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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Room _ 창작 작업

[설정] 판타지 역사, 무엇을 참고하면 좋을까? - 신화와 전설, 실제 역사, 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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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노트를 펴고 이야기를 시작하려 했던 날. 생각나는대로 무언가 끄적이기 시작했다. 왜 쓰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쓰기 시작했던 그것은 어느새 그럴듯한 '역사'가 됐다. 하나의 세계가 어떻게 시작했는지에 대한.

실제로 판타지 세계에서 역사는 중요하다. 그 세계의 정체성과 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니까. 최소한 내가 했던 것처럼 생각나는대로 아무렇게나 쓱쓱 적어서 될 일은 아니다.

역사는 캐릭터의 행동, 종족 간의 관계,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사실상 이야기 전체에 걸쳐 '따라다닌다'라고 봐야할 것이다.

이토록 중요한 요소인 만큼, 판타지 세계의 역사를 설정할 때는 온전히 창작으로만 하기가 영 부담스럽다. 다양한 참고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

가상의 역사를 설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세 가지 요소, 1) 신화 2) 실제 역사 3) 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역사 설정 참고자료 1. 신화와 전설

신화와 전설은 판타지 세계의 역사 설정에 있어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일단 그 자체로 재미있는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몰입하게 될 정도.

다양한 문화에서 전해 내려오는 신화는 그 사회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반영한다. 이를 바탕으로 조금만 비틀면 새롭게 느껴지는 어떤 '사건'을 만들 수 있다.

수많은 작품에서 단골처럼 활용하는우려먹는 그리스 신화의 경우, 수많은 신과 영웅들 사이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티브, 플롯 등을 뽑아내, 내가 만들고픈 세계에 응용할 수 있다.

** 장점 **
신화, 그리고 전설은 풍부한 상징성과 깊이가 있다. 누가 처음 만들어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오랜 역사를 살아오며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왔기에, 읽는 이로 하여금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이야기와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

** 단점 **
다만, 친숙하다는 것은 실로 양날의 칼이다.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쉽다는 것이다. 여러 신화와 전설이 존재하지만, 사실 캐릭터성이나 플롯 면에서 겹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신화에 지나치게 의존하다보면, 어느 순간 기존의 신화를 그대로 반복하는 것처럼 보일 위험이 있다. 자칫 '창의력'이 저하될 수도 있고. 독창적인 세계관을 만들고자 한다면 절대적으로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역사 설정 참고자료 2. 실제 역사

실제 역사 또한 판타지 세계의 역사 설정에 유용한 자료다. 인류의 역사에서 발생한 전쟁, 정치적 사건, 사회적 변화 등을 참고하여, 이러한 요소들을 판타지 세계에 적용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중세 유럽의 봉건국가들 사이에 호발했던 수많은 갈등이나 전쟁, 혹은 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의 흥망성쇠를 들여다보면 소재로 쓸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신화와 전설보다 실제 역사를 선호하는 이유는, '진짜 인간'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예측불허의 사건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인간은 혼돈의 존재'라는 말마따나, 기상천외한 방식의 전개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재미도 재미지만, 창의적 사고력을 일깨워주는 경우도 있다.

** 장점 **
실제 역사의 최대 장점이라면 '현실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배경'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른바 '그럴듯함'이다. 독자는 이야기를 읽으며 자신도 모르게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실제 역사에 있었던 사건을 적당히 변형하여 사용함으로써, 독창적이면서도 현실감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 단점 **
반면, 단점이 크리티컬하긴 하다. 실제 역사를 참고하려면 내가 그 사건을 비롯해 그 시절의 역사적 사실과 배경 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만약 사실 해석을 잘못 하거나, 왜곡된 내용을 차용한다면 작가로서의 신뢰도는 일순간에 깨지고 만다.

또, 전쟁이나 갈등에 관한 역사는 누군가에게 민감한 문제다. 한쪽에게는 승리의 역사일지언정, 다른 한쪽에는 불쾌하고 치욕적인 역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섣부르게 접근하거나 가볍게 다가가면 특정 문화나 사건에 대한 편견에 빠질 위험이 있다.

역사 설정 참고자료 3. 타 작품

타 작품을 참조하는 것, 특히 같은 판타지 장르의 작품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설을 처음 쓰고자 하던 시절에 흔하게 사용하던 방법이다.

하지만 사고력과 창의력이 무르익지 않았던 시절에 어설프게 시도했던 탓일까. 참고라기보다는 '비슷한 복제품'을 만들어낸 기억밖에 없다. (특히 <가즈나이트> 짝퉁을 열심히 썼던 시절은 여전히 손발 오그라드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리 좋지 않은 기억 덕분에 개인적으로는 끌리는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그건 개인적 관점이고, 실제로 고전 명작은 역사를 설정하는 데 있어 여러 모로 영감을 주는 훌륭한 자료가 된다.

예를 들어,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이나 C.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와 같은 작품들은 독창적인 세계관과 역사적 배경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작품에서 설정과 서사 구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면? 설령 모티브를 따온 티가 나더라도 '짝퉁'이 아닌 '오마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장점 **
타 작품은 나와는 다른 관점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그만큼 캐릭터와 사건, 그에 따른 역사적 맥락을 풍부하게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어쩌면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시너지를 일으켜 더욱 풍부한 영감을 제공해줄지도 모를 일이다. 유명한 작품이라면, 독자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라는 점을 역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그 이야기의 내용을 가볍게 언급하며 새로운 이야기와 연결함으로써, 독자의 관심을 끄는 장치로 삼을 수도 있다.

** 단점 **
기존 타 작품을 참조할 때의 최대 단점이라면 당연히 '창의성'이다. 신화와 전설, 역사는 기본적으로 창의성과 거리가 있다. 신화와 전설은 다분히 창의적 요소가 들어가 있지만, 현대적 관점에서 볼 때는 그다지 창의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반면, 현대인들에게 널리 읽히는 작품이라면 어떤가? 어찌됐든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사람들이 창조해낸 결과물이다. 여기에 과하게 의존하게 되면, 창의성은 그야말로 나락으로 간다. 어쩌면 신화나 전설에 의존할 때보다 더 심각한 문제다.

창작자에게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끄집어내는 능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미지 출처 : 프리픽 (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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