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미리어드 썸네일형 리스트형 728x90 반응형 [최강의군단] 영원의 숲 - 신록의 여신 (7) “시대가 바뀌고 있거든요. 당신은 이 숲만 바라보고 있으니 알 리가 없죠. 바르바토스가 죽었어요." - 뭐라고? 나도 모르게 숲의 목소리를 낸다. 나뭇잎이 푸드득 떨어져 흩어지고 새들이 날아오른다. “뭐라고? 그가 죽을 리가 없잖아.” [ 영원의 숲 ] 신록의 여신 (7) |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저 멀리서 바람이 불어온다. 이 바람은 자연스럽지 않다. 봄의 산들바람도 여름의 폭풍을 알리는 습기 가득한 바람도 겨울의 북풍과도 다르다. 그런 것들보다는 작고 매우 빠르다. 그가 달려온다. 신들의 전령. 우리들 중 누군가에게 소식이 필요할 때 나타나는 자. 우리들에게 좋은 소식이란 없으니. 항상, 슬프고 힘든 이야기를 가지고 달려오는 에르메스. 힘겹게 피어나는 나무의 눈을 매섭게 말려 죽이는 초봄의 날카.. 더보기 [최강의군단] 영원의 숲 - 신록의 여신 (6) 에르메스. 또 다른 신. 혹은 신들의 전령. 그를 불러 부탁한다. 그는 바람처럼 뛰어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진다. 남자가 숲으로 돌아온다. 신의 전령이 일을 잘했는지는 알 수 없다. 남자의 안색은 까맣다. [ 영원의 숲 ] 신록의 여신 (6) | 깍지 낀 손 2 계절이 수차례 지나간 봄의 숲에 또 다른 여자가 들어온다. 눈이 먼 여자가 숲에 들어올 때쯤의 나이. 나는 고민했지만 지치고 상처 입은 모습에 어쩔 수 없이 길을 열어준다. 부부는 그녀를 발견하고 통나무 집에 옮겨 먹이고 치료한다. 봄이 끝나고 사계절 중 해가 가장 길어질 무렵, 남자는 더 젊은 여자의 손을 잡고 한밤중에 숲을 떠난다. 난 막지 않는다. 혼자 남은 장님 여인은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구슬프게 눈물을 흘린다. “여신님. 그이는 어디 .. 더보기 [최강의군단] 영원의 숲 - 신록의 여신 (5) “…당신은 무척 아름답구료. 마치 여신처럼.” “그러는 당신은 누구신가요?” “나도 도망쳐 왔소. 잘못을 좀 저질렀지. 여기 집이 있구료. 이곳에서 추위를 좀 피하겠소?” “그러시군요. 저는… 음…” “눈이 안 보이는군. 내가 안내하지.” [ 영원의 숲 ] 신록의 여신 (5) | 깍지 낀 손 - 여인은 보이지 않는 눈으로 눈물을 흘린다. 눈물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숲도 함께 슬픔에 잠겼다. 한 사내가 도망치듯 숲으로 급히 뛰어들어온다. 나는 숲을 흔들어 겁을 줘 봤지만 소용이 없다. 그에게는 움직이는 나무들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는 듯하다. 허리춤에 있는 단도를 보고 그를 위한 길은 트지 않는다. 한동안 헤매다가 나가도록. 또 다른 여인이 반대편 경계로부터 들어온다. 그녀는 들어오는 내내 여기저기 부딪혀 .. 더보기 [최강의군단] 영원의 숲 - 신록의 여신 (4) 나는 숲에서 태어났다. 세상에 눈을 떠 처음 숲의 천장을 보았고, 전나무 언덕에서 두 팔을 떼고 걸었다. 비록 세상 전부를 얻었지만, 나의 안식은 오직 그곳에서만 가능하리라. [ 영원의 숲 ] 신록의 여신 (4) | 나는 왕이로소이다 마른 숲에 눈이 걷히고 대지에는 새싹이 돋아난다. 