에 열이 받아 승부욕에 취해 있다. 눈빛이 이글이글 타오른다. 이미 피오나로 인해 서점 내부는 엉망이었지만 책이 다 타버리는 건 기분이 나쁘다. [ 까마귀의 고해 ] 1부 4장 소멸 셔터가 와지끈 터져 나간다. 정문이 몽땅 날아가고 바닥에 불길이 치솟는다. 그을음 사이로 붉은 갈기머리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갈가마귀이이!” 남자가 이를 악물고 소리 지른다. 그는 대답 없이 몸을 돌려 피오나를 쳐다본다. 피오나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하미레즈는 그녀의 목에 흐르는 피를 발견하고 폭발한다. “피오나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이 사악한 놈!” 하미레즈의 양손에서 불길이 펑-하고 터져 오른다. 저 주먹에 맞으면 고통을 느끼기도 전에 화염에 ..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8) ‘겨우 이 정도의 피를 보고도 진정을 못 하는군. 십 년 넘게 노력한 것이 모두 허사였던 건가.’ 절망적이다. 갈가마귀는 언젠가 악귀가 될 것이다. [ 까마귀의 고해 ] 1부 3장 발각 (2) 그는 몸을 180도 회전시킨다. 피오나의 팔 그림자를 꺾어 통화 중이던 휴대폰을 휙 날려버린다. 책장 방향으로 날아가던 휴대폰이 다시 피오나의 손으로 돌아온다. 그녀의 눈이 녹색으로 빛난다. 그 틈을 타 케이를 안고 셔터 쪽을 향해 달린다. 몸을 낮춰 빠져나갈 생각이었는데 셔터가 쿵 하고 땅에 박힌다. 건장한 남자 직원이 힘껏 끌어내리는 것보다 더 세게. 뒷문 쪽으로 방향을 바꿔서 뛰는데 책장에 꽂혀있던 책들이 우수수 쏟아져 내린다. 묵직한 책의 모서리가 그를 때린다. 어딜. 도망?. 뒷문. 있나. “어딜 도망가는..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7) 아침이 되면 저 새도 나를 버리고 떠나가리, 나의 희망들이 그렇게 날아갔듯이 - 애드거 앨런 포 [ 까마귀의 고해 ] 1부 3장 발각 (1) “아이, 간지러요오-” 그는 서점으로 돌아와 그녀의 재킷 안주머니와 모자챙에 숨겨 둔 알약을 하나하나 찾아 꺼낸다. “직접 꺼내라고 할 때 모두 꺼냈어야지. 얘기했잖아, 이거 여섯 알이…” “한 사람 살린다구요. 아깐 일곱 알이라더니. 와, 성자 나셨네.” 더 이상 남은 약이 없는 걸 확인하고서는 그녀에게 당부한다. “아무에게도 내 얘길 하면 안 돼.”“말하면요?” 여자애는 가볍게 웃으며 말을 받아친다. “널 죽여야지.” 그는 진심으로 말한다. 분위기가 일변한다. 그는 여자애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그의 눈동자의 흰 자가 조금 검어진다. “알았어요.” 기가 죽..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6) [ 까마귀의 고해 ] 1부 2장 둥지 (2) 사람의 움직임은 없다. “주께서 꿈으로 나를 놀라게 하시고 환상으로 나를 두렵게 하시나이다.“ 떠오르는 어구를 중얼거리며 백팩을 들어 등에 멘다. 몸을 일으키면서 원인을 찾아낸다. 진열대의 그림자가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 있는데 그중 하나가 왜곡되어 있다. ‘지진과 함께 나오는 그 그림자 괴물들일까?’ 고민한다. ‘여기서 그림자들과 시끄럽게 싸울 수는 없지.’ 그게 뭐든 일단 피하기로 결심한다. 창으로 가지 않고 옆쪽 레인을 통해 빙 돌아가는데 ‘딱’ 하는 작은 소리가 들린다. 발걸음이 멈춘다. 생각한다. 발소리는 아니다. 그보다 더 작다. 벌레? 어디서 많이 들었던 소린데. 껌이다. 껌 씹는 소리. 동시에 달큰한 과일 향이 살랑 코로 들어온다. 그가 이미 알..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5) 위엄 넘치는 갈가마귀. 조금도 경의를 표하지 않고 잠시도 멈추거나 주저치 않고 - 에드거 앨런 포 [ 까마귀의 고해 ] 1부 2장 둥지 (1) 직원들이 퇴근한 후 그는 책의 숲을 천천히 산책한다. 책의 냄새는 모두 다르다. 두꺼운 사전과 얇은 잡지는 가장 특별하다. 신간 진열대에 올려져 있는 새 책의 냄새는 막 찍은 잉크의 잔잔한 냄새와 신선한 종이의 냄새가 난다. 몇 달에 한 번 정도의 선택을 받는 장르 코너의 책에서는 약간의 습기와 부드러운 종이의 냄새가 있다. 그는 서점 일을 좋아했다. 이 일만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 말을 자주 중얼거린다. 오늘처럼 까마귀가 날아야 할 때는 특히. 실제 일은 따로 있다. 서점의 벽시계가 뻐꾹-하며 10시를 알린다. 그는 손목시계를 차지 않는다. 손목에 드리우..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4) 껌 씹는 소리가 끊겨서 그 애를 보니 눈이 그림자를 향해 있다. 입을 살짝 벌린 채. 연보라색 껌 덩어리가 혀에 살짝 보인다. 깜짝 놀라 조작하던 걸 풀자 그녀가 잠시 후 다시 껌을 씹기 시작한다. 눈빛에 호기심이 어려 있다. [ 까마귀의 고해 ] 1부 1장 고해 (4) ‘까마귀의 둥지’ 바로 맞은편에 있는 아폴로 주식회사의 70층 건물을 올려다본다. 원래 주기율표에 따르면 크립톤이어야 하는데. 회사 내부에서 슈퍼맨에 대한 특혜니 어쩌니 하는 다툼을 벌이더니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원칙을 정하고 필요하면 예외를 만들고. 결국, 지들 마음대로인 거지. 오예. 신간이야. 신 나. 오늘. 오후. 이걸로. 혼자. 문을. 잠그고. 보면. 신간 코너에서 책을 뒤적이는 피오나의 생각을 들으면서 한참 재미있어하고 있.. 더보기
[최강의군단] 까마귀의 고해 1부 (3) S가 죽고 나서 그는 잠적했다. 회사에서 그를 찾기 위해 능력자들을 풀었다. 그림자를 다루는 기술은 희귀했다. 그런데 희귀한 거보다 너무 위험한 능력이라는 게 문제였다. [ 까마귀의 고해 ] 1부 1장 고해 (3) ‘까마귀의 둥지’ 라는 간판이 붙은 서점 앞에 서서 안을 들여다본다. 그는 딱히 출근하지 않아도 상관없었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되곤 했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가 서점 구석에 있는 운영팀 의자에 앉아 사람들을 관찰한다. 직원들은 그가 나오는 걸 싫어한다. 사실 그의 모든 걸 좋아하지 않는다. 번화가에 있는 제법 큰 서점의 사장이 지저분한 경차를 모는 것을 경멸했고, 그가 가끔 성서를 인용하는 것도 질색했다. 한 달 전부터 일하기 시작한 당돌한 알바생이 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