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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Room _ 창작 작업

[설정] 판타지 사회 구조 (2) - 공동체 사회, 통합 사회, 네트워크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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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 사회나 부족 사회를 이야기하면서, 그 다음으로는 제국이나 왕국, 공국 같은 국가 제도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건 좀 더 미뤄두기로 했다. 뻔한 내용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보다 더 끌리는 포인트가 생겼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좀 다른 의미로 '사회 구조'라는 개념에 접근해볼까 한다. 판타지에 흔히 등장하지 않거나, 혹은 겉으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형태의 구조들이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사람마다 생각은 다양한 법이니, 누군가는 이런 생각도 해보지 않았을까 싶어서다.

이번에도 소주제는 크게 세 가지다. '공동체 사회', '통합 사회', 그리고 '네트워크 사회'다. 조금 낯설지도 모르겠지만, 듣다 보면 그냥 개념을 표현한 단어의 차이일 뿐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판타지 사회 구조 4. 공동체  사회

공동체 사회는 구성원들 간의 밀접한 관계와 상호 의존성을 중시하는 사회 구조를 통칭한다. 꽤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 사실상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사회가 공동체로서의 특성을 보여주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가는 입장이라 꼰대스러운(?) 이야기를 좀 하자면, 과거에는 공동체스러운 모습이 더 흔했다.

학교에 다녀왔을 때 집 문이 잠겨 있어 마당에서 홀로 시간을 보낼 때면, 옆집 아주머니가 들어와서 있다 가라고 하시기도 했다. 동네 슈퍼에 심부름을 갔다가 먹고 싶은 과자가 보여서 (엄마에게 말하지 않은) 외상으로 집어오는 일도 있었다.

이웃이나 마을 사람들은 서로의 삶을 어느 정도 꿰고 있었고, 어떤 사정이 있는지 금세 알게 되며 돕거나 배려하는 모습이 있었다. (물론 그런 걸 악용하는 놈팽이들도 있었겠지만.) 이런 모습들은 지금 시대에는 인구가 적은 시골마을에서나 볼까말까한 풍경일 것이다.

그 시절이 좋았다느니 뭐 그런 이야기늘 하려는 건 아니다. '공동체 사회'라는 것이 무엇인지 애매하게 여길 사람들을 위해 한 가지 예시를 들었을 뿐이니까.

탄탄하게 구축된 공동체 사회에서는 '화폐'라는 개념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공동체의 이익을 중심으로 각자 맡은 일, 혹은 할 수 있는 일을 함으로써 기여하는 신뢰 기반의 사회일 테니 말이다.

** 소규모 단위 **
판타지 세계에서 이런 공동체 사회는 가족 단위 또는 작은 마을 정도의 단위로 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쩌면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하는 공동체 사회가 보통 그 정도 규모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창작이란 결국 인간의 경험으로부터 탄생하니까.

하지만 한계를 지을 필요는 없다. 상상은 자유로운 것이니까. 생각하기에 따라 더 큰 규모의 공동체 사회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강한 유대감 **
이는 부족 사회에서 다뤘던 '공동체 의식'과 유사한 개념이다. 구성원들이 항상 힘을 합치던 경험이 익숙하므로, 서로 강한 동질감과 유대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뚜렷한 소속감과 애착이 있어, 사고와 판단 과정에서 서로에게 우선순위가 되는 모습도 흔하다. 비유하자면 '확장된 가족'과 비슷하다고 할 것이다.

** 협동 정신 **
이들은 무언가를 해내는 과정에서 힘을 합치려는 태도가 습관화돼 있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혼자서 무언가를 해내는 것보다는 역할을 나누고 힘을 모아 더 큰 과제를 해내거나, 보다 효율적 or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에 익숙하다.

이는 스토리텔링 차원에서 눈여겨볼 만한 특성이다. '주인공'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풀어나갈 때 맞닥뜨릴 수 있는 한계, 혹은 이야기가 단조로워질 수 있는 위험을 피해갈 수 있는 장치라고 보기 때문이다.

판타지 사회 구조 5. 통합 사회

'통합 사회'라는 건 상당히 낯설 가능성이 높다. 포스팅을 쓰기 시작하면서 갑작스럽게 떠올린 용어이니까. 그나마 보편적인 단어 중에 고민하다가 쓰게 됐는데, 오히려 의미가 애매해진 건 아닌지 모르겠다.

최대한 쉽게 설명하자면, 공동체 사회가 대규모로 확대된 형태라고 할 수 있겠다. 현대에 존재하는 구조를 비유해 설명하자면, 공산주의 같은 경제 시스템에 국제 연합(UN) 같은 정치 시스템을 갖춘 형태라 할 수 있겠다. 당연히 실존하기 어려운 가상의 사회 구조다.