눈과 비를 맞을 때 마다 통나무집은 조금씩 낡아간다. 남자가 떠나고 세 번째 가을을 맞을 즈음, 한 무리의 사내들이 숲의 경계에서 낙엽을 바스락거리며 비틀어 밟고는 소리지른다. “숲의 여신이시여-” 나는 그에 대한 대답으로 나뭇잎들을 일순간 흔들어 온 사방에서 말을 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우수수거리고 사박거리고 웅웅거리고. 그들이 나에게 경외심을 갖도록 한다. “왕의 유언입니다.” 한 사내가 겁에 질려 창을 내.. 더보기 [최강의군단] 영원의 숲 - 신록의 여신 (3) - 또다시 떠나려 하는구나.이곳에서 사는 게 행복하지 않더냐. 남자는 우뚝 서서 고민을 하더니 말한다. “다시 돌아올 겁니다. 아들들이 잃어버린 땅을 되찾고 나면요.” - 행운을 빈다. “하하. 여신님이 누군가에게 빌다니요.” [ 영원의 숲 ] 신록의 여신 (3) |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이가 제법 많은 듯 보였지만 어깨가 떡 벌어지고 아직은 허리도 꼿꼿한 장년의 남자가 숲의 경계에 서서 깊이 숨을 들이켠다. “숲이여! 내가 돌아왔노라! 이 나무들, 풀의 색깔도. 모두 생생하구나. 어쩌면 이리도 변하지 않는지!” 나는 그가 걸어오는 걸 본다. 환영하는 듯이 나뭇가지를 열어 문을 만든다. 그는 숲을 똑바로 걸어 들어와 그가 살았던 오두막을 둘러본다. “아. 떠났을 때 그대로 남아있었네.” 남자는 탄식을 한다.. 더보기 [최강의군단] 영원의 숲 - 신록의 여신 (2) 청년은 눈을 위로 뜨고 잠시 생각하다가 어머니의 무덤을 바라본다. 얼굴엔 굳은 의지가 가득하다. “언젠가 제가 할 일이 끝나면 다시 돌아올게요. 제가 세상에서 불릴 이름은 필론이래요.” - 필론. “여신님의 이름은 뭐에요?” - 미리어드. [ 영원의 숲 ] 신록의 여신 (2) | 나는 왕이로소이다 청년은 무덤에 꽃을 뿌린다. 눈물은 벌써 말랐고 등에는 조잡한 천으로 만든 봇 짐을 두르고 있다. “신록의 여신님이시여.” 청년은 고개를 들어 나를 부른다. - 아이야. 떠날 생각이로구나. “네. 할 일이 많거든요. 왕이 되어야 해요."- 그냥 여기서 지내면 어떻겠니? 청년은 눈을 위로 뜨고 잠시 생각하다가 어머니의 무덤을 바라본다. 얼굴엔 굳은 의지가 가득하다. “언젠가 제가 할 일이 끝나면 다시 돌아올게요... 더보기 [최강의군단] 영원의 숲 - 신록의 여신 (1) “전 이 숲이 좋아요. 어머니.” 한 번이지만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아본다. “그런 얘기 하지 마라. 넌 왕이 될 운명을 타고난 아이야.” “알아요. 꼭 그렇게 될 거에요.” [ 영원의 숲 ] 신록의 여신 (1) | 나는 왕이로소이다 한 여자가 급히 숲으로 뛰어들어온다. 이곳에 대한 겁이나 주저함이 없어 오히려 내가 당황한 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한다. 여자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몸 여기저기에 피를 흘리고 있다. 어떻게 되돌려 보내지- 했는데, 품이 큰 옷자락 사이로 드러나 보이는 불룩한 배를 본다. 어쩔 수 없이 나뭇가지를 움직여 숲의 길을 열어준다. 여자는 배를 쓰다듬으며 높다란 느티나무에 기대 숨을 고른다. 금세 숲 경계에서 쇳소리와 함께 고함이 들린다. 만삭의 여자는 깜짝 놀라 고개를 두..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