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ork Room _ 창작 작업

[설정] '새로운 종족' 창조하기 -1-

728x90
반응형

가상의 세계를 만들며 끊임없이 집착하고 있는 주제 중 하나는 '종족'이다. 판타지라는 장르에는 인간 외의 종족이 반드시 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서 그렇다. 너무 많으면 그것대로 곤란하겠지만, 적어도 주된 이야기 흐름에서 다양한 종족이 등장하는 세계를 만들고자 한다.

하지만, 기존에도 흔히 등장하는 뻔한 종족을 등장시키고 싶지는 않다. 엘프나 드워프 같은 종족들 말이다. 이야기를 구성하다보면 그들이 필요해지거나 어울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독창적인 종족이 있기를 바란다.

이영도 작가가 선보였던 '레콘'이나 '도깨비' 같은 종족은 나에게 크나큰 영감을 준 사례다. 최근 즐겁게 보고 있는 <쿠베라>의 수라 종족도 마찬가지고. 이런 종족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접근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새로운 종족' 창조하기 - 필수 자원과 거주 환경

종족 간의 갈등과 대립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근본적으로 '같은 자원'을 두고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본래 자원이란 한정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간 한정이긴 하지만... 실제로 어떤 자원이 한정돼 있건 아니건 독점하고 싶어할 것 같긴 하지만.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생각을 달리 해본다. 애당초 서로 다른 자원을 소모하는 관계라면 어떨까? 좀 더 정확히는, A라는 종족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굳이 필요하지 않은 자원이 B종족에게는 매우 중요한 자원인 경우다. 그런 관계라면 일단 대립하거나 갈등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상부상조 하거나 상호 교류할 수 있는 관계가 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물론, 최악의 경우도 가정해야 할 것이다. B종족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종족이 해당 자원을 무기로 삼아서 B종족을 좌지우지하려 함으로써 도리어 갈등이 생기는 경우. (슬프지만 A종족이 인간이라면 충분히 가능해보이는 시나리오다)


한편,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거주 환경이 다르다는 것도 '갈등이 필요 없는 타 종족'을 만드는 데 좋은 조건이 될 것이다. 자원 못지 않게 '영토(영역)'를 두고 벌이는 싸움도 치열하다. 사실상 영토를 두고 싸우는 것은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말이다.

 

핵심은, 서로 거주하는 환경 자체가 다르다면 영토를 두고 싸울 일이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경쟁보다는 협력적&우호적 관계가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지상에 거주하는 종족과 심해에 거주하는 종족을 들 수 있겠다. 물론 심해에 거주하는 종족이 그리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 숲속, 동굴 속, 높은 고산지대 등이다. 이 역시 참신함을 말할 수 없는 조건들이다. 엘프, 드워프와 같은 고전적(?) 종족들이 등장하기에 딱 좋은 조건이랄까. 참신한 아이디어에 대한 건 잠시 미뤄두고서라도, '새로운 종족'을 구상할 때 사용하기 좋은 접근법인 것은 분명해보인다.

'새로운 종족' 창조하기 - 신체적 특징

새로운 종족을 창조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접근법은 '신체적 특징'이다. 미리 말해두건대, 엘프처럼 귀가 뾰족하다느니, 드워프처럼 키가 작고 몸집이 단단하다느니 하는 단순한 차원의 접근은 아니다. 그보다 좀 더 깊이 있는 접근법이다.

 

요즘 건강&의료에 관한 콘텐츠를 자주 보는 편인데, 보면 볼수록 두 가지 생각에 집중하게 된다. 하나는 인간의 몸이 생각보다 무척 복잡하고 신비롭다는 것. 다른 하나는 '쓸데없이(?) 정교하면서도 솔직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의 몸이란, 내부 구조와 신진대사를 가리키는 것이다.

 

두 가지 생각 중 더 중요한 것은 당연히 두 번째 아이디어다. 인간의 몸속 장기와 각종 조직들은 저마다의 역할과 기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특정 영양소를 충분히 필요로 하면서도, 또 너무 많으면 부작용을 일으키는 일도 다반사다. 그러다 보니 '균형'이라는 개념이 가장 중요하구나 싶으면서도, 뭐 이렇게 쓸데없이 복잡한가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지점에서 '새로운 종족'을 위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인간처럼 여러 가지 영양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단순한 신진대사 구조를 가진 종족이라면 어떨까? 혹은 신진대사 자체가 필요하지 않은 종족은 어떨까? 상상의 영역에는 제한이 없다고 하니 되는 대로 떠올려봐도 좋을 것이다.

 

이 테마는 앞에서 이야기한 '자원'과도 맞닿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인간에게는 독이 되는 물질이, 새로운 종족에게는 훌륭한 음식이 될 수 있는 식이다. 이것은 세계관 전체의 경제 구조와도 연동돼야 하는 부분이라서 상당히 복잡한 작업이 되겠지만... 확실한 건 재미있을 것 같다.

 

'새로운 종족' 창조하기 - 특별한 능력

'새로운 종족 창조'라는 제목과 함께 떠올린 세 가지 아이디어 중 가장 '진부하다'라고 생각하는 아이디어긴 하다. 어찌 보면 바로 앞에서 말한 '신체적 특징'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신체적 특징과 능력이라는 건 보통 개연성을 위해서라도 관련이 있어야 하는 법이니까.

 

'특별한 능력'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그리 어려운 개념은 아닐 것이다. 판타지에 흔히 등장하는 '드래곤'이라는 종족을 예로 들어보면, 이들은 '브레스'라는 능력을 거의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 원리는 별 것 없다. 마나 혹은 자연의 기운을 (엄청나게) 끌어모아서 자신이 다루는 속성으로 변환해 한꺼번에 뿜어내는 식이다.

 

이런 것처럼 해당 종족이 공통적으로 가질 수 있는 어떤 능력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부분은 아직까지 그리 참신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어떤 능력을 잘못 부여했다가는 이야기의 흥미가 떨어져버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서, 은신 능력을 기본으로 가진 종족이라면? 혹은 비행 능력을 가진 종족이라면? 해당 능력을 발휘하는 데 어떤 제약을 두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밸런스 파괴' 종족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제약을 둔다면 또 그것대로 이야기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고. 

 

현재로서 가장 적절한 접근법은 거주 환경과 신체적 특징 정도로 잡고 있다. 그것만 가지고도 참신한 종족 3~4가지 정도는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그 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나면, 그때 그 종족들에게 어떤 특별한 능력을 부여할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 프리픽 (freepik.com)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