이런 사회 구조를 언급한 이유는, 내가 활용하고 싶은 설정이기 때문이다. 경제 문제로 갈등하고, 정치 문제로 눈살 찌푸리는 일상이 요즘들어 너무 많아서, 유토피아가 될 수 있는 사회 구조는 무엇이 있을지 상상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개인의 인간성과 공익을 중시하는 의식수준을 바탕에 깔고 있는 사회가 있다면? 이 사회에 정직과 성실이라는 속성까지 부여한다면 이야기는 재미를 완전히 상실할 것인가? 현실에 존재하기 어려운 구조이기에 무엇 하나 뚜렷하게 단언하기는 어렵다.

** 거대한 공동체 **
통합 사회는 공동체이면서 거대 규모를 표방한다. 하나의 도시 정도 규모일 수도 있고, 필요하다면 어지간한 왕국이나 제국, 혹은 그 이상의 규모를 가질 수도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선(善)'을 기본 덕목으로 하는 공동체이니, 굳이 비유하자면 '천국' 같은 분위기로 그려내야 할지도 모른다. 천국 역시 상상 속 세계이니, 따지고 보면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 이타적 구성원 **
거대한 규모에서도 공동체가 원활하게 존속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이기심이 앞서는 사회에서 공동체라는 개념이 성립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여지를 남겨두기로 한다)

단, 이야기 전개가 너무 단조로워지지 않기 위해서는 구성원들 개인의 성격이나 가치관, 이념과 같은 것들은 보장돼야 한다. 다만, 그들에게 내재된 제 1원칙이 '공동체 우선'이기만 하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갈등 해결 방법 **
개성이 존재하는 한 갈등은 필연적이다. 거의 대부분의 개성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공존하기 어려운 개성들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발전 문제와 환경 문제처럼 말이다.

통합 사회가 존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그럴 듯한 갈등 해결 방법이 필요하다. 합리적이어야 하고 어느 정도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 법치주의 사회에 살다 보니 당장은 '법과 규칙'이라는 개념밖에 떠오르지 않지만... 좀 더 좋은 아이디어가 찾아오기를 기다려본다.

판타지 사회 구조 6. 네트워크 사회

'네트워크 사회'는 정보통신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고 있는 현대적 사회 구조의 표상과도 같다. 어쩌면 앞서 제시한 통합 사회와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구조일지도 모른다.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개인이나 집단이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연결된다. 이를 통해 물리적인 거리와 관계없이 정보 또는 자원을 공유할 수 있다.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플랫폼, 소셜 미디어 등을 활발하게 사용한다.

이 지점에서, 익숙한 개념을 벗어나보려 한다. 일반적으로 네트워크라는 것은 곧장 인터넷이라는 용어와 연결된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 무림 세상의 전서구도 네트워크의 수단이며, 판타지의 마법 통신도 마찬가지다.

즉, 네트워크 사회의 본질은 '소통과 연결'이며, 그 수단이 무엇인지는 부차적인 문제라는 뜻이다. 전서구는 너무 아날로그스럽고, 마법 통신은 너무 진부하다. 심지어 이것들은 모든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소통과 연결을 보장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특정 계층들만의 전유물이라면 통합 사회의 본질에는 맞지 않는다.

네트워크 사회라는 구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그 특성을 정리해본다.

** 분산된 권력 구조 **
전통적인 계급 사회와는 달리,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특정 집단이나 개인이 권력을 독점하지 않고 공유하는 것을 지향한다. 정보와 자원 공유되면서 자연스레 권력이 분산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물론 이는 사회 구조상 특성이 그렇다는 것이다. 현실은 정치 시스템과 맞물리기 때문에 권력이 완전하게 분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더 나아질 가능성은 있다. 다소 불균형한 분산이긴 하지만, 권력이 일방적으로 독점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니까.

이러한 사회 구조에서는 개인의 창의성과 자율성이 높아진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혁신이 발생할 수 있는 요람이 되며, 발전 가능성을 높인다. 핵심은 과하게 많아진 정보의 흐름 속에서 진정한 가치 있는 정보를 선별하는 것이다.

** 빠름의 사회 **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더 빨라지기' 위해서다. 개인과 개인이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것은 가장 확실하고 오해의 소지가 적다. 하지만 느리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네트워크 기술이 발전해왔다는 생각이다.

고도로 발전된 네트워크 사회일수록 소통 속도가 빠르다. 속도가 빠르니 변화도 빠르다. 모든 변화가 더 나은 방향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 됐든 속도는 빠르다. 이는 이야기 전개 속도를 빠르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초연결 **
연결 또한 다채롭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래서 '초연결'이라는 말로 차별성을 둔다. 초과, 초월 등의 단어에 사용하는 글자를 붙여, 기존의 연결보다 훨씬 고도의 연결이 이루어졌음을 표현한다.

판타지에서 네트워크를 활용하려면 이 부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마법 통신은 진부해서 다른 개념을 쓰고자 한다면, 어떤 시스템을 활용할 것인가? 그것은 얼마나 널리 연결돼 있는가?

보다 더 나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그것은 더 빠르기 때문에 더 낫다고 하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가?
이제는 상상력이 답할 차례다.

이미지 출처 : 프리픽 (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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