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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Room _ 창작 작업

[오버히트] 대륙과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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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원화를 보니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넷게임즈 개발, 넥슨 퍼블리싱의 모바일 수집형 RPG <오버히트>. (모 기사를 보니 멀티 히어로 RPG라고 불러주길 바란다더군요.)


장르는 퓨전 판타지로 분류하면 될듯합니다. 


중세 판타지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검과 마법, 동양 판타지 또는 무협 장르에서 다뤄지는 무(武)와 같은 소재, 총기 및 메카닉 요소로 대표되는 기계 문명 등이 혼재돼 있는 세계관이죠.


앞으로 몇 편의 글을 통해 <오버히트>에서 다루고 있는 세계관과 각종 설정들에 대해 기록하고, 그에 대한 소감이나 기타 잡다한 생각들을 남겨볼까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배경이 되는 세계관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스카디… 굳…


<오버히트>의 배경은 그랑버스라는 이름의 대륙입니다. 가상의 대륙을 창조하는 건 판타지 세계관을 채택한 창작에서 기본 중의 기본. 그리고 보통 그 대륙 안에 몇 개의 국가들이 등장하곤 하죠.


<오버히트>의 경우, 하릴포이란 / 그라인츠 / 어스마니아 라는 이름의 국가가 등장합니다. 


판타지에서는 보통 제국, 왕국, 성국과 같은 식으로 대립 구도를 만들곤 하는데, 그런 진부함의 끝판왕 같은 설정에서는 벗어난 모습입니다. 일단 겉으로 보기에는 말이죠.


▲ 중세 판타지에 가장 근접한 국가 하릴포이란. (출처 : 게임 로딩 화면 캡처)


하릴포이란은 중세 판타지 콘셉트를 채택한 작품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국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 곳에도 내부적으로 들어가면 공주가 '하프'(혼혈) 출신이라는 등 복잡한 이야기가 있긴 합니다. 

개인의 경험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저는 이 부분이 좀 독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왕족들은 혈통을 무척 중요시한다는 설정이 많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혼혈 태생은 아예 등장하지 않거나, 왕족으로 인정 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그려지곤 하는 게 일반적이죠.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하릴포이란의 공주인 오필리아 역시 왕족으로서의 입지가 탄탄하지 못하다는 설정이 나옵니다. 

아마 오필리아가 최후의 원정대에 속해있는 것도,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원정대에 합류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직 오필리아의 에피소드를 획득하지 못한 상황이라 예측만 하고 있을 뿐이죠. 

그런 점에서 보면 통상적인 공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기도 하군요.


아무튼, 하릴포이란은 외적 콘셉트만 놓고 봤을 때는 특별히 언급할 만한 내용이 없는 아주 보편적인 국가라 하겠습니다.


▲ 스팀펑크 장르에 어울리는 국가 그라인츠. (출처 : 게임 로딩 화면 캡처)


두 번째는 일명 '기계 공화국' 그라인츠입니다. 

하지만 역시, 설정만 놓고 보면 그리 특이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판타지 장르에 과학과 기계 문명이 접목된 것도 꽤 오래 전 일이거든요.


과학과 마법이 서로 대립하는 세력을 이루고 있다는 설정상 구도도 그리 참신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랑버스 대륙의 무역을 휘어잡고 있다는 설정에는 한 번쯤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지금껏 제가 봐왔던 판타지 세계관을 보면, 기계 문명을 발달시킨 국가 또는 집단들은 대개 전투나 살상에 포커싱된 사례가 많았습니다. 

총기나 전차와 같이 화약을 다루는 병기 쪽으로 치중함으로써 군사강국으로 묘사되는 식이죠.

<오버히트>의 그라인츠 역시 전투용 병기를 연구하는 집단이 있긴 합니다만, 대외적으로는 무역에서의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설정을 보여준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국가적인 위상도 위상이지만,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일종의 영향력과 공헌도를 확보한 셈이니까요.


▲ 영토는 가장 넓지만 이상하게 쩌리(?)로 느껴지는 어스마니아. (출처 : 게임 로딩 화면 캡처)


어스마니아는 제가 <오버히트>의 세계관을 들여다 보는 동안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던 설정의 국가입니다. 

대륙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영토를 가지고 있다는데 하릴포이란이나 그라인츠에 비해 강국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거든요. 


보통 영토의 크기는 국력을 상징하는 게 일반적이라는 일종의 편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긴… 판타지에서도 '땅은 넓지만 척박한 지형이 대부분'이라는 식으로 설정된 국가가 등장하기도 하니, 완전히 낯선 설정은 아니겠군요.


게임 내 캐릭터 중 하나인 '앗슈'의 에피소드를 보면, 어스마니아 출신으로 하릴포이란에 넘어와 기사단장 자리까지 올라왔다는 설정을 볼 수 있습니다.

'왜 멀쩡한 출신국을 두고 남의 나라에 가서 봉직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가… 한때 현실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다는 걸 떠올리고는 금세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냥 자기네 동네(?)에 뭔가 문제가 있었다거나 했을 수도 있다는 거죠.


설정상 어스마니아는 '소수 부족들의 연합'으로 묘사됩니다. 판타지 세계관에서 한 군데씩은 단골처럼 등장하곤 하는 '국가 연합'이라든가 '연방'의 응용 모델이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짤막하게나마 배경 스토리를 다뤄놓은 것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스토리 구성과 전달 방법(스토리텔링)을 중요하게 여기는 저로서는, 게임 플레이에 대한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는 좋은 미끼였습니다. 

이 글도 결국 그것 때문에 쓰고 있는 거니까요.


다만, 쓰면서 생각해보니 공개돼 있는 배경 스토리는 너무 요약돼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의 개요는 만들어져 있지만, 구체적인 부분은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있는 느낌이죠. 

바로 그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의문이 피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도 옆에서 자동전투를 돌려놓고 틈틈이 영웅합성이나 뽑기를 하며 글을 쓰고 있다 보니, 잊을만 하면 새로운 의문이 생겼다가 해결되는 짓거리(?)가 로테이션으로 돌고 있네요.


예를 들자면 이런 의문들입니다.


1. 생명의 원천이자 대륙의 심장이라는 설정의 '크리스탈'은 대체 어디서 왔는가?

2. 그랑버스 대륙이 '죽어가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크리스탈이 파괴됐기 때문인가?

3. '이계의 힘', '이계의 편린' 등에서 말하는 '이계'는 어떤 설정을 가지고 있는가?

4. 그랑버스 대륙에 국가들이 세워지게 된 구체적인 배경 스토리는 무엇인가? 

5. 세 개 국가는 지금처럼 온화한 상태로만 있었는가? 서로 다투거나 대립한 역사는 없는가?

6. '미지의 땅'은 본질적으로 무엇이며, 왜 미지로 남게 됐는가?


물론 이밖에도 실제 게임을 진행하다 나오는 컷씬들을 보면 추가로 품게 되는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 모든 것들이 아직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걸 보면, 전체적인 얼개만 그려놓은 상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뒤 세부적인 설정들을 채워나가는 중이라는 가설이 타당해집니다. 

뭐…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게임들이 부지기수이니까요. (늘 비주류 취급 받는 설정덕후의 삶이란… T.T)


그건 그렇고, 왜 스토리 컷씬 같은 거 다시 보는 기능은 없는 걸까요… 다시 보고 싶은 거 진짜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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